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명함으로 연결되는 세상, 성공적인 비즈니스 기회' 

리멤버가 6년여간의 동면을 끝내고 기지개를 폈다. 300만 명함앱 이용자를 기반으로 '리멤버 커리어'로 이직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연말 목표치인 50만 가입자를 이미 달성했으며, 향후 기술을 더한 연결을 통해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다.

정현호 COO(최고업무책임자)는 최재호 대표와 대학 시절부터 쌓아온 인연으로, 창립 초기부터 리멤버에 함께 해 서비스를 만들어 오고 있다. 그를 만나 리멤버, 그리고 채용 시장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현호 COO(이미지=드라마앤컴퍼니)
정현호 COO(이미지=드라마앤컴퍼니)

리멤버 커리어는 기업 인사팀이나 헤드헌터가 인재들을 직접 찾고 채용 제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7월 오픈 베타를 시작, 4개월 간 고도화 끝에 지난 11월 말 정식 출시됐다. 수익화가 시작됐다는 뜻이다. 드라마앤컴퍼니가 2013년 7월 설립돼 명함앱 '리멤버' 서비스가 2014년 1월 출시됐으니, 비즈니스모델이 나오기까지 5~6년이 걸렸다. 

"수익에 대해 조급하진 않았다"는 것이 정현호 리더의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사용자 규모를 늘리는 데 집중했고, 올해부턴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자는 기조를 가지고 커리어 서비스를 기획했다는 것. 정식 출시 이후, 개발진들은 '너무 순조로워서 무섭다'고 말할 정도로 순항 중이다. 이미 올해 목표치인 50만 이용자도 달성한 상태다. 

물론 기획 단계에서의 고충은 있었다. 정현호 COO는 "커리어 서비스를 만들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현재 이직을 원하는 사람부터, 잠재적 고객, 어느 정도 이름이 있어서 구직자가 알아서 들어오는 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헤드헌터들까지 두루 만났다. 인맥이나 리멤버 서비스 내 설문조사, 심층 인터뷰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채용이라는 프로세스는 상당히 '수동적'이라는 점이었다. 회사에서 공고를 올리면 지원하는 방식이 끝이었다. 구직자로서도 이직 자리를 적극적으로 찾기엔 회사에 눈치가 보여 알음알음 알아보는 경우가 많았다. 북미 등 해외에서 주로 이용되는 '링크드인'이 국내선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로필을 업데이트 하는 행위 자체가 직장인들에겐 꽤나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리멤버 커리어는 이 부분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이력서를 올려도 본인이 다니고 있는 회사 및 계열사/자회사까지도 보이지 않게 되어 있다. 구인하는 입장에서도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구인구직사이트의 경우 실질적으로 니즈가 있을 때에만 활발한 활동을 보인다. 반면 리멤버 커리어는 명함을 관리하는 리멤버 앱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늘상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응답한다.  

정현호 리더는 "그동안 이직을 위한 채널이 없었기 때문에, (그 니즈가) 리멤버 커리어에 대한 호응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젊은 세대들이 리멤버 커리어에 많이 반응할 것 같지만, 그보단 나이대가 있는 과/차장급이 굉장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멤버 커리어를 이용한 직군 중 의사도 있다. 수원에 새로운 지점을 개원하면서 부원장을 찾는 데 커리어 서비스가 역할을 한 것이다. 부원장에 낙점이 된 의사는 40대 중반의, 9번째 이직을 한 경력자였다. 

향후 이직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리멤버 커리어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정 리더는 "일본만 해도 고령화가 진행되며 채용시장에서 구직자가 우월한 지위를 가질 정도다. 대기업들도 인재를 찾기 위해 먼저 나서고 있고, 한국도 비슷한 흐름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대기업'에서도 리멤버 커리어를 이용하기 위해 접촉 중에 있다는 것이 리멤버 관계자의 전언이다.

리멤버 비전.(이미지=리멤버 누리집 갈무리)
리멤버 비전.(이미지=리멤버 누리집 갈무리)

채용3.0. 기술로 연결되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꿈꾼다

정현호 COO는 채용 시장의 변화를 3단계로 나눈다. 채용1.0은 공고를 올리고 구직자들이 찾아오는 단계다. 채용2.0은 기업이 인재를, 구직자는 좋은 기업을 직접 찾아나서는, 보다 적극적인 단계다. 1.0에서 2.0으로 가는 견인차가 현재 리멤버 커리어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채용3.0은 기업과 구직자에게 최적의 인재를 매칭해주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검색을 넘어 좀더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출 때 가능한 단계다.

기술력엔 2017년 리멤버를 인수한 네이버-라인과의 시너지가 더해질 전망이다. 리멤버는 수기로 명함 정보를 입력하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지금까지 입력된 데이터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명함 입력은 90% 이상 자동화된 상태다. 한국어를 기본으로 외국어 또한 지원돼야 한다. 현재 네이버 클로바 AI 팀과 협력해 명함 인식 기술 엔진을 만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외 기술적으로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

명함 앱과 유저들을 기반으로 다른 서비스들도 발굴해 나간다. 정현호 COO에 따르면 리멤버 유입의 꽤나 많은 비중이 '리멤버 나우'를 통해 이뤄진다. 리멤버 나우는 매일 오전 8시 리멤버 앱 푸시 알림으로 제공되는 경제 콘텐츠 레터다. 정 COO는 "새로운 커리어(이직) 기회 뿐 아니라, 기업간 제휴, 전문가(자문) 연결 등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어 필요한 모든 정보가 오고가는 '비즈니스플랫폼'이 되는 것이 리멤버의 목표"라고 밝혔다. 리멤버는 현재 직군별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교류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또한 테스트 중에 있다.

2019년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정 COO에게 내년 리멤버의 목표치를 묻자, "숫자에 너무 매몰되면 악수를 두게 되는 경우가 있다. 숫자보단 (이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리멤버에선 서로 거리낌 없이 의견을 개진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1의 공식은 x=커스터머(고객)다. 즉 답은 고객에게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이 서비스를 왜 써야하는 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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