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올 한해 급락한 국내 반도체 수출이 내년에는 다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반도체 시장 업황은 수출 물량의 증가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이 예상된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OLED 부문에서는 호조가 예상되나, LCD의 가격하락과 일부 LCD 라인의 폐쇄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무역연구원(IIT)는 '2019년 수출입 평가 및 2020년 전망'을 발표하며, "내년 한국 수출은 세계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와 반도체 단가 회복에 힘입어 1년 만에 반등해 3.3%의 증가율을 바탕으로 5610억 달러(약 662조 5410억 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올해 수출은 전년보다 10.2% 감소한 5430억 달러(약 641조 2830억 원)로 추정된다. 내년 수입은 올해보다 3.2% 늘어난 5220억 달러(616조 4820억 원)로 예상돼 수출입 금액을 합친 무역액은 4년 연속 1조 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IT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29.4% 성장하며 1267억 달러(약 149조 6327억 원)의 수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24.8% 감소한 953억 달러(약 112조 5493억 원)의 저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일부 회복하며 10.2% 성장한 1050억 달러(약 124조 50억 원)의 수출이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지속적인 하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디스플레이는 전년 대비 9.9% 떨어진 247억 달러(약 29조 1707억 원)의 수출을 보였으며, 올해는 16.8%나 떨어지며 205억 달러(약 24조 2105억 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락세는 내년까지 계속되면서 올해보다 8.4% 떨어진 188억 달러(약 22조 2028억 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Pexels)
(사진=Pexels)

IIT는 올해 수출에 대해 "2019년 국내 수출입은 글로벌 교역 부진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부진했다"며, "반도체 가격, 국제 유가 하락으로 수출단가가 급락하며 반도체와 석유 관련 제품이 전체수출 감소의 70% 이상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수출은 반도체와 원유 관련 품목의 비중이 크고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아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중국 경기둔화로 인한 영향이 주변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IIT는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3.3%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개선과 반도체 단가 회복이 수출 회복의 주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중 통상갈등의 지속과 미국의 관세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수출 증가를 제약할 가능성도 높다.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

반도체는 수출물량의 견조한 증가와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정상화되며, 가격 반등이 예상된다. 메모리는 데이터센터의 구매 재개 등에 힘입어 내년 2분기부터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

IIT는 "메모리는 D램 가격이 상반기 중 저점을 찍고 반등하며 전년 대비 개선된 수출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시스템반도체도 EUV 7나노 모바일 AP, 고화소 이미지센서, 5G 네트워크향 칩 수요 등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IIT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5.3% 감소한 953억 달러로 추정된다. 올해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은 ▲메모리반도체 단가의 지속적인 하락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 지속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IT 경기 둔화 등이 꼽힌다.

(자료=IIT)

품목별로 메모리 반도체는 전년 대비 31.5% 감소한 644억 달러의 수출이 예상된다. 글로벌 데이터 센터 업체들의 투자 보류와 연기로 지난해 슈퍼사이클을 이끌었던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2017년 671.7억 달러에서 지난해 840.8억 달러까지 성장했다가, 올해 644.1억 달러 수준으로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전년보다 약 3.3% 감소한 256억 달러로 추정되며, 불황에도 선방을 했다는 평가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IT 수요 둔화로 부진했으나, 안정적인 시장에서 큰 폭의 감소는 없었다.

내년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 대부분의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보다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IIT는 전체 반도체 시장이 올해보다 7.2% 증가하며, 메모리는 12.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올해보다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는 5G 본격화 및 주요 IT기업의 견조한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 등에 따라 금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일부 재개되는 분위기이며, ▲5G가 이끄는 모바일 수요 ▲인텔과 AMD의 CPU 경쟁이 촉발하는 PC 수요 등 반도체 시장 전반에 수요 증가 분위기 형성됐기 때문이다.

공급에서는 공급주도권이 있는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탄력적인 공급 운용이 기대된다. 올해 메모리업체들의 보수적인 운영으로 내년도 큰 폭의 공급 증가 가능성이 적으며, 과다했던 메모리 재고는 올해 말 대부분 소진되어 내년 2분기에는 정상 재고 수준으로의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0년 반도체 수출은 올해보다 10.2% 증가한 1050억 달러로 전망된다. IIT는 "수급 전망과 업계 의견을 토대로 추정 시, D램(DRAM) 가격은 재고가 정상화되는 내년 2분기경 상승 전환 예상된다"며, "재고는 데이터센터의 구매 재개에 따라 3분기부터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내년 상반기 D램 재고 정상화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낸드는 올해 도시바 정전사고 영향 등으로 3분기부터 재고 정상화가 이미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OLED 성장하나 LCD가 발목 잡아

긍정적인 반도체 시장과 달리 디스플레이 시장은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생산 규모가 증가한 OLED는 수요 확대와 함께 내년에 호조가 예상되지만, LCD에서 가격하락과 일부 LCD 라인의 폐쇄가 전체 수출 하락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 한해 LCD는 전년 대비 29.4% 감소한 101억 달러 수출이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공급과잉 속에 중국의 10.5세대 가동 영향으로 대형 TV 위주로 가격이 하락하며, 특히 국내 기업의 주력 품목인 55인치 이상 LCD 제품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IIT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과잉률은 2018년 상반기 9.8%에서 하반기 9.0%, 2019년 상반기 15.7%, 하반기 13.8%로 변동했다. 또한 TV용 LCD 가격은 55인치의 경우 지난해 161달러에서 올해 125달러로, 65인치의 경우 지난해 265달러에서 올해 205달러로 판가가 떨어졌다.

또한 국내 LCD 공장의 가동률 조정과 OLED 사업 전환 가속화 등으로 국내 LCD 생산규모가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LCD는 지난해 6900만㎡에서 올해 6500만㎡로 감소했으나, OLED는 지난해 1400만㎡에서 올해 1600만㎡로 증가했다.

이에 OLED는 전년 대비 0.9% 증가한 104억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애플과 중국 휴대폰업체에서 OLED 채용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했으나, 중소형 리지드 OLED 패널가격 하락으로 수출증가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전 세계 시장에서의 OLED 비중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1095억 달러로 LCD(76%)와 OLED(23%)로 양분됐으며, 내년에는 OLED 시장이 일부 확대되며 5.1% 성장한 1151억 달러로 전망된다.

IIT는 "중국발 LCD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지속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국내 LCD 생산라인 일부 폐쇄로 국내 LCD 생산이 감소했다"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모두 OLED 생산을 확대 중이며, 향후 투자 계획도 모두 OLED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는 10.5세대 OLED 생산을 위해 파주에 3조 원 신규 투자를 발표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10월 QD-OLED에 2025년까지 13조 1000억 원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자료=IIT)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은 지난해 LCD 29.3%, OLED 95.9%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은 LCD 시장에서 30.6%로 한국을 넘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전 세계 AM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95.9%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였다.

IIT는 "내년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 대비 8.4% 감소한 188억 달러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LCD는 수요증가의 큰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CSOT 10세대 공장뿐 아니라 대형 LCD 공장이 신규 가동되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LCD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또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국내 LCD 생산라인 일부 폐쇄로 국내 LCD 생산이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OLED는 스마트폰의 OLED 채용 확대와 고사양화, OLED TV 판매 증가로 성장이 기대된다. 전체 OLED 수출 중 TV용이 약 15%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인 수율 향상과 판매처 확대로 2020년에는 2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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