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이나 영국 프리미어리그(EPL)를 보면 선수들의 목이 볼록한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EPL 토트넘 핫스퍼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도 목덜미 아래 유니폼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손흥민 선수를 비롯해 많은 'EPTS'(전자 퍼포먼스 트래킹 시스템)라는 웨어러블 기기가 부착된 조끼를 입었기 때문이다. EPTS는 GPS가 내장된 웨어러블 기기다. 선수복 안에 입는 조끼의 등 뒤에 주로 장착한다. 이 기기는 선수들의 신체적 컨디션을 정량적 수치로 데이터화한다. 주로 활동량, 달리기 속도, 심박수 등이 대상이다.

 

EPTS, 국내도 도입 활발…FIFA 승인 스타트업 '핏투게더' 주목 

EPTS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국가대표팀이 SAP의 EPTS를 사용해 큰 효과를 봤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2015~2016시즌 EPL 우승팀인 레스터 시티도 EPT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현재 유럽 축구의 80%가 EPTS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EPTS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지난해 K리그는 EPTS 활용을 승인했으며, 국내 스타트업 핏투게더가 개발한 '오코치'라는 제품이 국제축구연맹(FIFA) 인증을 받았다. 오코치는 현재 5개의 K리그 1부 팀과 22개의 K리그 U-18 팀에서 이용되고 있다.

핏투게더의 EPTS '오코치'(사진=핏투게더 홈페이지 갈무리)
핏투게더의 EPTS '오코치'(사진=핏투게더 홈페이지 갈무리)

핏투게더는 FIFA의 IMS(International Match Standard) 인증을 받은 6개 기업 중 하나다. 전세계 EPTS 업체 중 네 번째로 FIFA의 인증을 받았다. 유일한 비유럽 국가 기업이다.

EPTS는 신체 컨디션 외에도 선수의 슈팅이나 패스 성공률, 스프린트 횟수 등의 경기 데이터까지 수집 가능하다. 선수들이 EPTS가 부착된 조끼를 입고 경기를 하면, 신체 컨디션과 경기 데이터가 단 수십초 만에 감독에게 전달된다.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이 데이터를 통해 선수의 장·단점을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해당 선수를 어느 포지션에 어떤 방법으로 쓸지 등 즉각적인 전략을 구성하는 데도 유리하다. 위닝일레븐이나 FIFA 게임과 같이 피로와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전 부상을 예방하고 컨디션 관리를 선수들에게 제안할 수 있다.

 

EPTS, 유소년 성장에 중요한 역할 가능

EPTS는 현역 선수들에게도 중요하지만, 유소년 선수들의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4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소년 지도자를 대상으로 EPTS 사용과 관련된 교육을 실시했다. 연맹은 지난 2월 핏투게더와 파트너 협약을 맺었다.

이날 교육에서는 김기현 핏투게더 이사, 김태륭 풋볼엑스퍼트팀장, 서민우 전력분석관이 강사로 나서 ▲EPTS 개요 및 특징 ▲오코치 소개 ▲EPTS 활용의 의의 ▲오코치 활용법 등을 설명했다.

윤진성 핏투게더 대표는 “성인 팀에만 적용됐던 것들을 올해부터는 축구를 시작하는 어린 나이부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K리그와 EPTS 파트너십을 맺어 전 구단의 18세 이하(U-18), 15세 이하(U-15) 팀 등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선수들의 5~10년 성장 데이터를 모아 단일 계층 안에 어떤 특성을 가진 선수들이 존재하는지 정량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맹은 향후 구단별 플랫폼 접속 로그를 관리하고 분기별 뉴스레터 발송, EPTS와 관련된 콘텐츠를 K리그 유스 SNS에 업로드 하는 등 EPTS를 이용해 유소년 선수와 클럽의 경기력 평가 및 선수 육성 체계 강화를 위한 기술지표로 활용할 예정이다.

손흥민의 목에 볼록 튀어나온 EPTS(사진=토트넘 홈페이지 갈무리)
EPTS 때문에 손흥민의 목이 볼록 튀어나왔다. (사진=토트넘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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