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유해성 논란…설 자리 잃는 전자담배
꺼지지 않는 유해성 논란…설 자리 잃는 전자담배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11.19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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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우울한 전망에 허리띠 '질끈'
기자실 없애고 직원-마케팅비용 줄이고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전자담배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유해성 논란 여파로 보인다. 전자담배업체들이 저마다 덩치 줄이기에 나선 가운데, 앞으로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지난 2017년 미국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PMI)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출시하며 불 붙기 시작했다. 이후 전체 담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단시간에 12%대까지 치솟으며 급속히 퍼져나갔다. 

하지만 최근들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면서다. 지난해 전자담배의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은 8%대로, 4%p나 떨어졌다. PMI도 영업이익이 300억원이나 쪼그라들었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유해성 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PMI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여전히 큰 간극을 보이고 있다. 식약처는 "일반 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타르 등 일부 유해물질이 더 많이 검출됐다. 덜 해롭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PMI는 "정확한 실험결과를 공개하라"고 맞서고 있다.

23일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3 듀오 출시를 발표했다. (사진=고정훈)
23일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3 듀오 출시를 발표했다. (사진=고정훈)

이런 상황에서 PMI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 있는 기자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다음달 13일까지만 운영한다. PMI의 한국법인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점점 줄어드는 영업이익을 만회하기 위해 기자실 폐쇄를 결정했다"고 했다. 기자실 운영 비용은 임대료와 상주 직원 인건비 등으로, 연간 총 1억~2억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코스는 출시 이후 선두자리를 계속해서 지켜왔다. 그런데도 PMI가 사정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큼 전체 전자담배업계가 어렵다는 반증이다"면서 "선두업체가 기자실을 폐쇄할 정도면 다른 업체들은 사정이 더 안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폐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된 액상형 전자담배는 상황이 더욱 어렵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폐질환 환자는 3000여명에 이른다. 지난 9월 국내에서도 같은 질병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폐질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선제적인 조치로 미국 일부 주와 우리나라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사용 중단을 권고한 상황이다. 이같은 조치에 주요 편의점과 면세점이 동참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이 여파로 미국 1위 전자담배 업체인 쥴랩스도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최근 쥴랩스는 전체 직원의 16%에 달하는 65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쥴랩스 전체 직원은 4000명 정도다. 650명을 감축하면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쥴랩스는 미국 내에서 제품 광고를 중단하면서 마케팅 지출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도 액상형 전자담배와 같이 뭇매를 맞고 있다.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는 궐련형과 액상형을 혼합해 만든 제품이다.

재팬타바코인터내셔널(JTI)의 플룸테크와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의 글로센스는 출시 초기에는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는 그 열기가 한풀 꺾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센스 디바이스가 많이 나갔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려오지만, BAT가 2주 또는 한달 체험 행사로 뿌린 물량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실적으로 잡히기 위해서는 판매가 돼야하는데 아직까지는 판매량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해성 논란으로 액상형 전자담배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현재 식약처가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연구용역에 들어갔지만, 결과가 업체에게 유리하게 나오더라도 시민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며 "해외나 국내에서 당장 판매가 금지되지는 않겠지만,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가향 물질 금지 및 판매규제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쥴이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쥴랩스코리아)
지난달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사진=쥴랩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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