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늦어도 내년 4월 폐점하는 두타면세점의 후임으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대두됐다. 지역적인 한계에 부딪혀온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동대문 상권을 형성한 두타면세점 부지를 빌려 면세 사업 범위를 넓히겠단 복안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전날 두산과 두타면세점 매장 임대, 자산 양수도 등 상호 협력방안이 담긴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두산 면세사업 부문 중 자산 총액의 42%를 웃도는 부동산과 유형자산 일부를 619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자산 총액 대비 42%를 웃도는 규모다.

면세점 직원들의 고용에 대해선 양사가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두산과 현대백화점 측은 "주인이 바뀌는 시점에서 불안해 할 두타면세점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꾸준히 소통할 계획이며 현재 두타면세점의 재고자산과 유형자산도 양수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 내부. (사진=신민경 기자)
서울 중구 소재 두타면세점 내부. (사진=신민경 기자)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서울 삼성동의 무역센터점 한 곳에서만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오는 14일 마감인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권 입찰전'에서 사업권을 따낼 경우 총 2곳의 점포를 갖게 된다. 앞서 관세청은 11일부터 서울 3곳과 인천 1곳, 광주 1곳, 충남 1곳 등 시내 면세점 특허권 5개에 대해 입찰을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행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사업 안정화를 위한 최선책이란 반응이다. 동대문 일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있은 뒤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신 또 다른 '큰 손'으로 떠오른 따이궁(대리 구매상)의 주된 방문지여서다. 한 대형 면세업계 관계자는 "따이궁의 발길이 시작된 곳이 동대문인 데다 시간이 곧 금인 따이궁에게 업계 주요 면세점을 돌아다니기엔 강남보단 강북이 지리적으로 좋다"면서 "모객도 수월해지고 상품 수급에 대한 단가조정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우려요소도 있다. 일명 '짝퉁시장'이란 이미지가 박혀 있는 동대문 상권의 특성상 빅브랜드(유명 상표)를 유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두타면세점이 샤넬과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유치에 실패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산과 한화가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보고 특허권을 자진 반납한 만큼 전반적인 시장성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현재 대형 면세점 기준 송객수수료(모객을 조건으로 여행사에 지급하는 돈)율은 10% 중후반대에 형성돼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이 강북 신규 매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송객수수료를 크게 높일 경우 인접 업체들도 동요할 수 있단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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