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듀랑고의 여정은 이제 끝에 다다랐습니다. 여행은 끝났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넥슨의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가 18일 오전 11시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개발 기간 대비 짧았던 서비스 기간이었지만 마지막까지 게임에 애정을 쏟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리고 나서도 꾸준한 업데이트는 물론, 서버 폐쇄 후에도 일부 서비스를 남겨둬 플레이어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 10월, 넥슨 왓스튜디오가 개발한 듀랑고가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다. 공정거래위원회 '모바일게임 표준약관'에 따라 게임사는 최소 30일 전 중단 일자와 중단 사유, 보상 조건 등을 게임 초기화면에 공지해야 한다. 듀랑고는 30일을 훌쩍 넘긴 6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마지막 스토리와 각종 편의성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서비스 종료 때까지 듀랑고 게임 내에선 각종 물자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피로도를 줄이거나, 채집 도구, '개인섬'을 꾸밀 수 있는 아이템들이다. 특히 "내일 지구가 망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을 인용하며 '사과나무 종자'를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주기도 했다.

 

'듀랑고' 게임 스토리 엔딩 장면
'듀랑고' 게임 스토리 엔딩 장면

 

'아름다운 마무리'...개인 데이터 보존 및 창작 기능 남겨

서비스는 종료됐지만 듀랑고는 남는다. 개인섬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개인섬 기록하기'와 오프라인 상에서 사유지를 가꾸고 건설해 볼 수 있는 '창작섬'을 통해서다. 

개인섬 기록하기는 자신의 모바일 기기에 '개인섬'을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다. 서비스 종료 후에도 오프라인으로 '개인섬'을 둘러볼 수 있다. 가지고 있던 공룡들도 축사에 넣어 보존할 수 있다. 물론 동물 탑승이나 먹이주기, 그밖에 제작/건설 등은 기존 게임에서 즐겼던 콘텐츠들은 제한된다.

만드는 재미는 '창작섬'에서 이어나갈 수 있다. 새로운 공간에서 시작하는 '창작섬'은 튜토리얼부터 시작하며 개척자들의 추억을 되살린다. 최대 7개의 캐릭터를 생성해 건물과 아이템을 자유롭게 배치, 사용할 수 있으며, 악기 연주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다. IP를 직접 입력하거나 같은 와이파이 환경에 있는 플레이어 목록을 확인해 친구 섬 방문도 가능하다. 

'창작섬'은 조만간 PC에서도 즐길 수 있다. OS 업데이트 주기가 짧은 모바일 플랫폼보다 PC 플랫폼에서의 가치 보존의 수명이 더욱 긴 점을 고려, 국내 모바일게임 최초로 PC판 오픈까지 선보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은석 PD의 마지막 인사(이미지=게임 화면 갈무리)
이은석 PD의 마지막 인사(이미지=게임 화면 갈무리)

 

이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어하는 개발진들의 의지가 강했다는 것이 넥슨 관계자의 설명이다. 

듀랑고는 2012년 개발을 시작해, 2018년 출시됐다. 5년 반 정도의 개발 기간은 모바일 게임으로선 꽤 긴 편이다. 장르 또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샌드박스 MMORPG'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제작/건축 면에 있어서도 세세한 조정이 필요했다. 업계서도 새로운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그만큼 많은 오류가 발생하며 오명을 얻기도 했다. 

개발을 총괄한 이은석 왓스튜디오 PD는 쪽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소회를 전했다. 이 PD는 "여러분이 듀랑고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보낸 시간들이, 어느새 기억나지 않을 일상으로 사라지지 않고, 좋은 추억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기를 바란다"며 "다음에는 더 오래 남을 수 있는 게임으로 찾아뵙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한편 현재 듀랑고의 공식 소통 채널은 페이스북만 남은 상태다. '창작섬' PC 버전에 대한 소식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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