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내년 5월로 다가온 비트코인 반감기가 하락기를 맞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을 반전시킬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감기는 암호화폐의 희소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앞선 두 번의 반감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사실상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 등 외신은 비트코인 반감기가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다는 분석을 내놨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2012년 11월 28일과 2016년 7월 9일에 2번 있었다. 처음 50개였던 채굴 보상은 2012년에 25개로 줄었고 2016년에는 12.5개로 감소했다. 내년 5월 반감기를 지나면 채굴 보상은 6.25개로 줄어들게 된다.

노엘레 애치슨 코인데스크 리서치 총괄은 최근 기고를 통해 비트코인 반감기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암호화폐 업계 일각에선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을 찍었던 1만2000달러가 반감기 상승폭을 이미 반영한 수치라고 분석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초 30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6월에 1만2000달러 대까지 급등한 바 있다.

이어 이전 반감기 때에 비해 암호화폐 시장의 외부 요인도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2012년 비트코인 반감기가 처음 일어날 당시에는 지금처럼 기관 투자자의 유입이나 암호화폐 파생상품 등 출시가 일체 없는, 극초기 단계의 시장이었다는 것. 이같은 점들을 근거로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을 즉시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 투자자들도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암호화폐 신탁펀드 투자 회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2000여 명 중 56%는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셉 영 암호화폐 시장 애널리스트도 12일(현지시간) 포브스의 기고를 통해 반감기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오면 대형 채굴업자들은 그동안 받던 수익이 절반으로 줄기 때문에 수익을 현금 등 다른 수단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이는 대형 채굴업자들의 시장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고,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유입돼야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움직임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그동안 두 번의 반감기를 맞이했는데 2012년과 2016년 모두 가격이 최고치에 이르는 데까지 1년 여 정도가 걸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2년 반감기 당시에는 12달러 선에 머물며 변동 폭이 크지 않던 비트코인 가격은 2013년에 들어 1147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2016년 반감기를 앞두고는 480달러 선에서 보합세를 보였으며 이후 1년 정도 지난 2017년 들어서야 1만 9000달러까지 올라갔다. 

업계에선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 향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은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한 투자자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제도권에 편입된 시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떨어져 신규 유입이 줄었고 기존 투자자들의 시장 장악력이 커서 반감기 자체만으로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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