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은 정통 ‘우리은행 맨’이다. 그는 1987년 입사한 이후 32년을 우리은행에서만 재직하며 탁월한 성과와 통솔력으로 은행장까지 올랐다. 우리금융지주는 대한제국 고종 황제가 설립한 ‘천일은행’에서 시작된 뿌리 깊은 금융회사다. 지난 외환위기 이후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에서 정부의 민영화 추진으로 지주사가 해체됐다가 올해 다시 지주사로 출범했다. 우리금융지주로의 재출범과 어수선한 내부적 상황을 해결하는 일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손태승 회장이다. 또 현재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내년 3월 연임될 것으로 언급되고 있는 인물이다. 

손회장은 존재감이 확실한 사람이다. 2001년 한일은행과 한국상업은행이 합병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움직인 결과, 재계 사람들은 손회장을 ‘글로벌, 전략통’으로 인식하고 있다. 43세의 나이에 ‘최연소’ 전략기획부장으로 승진했고, 이후에도 계속 우리은행의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주로 맡았다. 손회장은 당시 은행 내부에서 은행장에게 총애를 받는 ‘전략기획팀장 3인방’으로 불리기도 했다. ‘글로벌, 전략통’ 답게 미국 LA 지점장을 거쳐 글로벌사업본부장, 글로벌사업총괄 그룹장을 거치며 우리금융지주의 해외사업을 크게 성장시킨 주역으로 부상했다. 회장이 된 이후에도 직접 전 세계를 다니며 투자업계 큰 손들을 만나 소통한 결과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손회장에게는 '3통(通)'이라는 별명이 있다. 회장으로 취임 이후 ‘글로벌통’, ‘전략통’에 이어 ‘소통’ 이미지가 추가됐다. 조직 화합을 중요시 여기며 46개 영업 본부를 직접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본점 내에서는 ‘릴레이 점심식사’를 진행하는 등 사내에서는 소통 잘하는 회장님으로 통한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재계에서 제2의 도약을 맞이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손회장 개인도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진행하는 CEO브랜드평판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온화한 내적 성품이 행동 언어로 나타나지 않아 안타까워

손회장은 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온화해 보이는 미소 이면에는 손회장만의 뚝심과 전략가적 기질이 있다. 이를 통해 현재의 우리금융지주를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투데이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에서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손태승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표’에 따르면 손회장의 대표적인 이미지 키워드는 ‘덕장(德將), 완고함, 내성적’으로 나타났다.

손태승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손태승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평소 소통을 중시하는 손태승 회장의 내적 요소 키워드는 ‘덕장(德將)’으로 나타났다. 덕장이란 ‘덕이 있는 장수’라는 뜻으로, 선수를 잘 감싸주는 코치나 감독을 비유한 단어다. 손회장의 굵직한 업적들을 보면 위기 상황 속에서 덕장으로서의 기질이 특히 발휘됨을 알 수 있다. 전(前) 행장이 채용 비리 사건으로 행장직에서 물러났을 당시 손회장은 행장 대행을 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소통과 새로운 인사 제도 개편으로 조직 내 계파 갈등을 해결해 ‘포용적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또 손회장은 ‘상황대응적 리더십’으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신속한 대처능력을 보여줬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해 문제가 됐던 파생결합펀드(DLF) 논란이 있었던 당시, 사람들은 손회장에게 책임을 요구했다. 이에 손회장은 손실을 본 고객들에게 즉각적으로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분쟁조정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등 다각도로 회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해 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우리은행 노조도 손회장의 편을 들었다. 손회장이 평소 노조 친화적인 행보를 펼친 덕이다. 이에 손회장의 포용적 리더십과 ‘소통’ 이미지는 더 강력해졌다. 

우리금융지주의 브랜드 컬러가 파란색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손태승 회장 하면 붉은 넥타이를 먼저 떠올린다. 손회장이 붉은 넥타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 빨간색은 주가 상승, 파란색은 주가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을 바라는 마음을 패션에 반영하고 고수하는 태도에서 손회장의 완고함이 느껴진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브랜드 컬러가 파란색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손태승 회장 하면 붉은 넥타이를 먼저 떠올린다. 손회장이 붉은 넥타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 빨간색은 주가 상승, 파란색은 주가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을 바라는 마음을 패션에 반영하고 고수하는 태도에서 손회장의 완고함이 느껴진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안정적 리더십의 비결로 손회장은 ‘소통’을 내세웠다. 손회장이 ‘감성형 리더’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소통’ 덕분이다. 최근 지주사 직원과 함께 하는 점심식사 간담회, 헌혈 CSR 활동, 현장 경영으로 전국 영업본부를 방문했을 때는 ‘워킹맘’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직접 애로사항을 접수했다. 또 취임과 동시에 ‘소통 최고경영자’라고 스스로를 칭하며 CEO와 직원이 직접 소통을 하는 ‘우리 투게더 톡(Talk)’ 행사를 만들어 지금까지도 시행하고 있다. 보통 최고 경영자는 어려운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기 마련인데 ‘손회장=소통’의 이미지가 강력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외부활동에 적극적이라 외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손회장은 실제로 과묵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임원들은 손회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압도될 정도라고 한다. 업무에 있어서는 큰 그림과 디테일을 함께 그려내는 추진력과 결단력이 있어 임원을 비롯해 구성원들이 더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무서운 CEO라고도 평했다. 

