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와의 인수합병(M&A) 후에도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과점 논란과 수수료 인상 우려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김범준 부사장은 17일 전 직원과의 대화시간을 갖고 "독과점으로 인한 수수료 인상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직원의 질문에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17일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김봉진 대표(왼쪽)와 김범준 부사장이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전 세계 배달앱 중 수수료율을 5%대로 책정한 곳은 배달의민족 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낮은 수수료율이 결국 업주들을 배달의민족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고 이에 따라 이용자와 주문 수도 늘었다. 업주와 이용자들이 모두 만족할 때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M&A를 추진한다고 해서 수수료를 올리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전직원과의 대화 시간인 ‘우수타’(우아한 수다 타임)를 운영해 왔다. 회사 측은 그간 우수타에서는 김봉진 대표 혼자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했지만 이날은 차기 CEO로 내정된 김범준 부사장이 공동 답변자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범준 부사장에 이어 김봉진 대표는 M&A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DH와의 M&A는 한국서 출발한 스타트업을 국내 1위로 키운 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느냐의 갈림길에서 일어난 딜”이라며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대부분의 IT 분야가 그렇듯 배달앱 시장도 인수합병이 일어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배달의민족이 한국에서만 잘한다 해도 전 세계 시장에서 고립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번 M&A를 생존과 동시에 성장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보고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M&A 이후에도 아시아 경영과 국내 배달의민족 경영에 집중할 것이므로 국내 시장의 경쟁 상황은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지난 13일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싱가포르에 합작회사(JV)인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해 아시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DH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 사업 전반을 맡기로 했다. 우아한형제들의 국내 경영은 김범준 부사장이 맡기로 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 초 CEO로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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