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식스팩’, SM6•QM6 시승기 “잘 팔리는 이유 있네”
르노삼성의 ‘식스팩’, SM6•QM6 시승기 “잘 팔리는 이유 있네”
  • 민병권 기자
  • 승인 2019.11.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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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르노삼성의 주력 차종인 SM6와 QM6, 이른바 ‘6시리즈’, ‘6 라인’의 여러 파워트레인을 한자리에서 시승해볼 기회가 있었다. 모아놓고 바꿔 타며 비교해보니 각각의 장단점과 다채로움이 더욱 잘 드러났다.

가장 먼저 운전한 것은 SM6 GDe 프리미에르다. 풀어서 말하면 엔진은 중형차에 가장 보편적인 2.0L 가솔린이고 트림은 가장 고급인 차다. SM6 최대 강점은 첫 출시 때나 지금이나 디자인, 특히 잘난 얼굴이다. 데뷔 4년차지만 앞모습은 여전히 감탄을 자아내고, 딱히 손볼 여지가 없어 보인다.

프리미에르는 얼굴에 흐르는 귀티를 실내까지 끌어들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S링크 8.7인치 내비게이션, 스피커 13개 보스 사운드시스템, 멀티센스 주행모드, 액티브 댐핑 컨트롤 등 SM6에 가능한 고급 장비를 망라한 것은 물론 나파 가죽으로 마감까지 고급화했다. 대시보드와 도어 안쪽까지 넓게 두른 밝은 색 가죽과 박음질 패턴이 수입차 부럽지 않다.

르노삼성 SM6 GDe 프리미에르
르노삼성 SM6 GDe 프리미에르

프리미에르는 르노의 ‘이니셜 파리(Initiale Paris)’와 동등한 르노삼성의 최상위 브랜드다. 최고급 ‘트림’이 아니라 ‘브랜드’로 칭하는 이유는 차의 사양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차별되기 때문이다. 프리미에르 멤버십 고객에게는 정비·점검시 전문 기사의 픽업 및 딜리버리 서비스 등 일반 르노삼성 모델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혜택이 주어진다. 현재 SM6, QM6에 적용되지만 향후 프리미에르 적용 차종 확대를 검토 중이다. 르노의 경우 탈리스만(SM6), MPV인 에스파스뿐 아니라 소형차 클리오까지 이니셜 파리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프리미에르 치장이 가리지 못한 부분들의 디자인과 재질이 데뷔 4년차라는 나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지난 7월 2020년식 모델로 바뀌면서 상품성은 높이고 가격은 낮췄지만 여전히 만듦새가 아쉬운 디테일들이 눈에 띈다. 경쟁 모델이 제공하는 첨단 장비들을 선택할 수 없는 것도 아쉽다.

르노삼성 2020 SM6 GDe 프리미에르
르노삼성 2020 SM6 GDe 프리미에르

19인치 휠·타이어를 끼운 시승차는 빠른 몸놀림과 탄탄한 핸들링이 젊고 스포티하지만, 요즘 500만원 할인 판매하는 TCe에나 어울릴 법한 세팅이다. 중형세단 최고 정숙성을 내세우는 GDe의 평범한 엔진 힘이나 느슨한 제동 답력과는 조화롭지 않게 느껴졌다. 프리미에르의 ‘고품격’을 말하기에는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내년 나올 부분변경 모델이 이러한 미비점들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QM6 GDe 프리미에르는 ‘프리미에르’만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나 차별화에선 SM6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운전 특성이나 승차감을 포함한 차의 기본기는 SM6보다 한결 보편 타당하게 느껴진다. ‘6 라인’이 르노삼성을 떠받치는 양대 기둥이라곤 하지만,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보면 전체의 50%를 QM6가 차지하고 SM6는 20% 미만이다. SUV가 인기인 시장 경향뿐 아니라 QM6의 무난함과 국내 시장에 잘 맞춰진 완성도가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르노삼성 QM6 프리미에르
르노삼성 QM6 GDe 프리미에르

QM6 GDe, 즉 2.0 가솔린 모델은 지난 6월 ‘더 뉴 QM6’라는 이름으로 상품성을 강화한 2020년형 모델이 새로 나왔다. 이전 모델도 뛰어난 정숙성에다 가솔린 모델치곤 우수한 연비가 장점으로 평가 받았지만 신형은 연비가 더 좋아졌다. 서스펜션 스프링을 바꿔 차체를 10mm 낮추고 바닥에 커버를 추가해 공기역학성능을 개선한 결과 11.7km/L였던 연비가 12.0km/L로 향상됐다.

불과 0.3km/L지만 덕분에 11km대였던 연비가 ‘12km대’로 높아졌고 중형·준중형을 넘어 소형 가솔린 SUV들보다도 좋은 연비를 확보한 점이 인상적이다. 국산 가솔린 SUV중 가장 좋은 공인 연비를 실현함으로써 디젤 SUV 대비 높은 연료비 지출에 따른 심리적 부담을 줄였다. QM6 GDe는 중형 가솔린 SUV중 가장 잘 팔린다.

