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화웨이가 올해 한국에서의 구매액이 1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화웨이가 밝힌 작년 국내 구매액 106억달러(약 12조원)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 화웨이는 내년에도 국내에서 투자와 구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화웨이 장비의 단점인 보안 우려 해소를 위해 올해 가을까지 발급받겠다고 밝혔던 CC(Common Criteria) 인증 지연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칼 송(Karl Song) 화웨이 본사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더 프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5G 관련 전 세계에서 60여건의 상용 계약을 체결했고 기지국 40만대 이상을 납품했다”며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를 통해 기지국을 1만8000대 공급해 LG유플러스가 5G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내년 상반기 국내 R&D 센터를 구축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은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큰 것은 맞고, 방향성은 그대로다”며 “국가 R&D 능력이나 인재의 규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칼 송 사장은 “2020년에 설치될 예정인 5G 28㎓ 대역, SA(스탠드얼론, 단독모드) 장비에서도 LG유플러스를 비롯한 국내 이통사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에서 투자와 구매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멍 샤오윈 지사장 역시 “한국 고객사(통신사)는 요구하는 기술 기준이 높아 품질로 신뢰를 주려고 노력한다”며 “28㎓ 대역폭 장비·SA 장비도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언제든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칼 송 사장도 “(국내 이통사가) 미국의 제재 이슈에도 화웨이를 선택해준다면 그만큼의 가치를 보여주겠다”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멍 샤오윈(Shawn Meng) 한국화웨이 지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화웨이)
멍 샤오윈(Shawn Meng) 한국화웨이 지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화웨이)

지난 5월부터 화웨이는 미국의 거래제한 명단에 포함됐고, 미·중간 무역 분쟁에 화웨이는 중심이 돼 있다. 이에 대해 칼 송 사장은 “화웨이는 제품 출하나 납품을 멈춘 적이 없다”며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공급라인 다원화 등 끊임없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G도 전 세계 60여 곳에 상용계약을 체결했고, 40만대 이상의 기지국을 공급했는데 이는 전 세계 네트워크 구축의 70%로 보면 된다”며 “작년 한국에서의 구매액은 106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이 갈수록 폐쇄적인 성향을 보이나 이것이 한국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와 구매를 지속 확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의 서울, 경기 북구, 강원도 지역에 5G 3.5㎓ NSA(논스탠드얼론, 비단독모드) 기지국 장비를 납품했다. 내년에는 28㎓ 및 SA 장비가 설치될 예정이라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에 공급할 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멍 샤오윈 지사장은 “(화웨이 장비 매출의 경우 )더 많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매출 성장률은) 내부적으로 분석한 바 있지만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한국의 5G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0.4% 정도에 불과하나 통신사들이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해 저희의 기술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스페인의 민간평가기관인 E&E(2006년 설립, Epoche & Espri)를 통해 진행 중인 화웨이의 5G 장비 보안 인증은 자꾸 미뤄지고 있다. 화웨이의 인증은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보안수준에 대해 평가하는 것으로 특정 국가에서 요구하는 보안수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ST(Security Target) 방식의 CC(Common Criteria) 인증인데 제조사가 스스로 보안수준을 정하고 이를 준수하는지 평가받는 것으로 제조사가 스스로 보안수준을 정하고 이를 준수하는지 심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 멍 샤오윈 지사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 언급한 것 처럼 CC인증을 위한 모든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발급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며 “발급을 완료하면 인증을 공개하고 국내 정부에 제출도 하겠다”고 주장했다. 
 
한국화웨이 송년 오찬 간담회 현장 (사진=백연식 기자)
한국화웨이 송년 오찬 간담회 현장 (사진=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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