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제 3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이하 핀테크협회) 회장 선거전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 김대윤 회장의 임기가 한 달 이상 남았지만,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정부의 육성 의지 속에 핀테크 산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회장은 그 상징성 만으로도 핀테크 업체라면 충분히 탐낼만 한 자리라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가 최근 핀테크협회에 차기 회장 후보 신청서를 제출했다. 핀테크협회는 간편송금·결제산업에서 금융위원회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유일한 협회다.

협회 관계자는 "출마 의사를 밝혀온 것은 사실이나 아직 이사회도 열지 않은 시점이라 구체화하긴 어렵다"면서 "오는 16일 이사회를 갖고 각 후보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왼쪽)와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

최종 후보 2명은 기존 협회장의 임기 만료를 즈음해 본격적인 경합을 벌이게 된다. 협회는 이달 20일 최종 후보자를 공고하고 오는 2월 초 협회장 선출 총회를 열 계획이다. 1대와 2대 협회장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가 각각 맡았다.

핀테크협회는 개인이 아닌 법인을 회장사 명목으로 내세운다. 개인 협회장을 두긴 하지만 법인이 주체가 돼 임원사 조직을 꾸린다는 점이 다른 전통적인 금융계 협회와 다른 점이다.

차기 회장으로 나서게 될 협회장은 핀테크 업계의 대표성을 획득하게 된다. 업계의 애로사항과 정책건의 등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당국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는 등 입법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에서 무산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과 데이터 3법 등의 법안 통과를 재촉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 홍보 효과는 덤이다. 업체 대표가 경영자인 동시에 실무자로 나서 정부와의 대화에서 협상력을 발휘할 경우 업계 안팎에서 신뢰를 끌어모을 수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현재로선 2명의 후보 가운데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차기 회장이 될 것이란 추측이 우세하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핀테크협회의 경우 회원사들도 대부분 업력이 길지 않은 벤처기업들이다. 업종과 규모가 다 다른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선 조직력 있는 기업이 선출돼야 한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뒷배로 두고 실험을 이어가는 카카오페이가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데일리금융의 핵심 사업이 주로 암호화 자산과 블록체인 등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블록체인 업계에 치우친 행보를 보일 것이란 우려다. 협회 활동을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협회에는 간편 결제와 송금, P2P, 블록체인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모여 있으므로 각 업계의 고충을 고루 풀어야 한다"면서 "암호화폐 등의 경우 제도권으로 편입되지 않은 사업분야가 많은 데다 최근 과세 논란이 잇따르고 있어 관련 애로를 풀어가는 데에만 1년이 소모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협회장은 핀테크산업 내 풀린 규제들에 기업들을 안착시키고 금융안전 상의 구멍을 메우는 작업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협회의 자문위원인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DLF사태와 오픈뱅킹 출범으로 소비자들이 개인신용정보 보안 유출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핀테크업체들이 지난 한 해 동안 규제 완화의 효과를 봤다면 올해는 자기정보통제권 등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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