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그룹 내 수장이 됐다. 갑작스러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전속결로 회장 선임 절차가 이뤄졌다. 회장으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회장의 경영 능력은 아직 물음표다. 조회장이 2017년부터 대한항공 사장으로 취임한 후 이룬 업적에 대해서는 부친 고(故) 조양호 회장의 ‘후광효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평가를 의식한 듯 조회장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국제행사에 적극적으로 연이어 참여했다. 지난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 의장직으로 국제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했으며 한미재계회 총회에 참석한 것을 비롯해 특히 스페인 국왕 초청 조찬 간담회에서는 고위 관계자를 직접 맞이하는 등 부친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시장에서 조회장의 입지는 긍정적인 편이다. 

조회장이 대, 내외적으로 그룹을 알리기 위해 보인 적극적인 행보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룹의 전체 이미지와 조회장 개인 이미지가 현재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대한항공’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이 ‘땅콩항공사’라고 말한다. 한진그룹은 2014년 이른바 ‘땅콩 사건’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항공운송기업에서 ‘갑질 기업’으로 이미지가 한순간에 추락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갑질 기업’ 앞에 ‘한진그룹 3세들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뉴스뿐 아니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CNN을 비롯하여 영국 BBC, 호주 ABC 등 전 세계 거의 모든 언론이 한국 재벌 3세들의 태도에 대해 보도했고, ‘갑질’, ‘재벌’이라는 한국어가 전세계에 알려졌다. 이에 국민들이 국제적 망신이라며 대한항공의 이름을 바꾸라는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사회적인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조회장 또한 부정 편입학 사건으로 인한 학위 취소, 뺑소니, 70대 할머니 폭행, 폭언 등 비윤리적인 사건들로 구설수에 여러 차례 올랐다. 

조회장에게는 가족 간 갈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조회장은 총수 일가 내부 합의가 아닌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으로 회장 타이틀을 얻었으며, 이 과정에서 가족 간 갈등이 드러나 개인적인 약점이 노출됐다. 일각에서는 ‘남매의 난’이 우려된다는 소리까지 등장했다. 그룹의 이미지를 내려놓더라도 조회장의 개인 이미지는 회장으로 취임한 현재까지도 ‘재벌 3세’의 ‘안하무인’ 이미지가 전부다. 

사람은 누구나 강점이 있고 단점이 존재한다. 조회장은 현재 40대 젊은 CEO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젊은 CEO답게 그룹의 수장으로서 적합한 내적 자원을 비롯하여 외적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과 시간이 충분하다. 앞으로 회장으로서의 입지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굳히느냐가 조회장에게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상반된 키워드 함께 존재해

디지털투데이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조원태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에 따르면 조회장의 대표 이미지 키워드는 ‘차분함, 내성적, 모순적’이다. 

조원태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조원태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조회장의 외적 요소 키워드는 ‘차분함’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가 모두 큰 키를 가지고 있는데 조회장 역시 190cm에 육박할 정도의 장신이다. 노출된 언론 자료를 보면 대부분 가장 장신이기 때문에 항상 아래를 응시하고 있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둥근 코와 둥글게 돌출된 광대, 아래를 향한 눈썹과 눈꼬리의 영향으로 시무룩하고 억울한 듯한 인상이다. 이런 인상 때문에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얌전하고 차분해 보인다. 반면 하얀 피부에 이마 라인이 반듯해 웃을 때는 선한 인상을 보여준다. 평소 조회장의 시무룩한 인상은 리더답지 않고 사람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 따라서 긍정적으로 보이는 표정을 개발하고 학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조원태 회장은 둥근 코, 돌출된 광대, 아래를 향한 눈썹과 눈꼬리의 영향으로 시무룩하고 억울한 듯한 인상이다. 이때문에 장신이면서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내성적이고 차분해 보인다. 평소 조회장의 시무룩한 인상은 리더답지 않고 사람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 따라서 긍정적으로 보이는 표정을 개발하고 학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대한한공)
조원태 회장은 둥근 코, 돌출된 광대, 아래를 향한 눈썹과 눈꼬리의 영향으로 시무룩하고 억울한 듯한 인상이다. 이때문에 장신이면서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내성적이고 차분해 보인다. 평소 조회장의 시무룩한 인상은 리더답지 않고 사람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 따라서 긍정적으로 보이는 표정을 개발하고 학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대한한공)

조회장의 행동 언어 키워드는 ‘내성적’으로 나타났다. 큰 키와 건장한 체구의 외적 요인이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 라포 형성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본인이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고개를 떨구는 등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상대방의 말을 듣는 데 집중하는 행동 언어를 취하는 것으로 보아 경청을 잘하는 사람으로 파악된다. 

