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삼성, LG, SK그룹 등 국내 주요 전자·IT 기업 경영진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0’에 총집결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는 161개국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매년 초 열리는 이 행사는 IT와 가전을 비롯해 자동차, 신소재 등 혁신 신제품들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자리다.

행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업들은 전시 부스를 통해 신제품을 공개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들과의 교류로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LG·SK 등 주요 기업 수장 총출동... 정·재계 참가자 한자리에

삼성전자에서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 김기남 부회장, IT·모바일(IM) 부문 대표이사 고동진 사장,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한종희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등 주요 전자 계열사 경영진도 전시장을 찾는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연말 수장으로 임명된 권봉석 최고경영자(CEO)가 데뷔 무대를 갖는다. 신임 경영진인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박형세 부사장,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본부장 이연모 부사장도 전시장을 찾는다. 

이밖에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취임 후 첫 CES 참가를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전시를 둘러볼 예정이다.

SK그룹 역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대거 출동한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이완재 SKC 사장 등도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SK그룹은 이 행사에서 그룹 공동 부스를 만들고 반도체부터 배터리, 자동차 소재 등 모빌리티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이번 행사에 불참하지만 다음달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현대자동차 주요 경영진들도 이번 CES 2020에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일명 '소형 개인용 비행기'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그리고 이를 연결할 허브를 소개할 예정이다. 

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등은 참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이밖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참석할 전망이다. 

◆올해 대세는 인공지능(AI)... 차세대 신제품 첫선 ‘봇물’

올해도 역시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기술 경연의 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미국 내 개발팀은 이번 전시에서 AI 프로젝트 '네온'(Neon)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온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는 네온을 “빅스비를 비롯한 기존에 당신이 봤던 모든 것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LG전자 또한 '어디서든 내 집처럼'을 주제로 'LG 씽큐 존'을 꾸며 AI 솔루션을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진화(Evolve), 접점(Connect), 개방(Open)을 바탕으로 한층 강화된 인공지능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레스토랑 운영과 관리를 위한 로봇 서비스 'LG 클로이 다이닝 솔루션'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LG전자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LG 울트라파인 에르고' 모니터, 집안에서 사용하는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등을 최초 공개한다.

◆ CES의 '꽃' TV, 마이크로 LED·롤러블... 그 다음은?

삼성과 LG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만한 새로운 TV를 선보일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사장이 공들이고 있는 마이크로 LED TV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LG전자 또한 지난 CES에서 돌돌 말리는 롤러블 TV를 선보인데 이어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기기 구성 및 형태) 혁신을 이뤄낼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두 회사의 마이크로 LED TV와 롤러블 TV는 각각 상용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변화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도 LG전자가 지난 'IFA 2019'에서 '화질 선명도'(CM)를 꺼내 들어 삼성전자의 8K TV가 기준치에 미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해 삼성전자가 CM 값을 맞춘 8K TV를 새롭게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두 회사가 또다시 TV 비교 전시에 나설지에 대해서도 여러 추측이 나온다.

CES 2020을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시 참가 계약서에 참가 업체 간 상호 비방을 금지하는 조항을 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TV 전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나 브랜드를 가리고 비교 전시에 나서는 건 통상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