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이른바 '기업의 별'로 불리는 국내 대기업 임원의 자리가 매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세대교체와 실적 부진 속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기업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30대 그룹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지난해와 비교가 가능한 262개 기업의 공시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임원 수는 97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인 2015년 9월 말(9795명)과 비교하면 53명(0.5%) 더 적은 수치다.

그룹별로 임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2015년 9월 말 21개사에 2276명이던 것이 올해 1920명으로 356명(15.6%)이나 감소했다. 두산과 현대중공업도 각각 144명(39.0%), 111명(38.5%)으로 세 자릿수 넘게 임원 자리가 줄었다.

30대 그룹 임원 수 (자료=CEO스코어)
30대 그룹 임원 수 (자료=CEO스코어)

이어 포스코(44명, 17.1%), GS(24명, 7.9%), 하림(23명, 18.7%), 대림(22명, 13.1%), 미래에셋(21명, 7.9%), 금호아시아나(15명, 17.9%), 한진(13명, 7.0%) 등 순이었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131명(11%)이 감소해 가장 두드러졌다. 다음으로 두산중공업(82명, 54.3%), 삼성물산(77명, 32.4%), 삼성중공업(56명, 50.9%), 삼성SDI(44명, 32.8%), 현대건설(36명, 27.3%), 롯데쇼핑(30명, 19.9%), 기아자동차(28명, 15.4%), 두산인프라코어(26명, 33.3%), SK건설(25명, 27.8%) 등이 '임원 감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 관계사만 4곳이 포함됐다.

반대로 임원 수가 늘어난 곳은 현대자동차(202명, 16.9%)와 롯데(82명, 15.6%)), SK(79명, 9.3%), LG(73명, 8.8%), CJ(48명, 19.8%), KT(46명, 23.6%), KT&G(33명, 71.7%) 등 17개 그룹이었다. 단 현대차는 지난 4월1일자로 이사대우와 이사, 상무를 상무로 단일화, 기존 6단계 임원 직급을 4단계로 간소화한 것이 사업보고서상 임원 수 증가의 요인이다. 

개별 기업별로는 현대자동차가 192명(70.6%)이 늘어 가장 증가폭이 컸고, LG화학(55명, 57.3%), 현대카드(45명, 160.7%), SK하이닉스(44명, 30.3%), 현대캐피탈(40명, 114.3%)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전체 임원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여성 임원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9월 말 현재 3.45%(336명)였다. 2015년(218명)과 비교하면 118명(5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 임원은 9577명에서 9406명으로 171명(1.8%)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감소한 임원 수가 세 자릿수를 넘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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