르노삼성 더 뉴 QM6 LPe
르노삼성 더 뉴 QM6 LPe

하지만 올해 히트작은 따로 있다. QM6 LPe다. 르노삼성은 지난 3월 LPG차의 일반판매 허용즉시 SM6 LPe를 출시한 데 이어 6월 더 뉴 QM6에도 LPe 모델을 추가했다. 아직 경쟁사의 대응이 없어 국내 유일 LPG SUV로 군림하고 있다. LPe가 QM6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5%에 달한다. 덕분에 QM6 판매도 작년보다 40% 늘었다.

안타봐도 알 수 있는 장점은 역시 경제성이다. 휘발유 대비 50~60% 수준인 저렴한 연료비를 바탕으로 중형·준중형 SUV중 가장 경제적인 총 소유비용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GDe 모델에 뒤지지 않는 동력성능과 정숙성을 확보한 점이 히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한자리에 모아놓고 시승해봐도 QM6중에선 LPe에 대한 호감이 가장 높았다. 디젤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엔진 힘은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가·감속이 잦은 도심주행을 주로 (천천히)한다면 오히려 LPe의 부드러움이 빛난다.

르노삼성 QM6 LPe
르노삼성 QM6 LPe

이에 비하면 QM6 디젤은 토크가 좋긴 하지만 주행 질감이나 가·감속 조작에 대한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연평균주행거리가 특별히 많지 않다면 마음이 절로 LPe쪽으로 기울만하다. 역시 잘 팔리는 이유가 있다. 다만 더 뉴 QM6에 새롭게 추가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보행자 감지 자동긴급제동시스템은 디젤에만 적용된다. 또, LPe 모델은 ‘도넛탱크’가 트렁크에 있어 트렁크 바닥이 일반 QM6보다 높게 튀어나와 있고 아래쪽 추가공간을 쓸 수 없는 것이 흠이다. 그래도 GDe에 상응하는 편의장비를 갖추었고, 가스를 한번 충전하면 500km 주행이 가능한 실용성도 챙겼다.

르노삼성 QM6 dCi 2.0 4WD
르노삼성 QM6 dCi 2.0 4WD

QM6의 두 가지 디젤(dCi) 중에선 다운사이징 모델인 1.7에 호감이 갔다. 더 뉴 QM6는 지난 9월 신형 디젤 모델이 출시됐는데, 기존 2.0 외에 1.7이 추가됐다. 2.0은 4륜구동만 나오고, 기존 2륜구동 2.0 역할을 1.7이 물려받았다. 둘 다 기존 LNT 방식 대신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시스템을 적용해 강화된 배기규제를 충족시키면서 연비까지 개선했다. 특히 1.7은 중형 SUV중 가장 우수한 14.4km/L의 연비를 제시한다. 최고출력 190마력을 발휘하는 2.0 dCi 4륜구동 모델 연비도 11.7km/L에서 12.7km/L로 좋아졌다.

르노삼성 QM6 dCi 2.0 4WD
르노삼성 QM6 dCi 2.0 4WD

신형 디젤 엔진은 최대토크 영역을 확대해 발진 가속 등 주행성능도 개선했다. 이전 2.0 엔진은 최대토크 발생영역이 2,000~2,750rpm이었는데, 신형은 1,750~3,500rpm에서 38.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게 됐다. 1.7 역시 1,750rpm부터 2,750rpm까지 34.6kgm의 최대토크가 나온다. 혼자 타고 평지에서 시승하는 환경에선 1.7도 충분히 쓸만했지만, 뒷심이 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외에도 차음재 보강과 재질 개선을 통해 정숙성을 높였다고 하는데, GDe, LPe를 먼저 시승한 탓인지 체감하긴 어려웠다. 대신 요철구간을 통과할 때는 충격음을 잘 잡아내 마음에 들었다. 천천히 다닐 때 전반적인 소음·진동은 1.7이 조금 낫게 느껴졌다. 대신 2.0에서 프리미에르를 선택하면 1·2열 이중접합 유리가 적용된다.

르노삼성 QM6 LPe
르노삼성 QM6 LPe

르노삼성자동차가 올 한해 이렇다 할 신차 없이도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SM6, QM6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 덕분임에 틀림없다. 다행히 내년에는 출시계획이 잡힌 완전 신차(들)이 있다. 6 라인은 부담을 조금 덜 수 있겠다. 또한 올해 히트작인 LPe에 대한 편중이 다소 낮아지면서 다양한 모델이 고루 팔리게 될 전망이다. 부디 세간의 우려를 씻어내고 르노삼성이 바라는 것처럼 전체 판매량 확대로 이어지길 바란다.

르노삼성 2020 QM6•SM6 프리미에르
르노삼성 2020 QM6•SM6 프리미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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