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오프라인 부문은 5% 줄어든 반면, 온라인부문은 17%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업계가 추정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는 최소 100조원이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통째로 들이켰다'는 비유가 나오는 이유다.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생)를 주축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매장을 직접 찾기 보단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강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이같은 흐름을 따라 온·오프라인 간 장벽을 허물고 있다. 온라인 구매가 강세인 2535세대를 겨냥해 지난 9월 초 일명 미니멀 영 컨템포러리 브랜드인 '구호플러스(kuho plus)'를 내놨다. 온라인 전용이다.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구호플러스는 독특한 외형과 세련된 현대 감성을 갖춘 게 특징이다. 갈색 등 반기별로 유행인 의류 색상을 활용하고 연한 푸른색 등의 파스텔 색조로 강조를 주는 식이다.

출시 80여일째를 맞은 구호플러스는 통상 보급형 저가 브랜드들이 공유하는 '싸구려 이미지'를 일찍이 벗어난 듯하다. 삼성물산 통합 온라인몰인 SSF숍에 처음 선보여진 구호플러스는 2주 만에 목표 수량의 3배를 팔았다. 겨울 의류인 시그니처 코쿤 맥 코트와 포 시어링 무스탕 코트 등 주요 아우터(겉옷)의 경우 초도 물량이 소진돼 속속 재주문에 들어갔단 후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패션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와 앱에 올라 오는 리뷰들로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면서 "11월 들어선 당초 목표 판매량에서 120%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SSF숍 내 구호플러스 판매 목록 캡처.

옷의 질과 가격을 모두 잡은 점이 실속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읽힌다. 구호플러스는 자사의 고가 여성복 브랜드인 '구호'의 하위 브랜드다. 지난 1997년 탄생한 구호의 인기는 40살 안팎의 여성들에겐 아이돌급이다. '언니' 구호의 세련미를 이어받으면서도 가격 부담은 한층 덜어낸 '동생'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로 구호플러스에서 판매되는 의류와 액세서리 값은 구호에 비해 50~60% 가량 싸다.

현재 구호플러스의 전 의류와 잡화는 SSF샵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다만 향후 밀레니얼 세대가 자주 찾는 핫플레이스(인기 장소)에 팝업매장을 꾸준히 열어 시너지를 높이고 브랜딩을 강화하겠단 계획이다. 앞서 구호플러스는 지난 9월과 10월 각각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의 에잇디카페와 서울 청담동의 비이커 플래그십 스토어에 팝업매장을 개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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