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코인 상장폐지 바람이 새해 들어 더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해외 거래소들의 상장폐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영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플로어는 이더리움(ETH)과 비트코인캐시(BCH)를 상장 폐지하고 비트코인만 취급하는 거래소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라인이 운영하는 싱가포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도 시가총액 3위 리플(XRP)의 거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상장폐지 기준을 내놨던 업비트에 이어 빗썸, 코인원 등이 지난해 상장 및 폐지 기준을 공개하며 가세했다. 거래소들이 정책 강화에 나서면서 상폐 종목이 속속 등장했다.

8일 국내에서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를 운영 중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에 따르면 이들 거래소는 지난해 상장폐지를 각 한 차례씩 단행했다. 

상장폐지 기준은 거래소마다 제각각이지만 절차는 대체로 비슷하다. 실제 거래소에서 해당 종목을 거래 중인 이용자가 있기 때문에 투자 유의 종목을 지정한 뒤 모니터링을 거쳐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를 통보하는 식이다.

업비트는 2018년 10월 상장폐지 기준을 처음으로 내놨다.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암호화폐는 190여종이다. 이중 지난해 거래가 종료된 암호화폐는 약 33종이다. 업비트가 현재 운영 중인 원화 마켓과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마켓에서 중복 폐지된 암호화폐를 제외한 수치다. 이 가운데 원화 마켓에서 지원이 종료된 암호화폐는 총 6종이다.

업비트는 지난해 9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 내놓은 암호화폐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모네로(XMR), 대시(DASH), 지캐시(ZEC), 피벡스(PIVX) 등 프라이버시 코인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밖에 블록틱스(TIX), 머큐리(MER)가 추가로 원화 마켓에서 제외됐다.

빗썸이 지난해 상장폐지한 암호화폐는 총 10종이다. 빗썸은 지난해 8월 빗썸 상장적격성심의위원회를 발족하면서 매월 빗썸에 상장된 모든 암호화폐에 대한 상장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후 위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상장폐지 종목이 꾸준히 나오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디에씨씨(DACC), 롬(ROM), 프리마스(PST)를 시작으로 매달 2종씩 폐지 종목이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에어론(ARN)이 거래 지원 종료 항목으로 지정돼 오는 16일부터 입금과 거래(매수/매도)가 중단될 예정이다.

코인원은 지난해 어거(AUG), 콘텐츠프로토콜(CPT), 엔진코인(ENJ) 총 3종을 상장 폐지했다.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암호화폐는 총 62종이다. 코빗도 지난해 비트코인골드(BTG)와 지캐시(ZEC)를 상장 폐지했다. 이들 암호화폐를 상장 폐지하면서 상장된 암호화폐는 총 28종이 됐다.

코인원 관계자는 “거래소마다 상장 또는 폐지 기준이 다르지만 우선 기술이나 사업 개발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면서 “유동성이 부족한 프로젝트도 상장 폐지 대상이 되지만 거래소 내 거래량이 부족하다고만 해서 상장을 폐지하는 것은 아니고 시장 상황과도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올해 상장 폐지가 덜 될지 또는 더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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