[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사람 피부의 땀샘을 흉내내 전원공급 없이도 온도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하는 얇은 막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본 기술의 상용화를 2년 내로 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사람의 피부 표면 온도와 비슷한 31℃보다 낮으면 팽창해 구멍이 닫히고 높으면 자동으로 열려 전원 없이 온도조절이 가능한 방열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향후 스마트폰과 같은 유연전자 소자의 발열을 해결하는 방열 소자나 에너지 발전소자, 미세한 제어시스템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온도에 따라 물의 흡수량이 달라지는 온도 반응성 하이드로겔을 마치 풍차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일정온도 보다 낮으면 물을 머금어 팽창해 닫히고 온도가 높게 되면 물을 배출해 수축하는 밸브를 만들었다.
방열소자의 크기는 3x3 cm 크기로 인공 땀샘 2만개가 들어가 있다. 소자 두께는 70 마이크로 미터(㎛)이고 땀샘의 단위구조인 셀의 크기는 100㎛, 밸브는 20㎛ 크기의 수준이다. 박막의 구조는 두 개의 층으로 구분되어 위층은 프레임으로 단위구조 셀을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아래층은 밸브 구조로 제작돼 고분자간 결합을 통해 유연한 박막 형태의 냉각 소자를 만들었고, 내부는 용매인 물로 채워지게 된다.
팽창수축을 반복하는 밸브는 사람의 땀샘 크기와 유사하게 설계됐다. 기술 핵심으로 밸브구조를 설계하는 기술과 기능을 갖추기 위해 밸브를 제작하는 기술로 국내·외 특허출원을 해둔 상태다.
구조 성능 입증을 위해 온도에 따른 증발량을 측정한 결과 기존 박막에 비해 저온에서 증발이 30% 가량 억제됐다고 ETRI는 설명했다. 반복되는 실험에도 구조체는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하여 인공 땀샘으로의 기능도 입증했다.
ETRI 연구진은 본 기술로 향후 크기의 대면적화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밸브의 패턴은 반도체 공정을 통해 만들어졌고 이를 고분자 재료로 복제하여 만들었다고 전했다. 웨이퍼 위에 풍차모양의 밸브를 CAD를 통해 설계하고 반도체 공정을 이용하여 실리콘 웨이퍼에 형상을 새긴 뒤, 고분자 재료를 자외선 경화시켜 도장처럼 찍어서 만들었다.
사용된 기술들은 모두 상용 기술로서, 대면적 적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향후 본 기술을 열전소자의 히트싱크(방열판)로 활용하여 균일하고 높은 출력을 오래 냄으로써 무전원 유연소자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연구개발책임자이며 본 논문의 교신저자인 문승언 ETRI 신소재연구실 박사는 “향후 열전소자와 결합해 특정부위 약물투여, 인공피부 등과 같은 웨어러블 소자의 전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