반면 스피치 시 어눌하고 부정확한 발음과 아래를 향한 시선 처리는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며 커뮤니케이션에 방해 요인이 된다. 오히려 영어로 브리핑하는 것이 유창해 모국어보다 영어가 더 익숙하고 편해 보이기도 한다. 여유 있게 스피치를 하다가도 카메라 플래시나 시선이 집중되면 유독 심하게 말을 더듬는 모습을 보여 실제 성격은 내성적인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큰 키 때문인지 앉은 자세가 바르지 않고 흐트러져 있거나 구부정해 그룹을 대표하는 수장과 어울리지 않다. 따라서 자신감 있는 자세와 언변을 구사하면 좋겠다. 

눈에 띄는 외모와 달리 조용하고 섬세한 성격으로 알려진 조회장의 내적 요소는 ‘모순적’으로 나타났다. 분석된 내적 요소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합리적이고 섬세한 부분과 비도덕적이고 안하무인적인 상반된 키워드들이 함께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술을 전혀 못 하는 조회장은 퇴근 후 또는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독서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아들의 아버지인 조회장은 대한항공이 주최하는 행사장에 자녀들과 동행했고, 대한항공 배구팀의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가족과 함께 응원하기도 했다. 조회장의 모습을 보면 가정적이고 따뜻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비도덕적인 행동으로 과거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일례로 조회장의 난폭운전을 지적한 70대 할머니를 밀치고 폭언한 혐의를 받은 적이 있다. 또 차선을 위반하여 단속한 교통경찰을 치고 달아나는 심각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처럼 조회장에 대해 외부에서는 ‘갑질’ 이미지가 크게 자리 잡고 있으나 조직 내에서는 ‘수평적’이고 ‘합리적’인 문화를 선호하는 리더로 알려졌다. 2017년 대한항공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직급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익명게시판을 개설하여 조직 내 소통 분위기를 만들었다. 조회장은 특히 40대 젊은 총수답게 노타이, 복장 자율화, 점심시간 자율선택제 실시 등 기존 한진그룹이 가지고 있었던 ‘보수적’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합리주의’와 ‘수평적 사고’를 강조하는 조회장은 규칙이나 규범 등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인하대 부정 편입학으로 인한 학력 취소, 일감 몰아주기 논란,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 등은 이와 모순된 모습이다. 조회장이 취임 후 시행한 그룹의 변화는 자신과 그룹이 가지고 있는 ‘갑질’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직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냐”는 의구심 가득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조회장의 긍정적인 행보 이면에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의심을 받는 것은 그의 이미지가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모순점이 느껴지는 이유는 조회장이 그동안 저지른 사건과 그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따라서 조회장은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한 PI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해야 한다.

개인 이미지, 이제는 관리해야 

‘갑질’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제대로 알린 기업답게 한진그룹은 아직도 ‘갑질’ 논란의 대명사로 회자된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그룹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의심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이는 그룹뿐 아니라 조회장이 아직 대외적으로 신뢰를 회복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반면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회장에 대해 "부친 조양호 회장을 존경해 업무 내외적으로 부친의 가르침을 절대적으로 따르면서도 40대 젊은 리더답게 그룹 내에 혁신, 소통, 추진력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진그룹과 조회장이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 시점은 언제가 될지는 가늠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조회장이 앞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신뢰 회복의 시기가 결정될 것이다. 

조원태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숨은 의도’가 있지 않을까 의심을 받고 있다. 그가 일으킨 비윤리적인 ‘갑질’ 사건들이 그의 이미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행동 하나하나에도 모순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회장에게는 PI 전략 중에서도 이미지 관리가 특히 중요해 보인다. PI의 중심에는 최고 책임자, 즉 개인이 있다. CEO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긍정적이어야 그룹의 전체 이미지 역시 긍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숨은 의도’가 있지 않을까 의심을 받고 있다. 그가 일으킨 비윤리적인 ‘갑질’ 사건들이 그의 이미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행동 하나하나에도 모순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회장에게는 PI 전략 중에서도 이미지 관리가 특히 중요해 보인다. PI의 중심에는 최고 책임자, 즉 개인이 있다. CEO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긍정적이어야 그룹의 전체 이미지 역시 긍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사진=대한항공)

조회장의 모순적인 내적 요소는 하나의 키워드로 좁혀져야 하며, 큰 키로 말미암은 어색한 행동 언어에 대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PI 전략 중에서도 조회장에게는 이미지 관리가 중요해 보인다. PI의 중심에는 최고 책임자, 즉 개인이 있다. 그룹을 대표하는 CEO 개인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하며, 내외부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는 한진그룹의 3남매가 이미 확실히 보여줬다. CEO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긍정적이어야 그룹의 전체 이미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조회장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행동한다면 한진 그룹에 대한 현재의 이미지 역시 시간이 걸리더라도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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