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농협중앙회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농협중앙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일 24대 농협중앙회장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했다. 초반부터 '탈 지역주의'와 '젊은피 수혈'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1118개 조합장 가운데 지역별 대의원 292명이 간접선거하는 형식으로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는 후보가 없으면 2차 결선투표에 오른 2명의 후보 중 최다특표자가 회장으로 선출된다.

예비후보자 등록 이후 본 선거는 내년 1월 31일로 예정돼 있다. 정식 후보 등록과 공식 선거운동은 같은 달 16~17일, 18~30일이다. 예비후보 등록 시점부터 전화나 문자, 명함 배부 같은 제한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해 사실상 선거가 시작된 셈이다.

 

농협중앙회 김병원 전 회장 사퇴 이후, 차기 회장 예비후보 등록이 진행 중이다. (사진=농협중앙회)

 

현재까지 주요 예비후보자는 경기권 2명, 영남권 3명, 호남권 3명, 충청권 2명 등 10명 정도가 거론된다. 이중 이성희 전 경기성남낙생농협조합장과 여원구 경기양평양서농협조합장, 유남영 전북정읍농협조합장, 강호동 경남합천율곡조합장이 사실상 선거판을 뒤흔들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지역색이 강한 영남·호남권에 기반을 둔 후보의 강세가 점쳐진다. 실제로 과거 역대 농협중앙회 회장 중에는 이 지역 출신이 많다. 이는 호남·영남에 기반을 둔 유남영 조합장과 강호동 조합장에게는 희소식이다.

이중 유 조합장은 NH농협금융지주에서 비상임이사를 맡으며, 얼마 전 사퇴한 김병원 전 회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다. 게다가 대의원이 가장 많은 영남 후보로 농협중앙회 이사 당시 여러 지역 조합장과도 교류를 이어왔다.

젊은 피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현재 농협중앙회 대의원 조합장 70%는 386세대로 구성돼 있다. 이들 사이에서 지역주의를 타파하자는 목소리도 새어 나오는 상태다. 탈지역주의를 통해 정책으로 승부를 벌이자는 내용이다.

만약 선거가 탈지역주의의 영향을 받는다면 경기권 여원구 조합장과 이성희 전 조합장이 기세를 받을 수 있다. 경기권은 상대적으로 지역주의의 영향을 덜 받는 곳 중 하나로, 중립 표심을 얻기에 유리하다.

이중 여 조합장은 2005년 조합장에 첫 당선된 이후 농정철학을 가지고 농협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3월에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4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농협중앙회 이사, 경기도농협운영위원회 의장이라는 직함까지 두루 갖췄다.

이성희 전 조합장은 인지도 측면에서 우세하다. 이전 농협중앙회장 선거 1차투표에서 김병원 회장을 근소한 차이로 이길 정도다. 결국 과반수 부족으로 결선투표에서 고배를 마시긴 했으나 아직까지 저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농협중앙회 선거는 주요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다음달 선거가 치러지기 전에는 어느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일 농협중앙회가 차기 회장 후보 관련 예비후보 등록을 받고 있다.(사진=농협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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