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위험하다…2000년대생 이후에겐 불편하고 불안한 HWP
‘한글’이 위험하다…2000년대생 이후에겐 불편하고 불안한 HWP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9.11.27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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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화와 클라우드 기반 문서 편집 도구 툴 확산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HWP가 뭐죠?” 

한때, 대한민국 대표 문서 편집 도구였던 ‘한글 워드 프로세서(이하 HWP)’가 위험하다. 급격한 모바일화 전환과 클라우드 기반 문서 편집 도구 툴이 확산되면서 ‘HWP’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2000년 이후 출생한 세대부터 크게 나타난다. 

이전 세대까지만 해도 SW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인식 부족 및 HWP 대체재 부족은 인해 ‘울며 겨자 먹기’라도 HWP를 설치했지만, 그마저도 줄어들고 있는 셈. 

대학생 한 모씨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한, HWP 확장자 파일은 열지 않는다”며,  “모바일에서는 볼 일이 없고, PC에서는 구글독스(google docs)나 MS워드 쓰면 설치 없이도 쓸 수 있고 공유도 편하다”고 전했다.

(사진=PC갈무리)

사실 호환성은 HWP로서는 오래된 숙제였다. 그나마 지금은 HWP 포맷으로 나온 문서라도 구글, 네이버에서도 미리볼 수 있지만, 편집할 경우 기존 서식이 깨지는 등 정상적인 작업을 할 수 없다. 결국 HWP를 편집할 수 있는 한컴오피스 프로그램을 구입하거나 불법 다운로드로 설치해야 하는 셈이다.

한글과컴퓨터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HWP 활성화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가 충분히 많기 때문. 물론 여전히 한컴의 국내 점유율은 40%에 달하지만,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에게 오피스365(Office 365)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확산에 힘쓰고 있고, 구글 역시 구글 스위트 내 웹 기반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를 기반으로 구글 독스의 쓰임새를 넓히는 중이다.

게다가 HWP의 보안 취약성은 민간과 개인이 피하게 만든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HWP는 다른 확장자에 비해 악성코드를 삽입하기가 용이하다. 게다가 공공기관의 문서 대부분 HWP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해커 입장에서는 사회적 피싱을 하기도 쉽다. 또 대부분의 HWP 프로그램 사용자가 불법 다운로드로 설치했거나 보안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보안 취약점은 두 배로 커진다. 

굳이 HWP...불편함에 불안감까지

결국 HWP를 사용하는 건 공공기관만 남게 된다. 기관 내 업무에서의 HWP 사용은 차지하더라도 대국민 서비스에서의 HWP의 ‘불편함 + 불안감’ 요소는 불만 사항 중 하나였다.

디자인 스타트업 관계자도 “세금 서식 하나도 모두 HWP로 작성해야 한다”며, “세금 내려고 한컴오피스를 따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는 맥OS를 사용한다. 이어 “가끔 곧바로 프린트할 수 있게 PDF라도 올려주는 공무원이 고마울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국민에 맞추는 게 아니라 국민이 정부를 억지로 따라야 하는 실상이다. 

이러한 불만 사항이 가중되자, 정부와 한컴은 해결책을 내긴 했다. 지난 8월, 행정안전부와 한글과컴퓨터는 '공공기관 서식한글' 개발·배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공공서식용 hwp 한글오피스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HWP 편집 프로그램이 없는 국민은 공공서식을 PDF로 변환해 출력한 다음, 작성해 직접 제출하거나 스캔해 첨부해야 했다. 현재 HWP로 작성된 공공서식은 법령, 행정규칙 서식 5만 4천 개와 자치법규 서식 19만 개를 합쳐 총 25만 개이며, 이 중 국민이 작성하는 신고 신청서식은 약 8000개에 달한다. 

이제 '공공기관 서식한글’을 통해 유료 HWP 프로그램을 구입하지 않은 국민도 문서24 등 온라인 공공서식 제출 시 출력, 기입, 스캔할 필요 없이 온라인에서 바로 작성해 첨부할 수 있게 됐다. 

(사진=행정안전부)
'공공기관 서식한글' 프로그램 (사진=행정안전부)

언제까지 억지로 쓰길 원하나?

그러나 HWP를 사용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인 맞춤법 등과 같은 주요 고급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게다가 공공 홈페이지에서 별도로 다운로드해 설치해야 한다. 

당시 행안부는 공공기관 서식한글을 통해 “시간과 비용 절감은 물론 종이까지 아낄 수 있다”고 밝혔으며, 윤종인 행안부 차관은 "앞으로도 다양하고 근본적인 서식 개선 및 민원 불편 해소방안을 마련해 국민 생활 속에서 체감 가능한 정부 혁신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체감의 의미는 ‘만져서 느낀다는 것’, 만져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게 있다. '공공기관 서식한글’ 역시 아무래도 근본적인 개선 정책과 거리는 멀어 보인다. 

10·20세대는 웹브라우저에서 클라우드를 통해 문서를 작성하고 바로 공유한다. 그들이 과연 프로그램 설치하고 서식 또 다운로드 받아 작성해 별도 첨부하는 일련의 과정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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