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기태 기자] KEB하나은행이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취득하고,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를 계기로 하나은행은 신남방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BIDV가 발행한 신주 6억330만2706주를 1조148억원(주식 취득일 환율기준)에 인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총 지분의 약 15%로, 베트남 중앙은행(State Bank of Vietnam)에 이어 2번째로 많다. 국내은행 사상 최대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다.

지난 1957년 설립된 BIDV는 증권과 보험, 리스, 자산관리 등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베트남 최대 자산규모의 국영상업은행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지분 95.3%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8년말 연결기준 총자산 66조3000억원, 당기순이익 3809억원으로, 비엣콤은행(Vietcom Bank), 비엔틴은행(Vietin Bank), 아그리뱅크(Agri Bank)와 함께 현지 4대 상업은행으로 꼽힌다.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판 둑 뚜 BIDV 이사회의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레 응옥 람 BIDV 은행장 대행(왼쪽부터)이  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melia) 호텔에서 열린 'BIDV 전략적 투자자 지위 취득' 기념행사에서 나무에 물을 주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BIDV가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다.(사진=하나은행)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판 둑 뚜 BIDV 이사회의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레 응옥 람 BIDV 은행장 대행(왼쪽부터)이 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melia) 호텔에서 열린 'BIDV 전략적 투자자 지위 취득' 기념행사에서 나무에 물을 주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BIDV가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다.(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하노이와 호치민 등 2개 영업점을 통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주로 영업을 해왔다"며 "이번 지분 취득으로 BIDV가 보유한 방대한 영업망을 활용한 선진금융 서비스 제공으로 본격적인 금융한류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BIDV는 베트남 전역에 1000여개 지점과 사무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5만8000여개 등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은 전략적 투자자 지위 취득을 기념해 지난 11일 하노이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 판 둑 뚜 BIDV 이사회의장,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와 브엉 딩 후에 베트남 부총리, 르 민 홍 베트남 중앙은행 총재 및 양행을 거래하는 베트남과 대한민국 현지 기업대표 등 내·외빈 400여명이 참석했다.

하나은행은 향후 리스크 관리 기법과 개인금융 노하우를 BIDV에 전수해 기업금융 위주인 자산포트폴리오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BIDV 대출자산의 70% 이상이 기업금융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금융 관계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BIDV의 금융비즈니스 기반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BIDV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활발한 제휴로 현지 기업과 베트남 진출 대한민국 기업 모두에게 앞서가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금융 가교 역할을 수행해 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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