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새 위원장을 선출하면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에 선출된 박홍배 위원장이 낙하산 인사와 노동이사제 등 다양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개별 은행까지 강성 노조 출범이 예고되면서 금융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9 임원선거'로 선출된 박 위원장은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전국은행산업노동조합협의회 의장,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의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특히 올해 초 선거개입 논란 속에서도 지부 위원장에 당선, KB국민은행지부의 총파업투쟁까지 성공하면서 주목받았다.

현재 금융노조의 첫 행보로 꼽히는 것은 기업은행 낙하산 행장 반대 움직임이다. 실제로 지난 27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는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낙하산 행장 임명 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만약 청와대가 낙하산 행장 선임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 등 총력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2019 임원선거'로 선출된 박홍배 위원장이 선출됐다. (사진=금융노조)

 

노동이사제도 화두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노동이사제란 노동자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17년 KB노조가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 노조가 추천한 이사를 선임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졌지만 부결됐다. 이후 KB노조는 2018년 3월과 올해 2월에도 노조 추천 이사 선임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 이 문제는 수출입은행이 노조와의 대화 과정에서 이사 제안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재조명됐다. 일반적으로 수출입은행 이사는 은행장이 추천하고,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한다. 관련업계에서는 과거 KB노조에서 세 차례에 걸쳐 노조 추천 이사제를 추진한 핵심 인물이 박 위원장인 점을 근거로 금융노조 차원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요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개별 은행도 강성 노조 출범을 앞둔 상태다. 최근 KEB하나은행 첫 통합 노조위원장인 최호걸 위원장 역시 강성으로 꼽힌다. 과거 최 위원장은 옛 하나은행 노조 부위원장 시절 성차별적인 인사제도를 철폐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창구직원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을 지적해 결국 20014년 노동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아냈다.

KB국민은행 역시 금융노조로 자리를 옮기는 박 위원장 후임으로 류제강 부위원장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류 부위원장은 박 위원장과 함께 국민은행 노조를 함께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24일 열린 1차 투표에서 류 부위원장은 32.04%의 지지를 얻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 업계관계자는 "내년 금융권 수익은 올해보다 안좋을 것으로 전망지만 단체협약 협상 등 굵직한 사안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노동이사제와 임단협 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비정규직 문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만큼 여러모로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는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낙하산 행장 임명 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사진=금융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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