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기태 기자] KEB하나은행에 이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해외 항공기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해외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먹을거리로 평가하고 있어서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비엣젯(Vietjet)에 금융주선을 완료했다. 규모는 에어버스321 기종 10대 구입자금인 1억4000만달러(약 1635억9000만원). 베트남 현지 시장에서 국내 은행이 항공기금융을 주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엣젯은 베트남 1위 저비용항공사(LCC)로, 11월 현재 기준 항공기 7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호치민 구간 등 한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다낭과 나트랑, 푸꾸옥 등 총 9개 직항로를 운항한다. 비엣젯은 우리은행이 주선해 새로 구입한 항공기를 아시아 주요도시 운항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규백(왼쪽 첫번째) 호치민 지점장과 이상민(왼쪽 4번째) 우리은행 글로벌IB부장, 응어옌 티 푸엉 타오(왼쪽 5번째) 비엣젯 회장(CEO) 등이 비엣젯 호치민 본사에서 열린 항공기금융 약정 서명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김규백(왼쪽 첫번째) 호치민 지점장과 이상민(왼쪽 4번째) 우리은행 글로벌IB부장, 응어옌 티 푸엉 타오(왼쪽 5번째) 비엣젯 회장(CEO) 등이 비엣젯 호치민 본사에서 열린 항공기금융 약정 서명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이번 거래가 동남아 항공기금융 시장을 선점하고, 현지 IB(투자은행)영업의 저변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우리은행은 비엣젯의 운전자금대출, 대출금 관련 에스크로(제3자가 거래대금을 보관했다가 대신 지급해주는 서비스) 계좌 등을 유치했고, 임직원 대상 리테일(소매금융) 영업도 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에서 추진해 온 적극적인 현지화 영업전략과 글로벌 IB(투자은행) 데스크 확장으로 해외영업을 활성화 하고 있다"며 "이번 항공기금융 또한 베트남 IB데스크와 함께 베트남 항공시장을 철저히 분석해 얻어낸 결실이다"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 중 해외 항공기금융 시장에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건 KEB하나은행이다. 지난 2016년 항공기 임대시장 세계 1위 업체인 에어캡(AERCAP)에 1억달러(약 1168억5000만원) 규모의 금융을 주선하며 첫발을 뗐다.

이듬해 9월엔 항공기 임대 업체 아발론(AVOLON)에 3억달러(약 3505억5000만원), 지난해엔 '일본형 오퍼레이션 리스(JOL)' 방식으로 총 5500만달러(약 642억5100만원) 규모의 항공기금융 주선에 성공했다. JOL은 항공기나 선박 등 거액의 유형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운용리스 계약이다. 일본의 경우 세제 혜택을 활용할 수 있어 구조화금융 시장참가자들이 자금 조달 방식으로 많이 활용해왔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하나은행과 함께 에어캐나다에 5200만달러(약 607억5680만원) 규모 운용리스 금융주선을 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이 해외 항공기금융을 공동주선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KB국민은행은 간접투자 방식을 선택했다. 올해 3월 해외 항공기금융 전문운용사인 노부스 캐피탈이 운용하는 펀드 2개에 1000만달러씩 투자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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