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네이버이 일본 자회사 라인이 일본 포털 사업자인 야후재팬과 18일 경영통합에 합의할 예정이라고, 이날 주요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경영통합에 기본적으로 합의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경영통합 합의 결정 후, 양사는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이번 통합 발표가 주목 받는 이유는, 한일 양국의 주요 포털-메신저 서비스의 결합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에 대항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 탄생한다는 점이다. 일본 시장 중심이긴 하지만 1억명 규모의 이용자를 바탕으로 검색-메신저-통신-금융에 이르는 플랫폼이 만들어지게 된다. 

또한 이해진의 네이버와 손정의의 소프트뱅크의 손을 맞잡는다는 것도 화제다.  네이버는 현재 일본 라인의 주식 70% 이상을 보유하고있다. 소프트뱅크는 Z홀딩스의 대주주로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인터넷기업의 결합으로 향후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지각변동도 기대된다.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Z홀딩스의 매출은 9,547억엔(약 10조2,548억원)이고 라인의 매출은 2,071억엔(약 2조2,245억원)이다. 양사 경영통합이 되면 라쿠텐을 제치고 일본 인터넷 기업 중 매출 1위 기업이 된다. 시가총액은 Z홀딩스가 1조8,518억엔(약 19조8,909억원)과 라인이 1조1,048억엔(약 11조8,671억원)이다.

경영통합 방식은 양사가 50%씩 출자로 합자회사를 설립, 라인과 Z홀딩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측은 "거래가 완료되면 라인은 네이버 측과 소프트뱅크가 50대 50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가 된다. 합작회사는 Z홀딩스를 지배하는 주주가 되고 Z홀딩스는 통합지주회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왼쪾)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왼쪾)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적과의 동침'...글로벌 시장 넘보는 네이버

이해진 네이버 총수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미 깊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전담조직인 '네이버랩스'와 로봇 등 신기술에서 접점이 많았다. 네이버는 앞서 소프트뱅크 그룹의 벤처캐피탈(VC)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펀드투자에 꾸준히 참여해 오기도 했다. 

다만 양사는 핀테크 사업에서 경쟁이 격화됐다. 일본은 현금 위주의 경제에서 간편결제로의 전환기에 있다. 일본 정부에서도 '캐시레스 비전(cashless vision)'을 발표하며 그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시장에서 선점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각 기업들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Z 홀딩스의 '페이페이'가 앞서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소프트뱅크의 모바일간편결제 '페이페이'의 사용자수는 1400만. 라인페이는 287만명 정도로, 라인의 5배가 넘는다. 페이페이는 100억엔(한화 약 1000억원)을 넘게 포인트 환급 행사(페이백)를 진행한 바 있다. 라인도 이에 질세라 5월 300억엔(약 3,270억원)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다. 이는 네이버 실적에도 영향을 미쳐, 2분기 네이버 영업익이 1,283억 원에 그치게 했다. 전년동기 대비 48.8%, 전분기 대비로는 37.8% 감소한 수치다. 3분기에도 라인은 적자를 지속 중이다. 

수익성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양사는 출혈경쟁보다는 협력 관계로 돌아서기로 했다. 이들의 미래는 국내 포털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카카오는 다음을 합병, '카카오톡'을 위시해 엄청난 확장세를 계속하고 있다. 대부분의 다음 콘텐츠가 카카오톡을 통해 송출되며, 그외 주문/배달/페이/투자/쇼핑 등도 카카오톡 하나로 가능하다.

이처럼 Z홀딩스도 간편결제 및 이커머스 사업에 라인을 더해 모바일 연결성이 강화될 수 있다. 라인도 다른 서비스로의 확장이 용이해진다. 소프트뱅크는 ‘DiDi’ 택시헤 일링 서비스, 호텔서비스(OYO), 금융서비스(SBI증권, 은행) 등을 제공 중이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결제 데이터'가 쌓이면서 핀테크 사업도 확장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메신저와 포털의 결합으로 국내서 큰 성장을 했으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으며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에서의 파이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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