손회장의 외적 요소 키워드는 ‘완고함’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의 브랜드 컬러가 파란색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손회장 하면 붉은 넥타이를 먼저 떠올린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붉은 넥타이는 도발적인 색으로 주목을 받는데, 손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늘 붉은 넥타이를 매고 나타난다. 손회장이 붉은 넥타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 빨간색은 주가 상승, 파란색은 주가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을 바라는 마음을 패션에 반영한 것이다. 임직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흰 셔츠에 노타이 차림이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무조건 붉은 넥타이를 고수한다. 손회장의 붉은 넥타이는 자신만의 원칙을 완고하게 지킨다는 상징이다. 

손회장은 풍채가 좋고 키가 큰 편이다. 머리카락을 반듯하게 빗어 넘겨 잘생긴 이마를 드러내 신뢰감이 느껴진다. 한쪽 눈에만 쌍꺼풀이 있는데 무표정일 땐 예리해 보인다. 그러나 미소를 지으면 치아가 가지런하게 드러나 밝고 온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른 금융업계 회장들에 비해 둥근 얼굴형이라 신뢰감과 안정감이 느껴진다. 자주 웃는 것이 손회장의 소통 이미지와 더 잘 어울린다. 

손회장의 행동 언어 키워드는 ‘내성적’으로 나타났다. 손회장의 음성은 가벼운 편이라 권위나 무게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스피치 전 긴장감이나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편으로 해석된다. 디노랩 출범식에서는 원고에 시선을 고정한 채 주변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읽기에 급급했다. 입이 마르는 듯 자주 입맛을 다시는 것을 보아 상당히 긴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손동작이 눈에 띈다. 연필을 계속 만지거나 손톱을 뜯거나, 의자나 마이크를 반복적으로 만지는 등 긴장과 불안감을 드러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성의가 없거나 산만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또 손회장은 말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말 앞단에 ‘어…’, ‘에…’와 같은 음성을 붙이는 등 어벽이 심한 편이다. 최고 경영자로서 성품과 별개로 스피치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외적 이미지도 내적 이미지만큼이나 중요해

손태승 회장은 행동 언어에서 긴장감이나 불안감이 많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이 시급해 보인다. PI 관점에서 외적 이미지란 단지 잘 만들어진 멋진 포장재에 그치지 않는다. 손회장의 훌륭한 내적 강점이 외적 이미지로 충분히 발휘되어 나타나지 않는 부분이 아쉽다. 고객에게 신뢰감을 줘야 하는 금융업계 특성과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스스로에게 가장 어울리는 외적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손회장에게는 필요해 보인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은 행동 언어에서 긴장감이나 불안감이 많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이 시급해 보인다. PI 관점에서 외적 이미지란 단지 잘 만들어진 멋진 포장재에 그치지 않는다. 손회장의 훌륭한 내적 강점이 외적 이미지로 충분히 발휘되어 나타나지 않는 부분이 아쉽다. 고객에게 신뢰감을 줘야 하는 금융업계 특성과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스스로에게 가장 어울리는 외적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손회장에게는 필요해 보인다. (사진=우리금융지주)

누군가 “내적 요인, 외적 요인, 행동 언어 중 어떤 것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해온다면 이 세 가지가 동등한 위치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라고 답변할 수 있다. PI에서는 단순히 이미지 메이킹만 제일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겉모습이든 내적 심상이든 솔직함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최선의 이미지 메이킹으로 본다. 따라서 한 사람의 전부를 완전히 오픈할 수는 없을지라도 보이고 싶은 부분을 강화하여 드러낼 필요는 있다.

PI 관점에서 외적 이미지가 의미하는 것은 잘 만들어진 멋진 포장재가 아니다. 실제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적 강점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맞다. 손회장은 훌륭한 내적 강점을 이미 가지고 있다. 이 강점이 외적 이미지까지 충분히 발휘되지 않아 아쉬운 면이 있다. 손회장은 금융업계 특성과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스스로에게 가장 어울리는 외적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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