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3세 경영을 시작한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 때문에 조용할 날이 없다. 소위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가족 간 비리 폭로전이 시작되면서 그룹은 지워지지 않을 경영 리스크가 생겼다. 이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조회장은 취임하면서 ‘NEW 효성’을 내세웠다. 그리고 ‘투명경영’과 ‘신뢰’를 강조하며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NEW 효성’ 전략 중 하나는 다른 그룹들의 오너들처럼 회장이 경영을 직접 하지 않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는 것이다. 이는 조회장이 자신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그룹의 이미지를 분리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회장의 부정적 이미지는 여전히 존재감이 크다. 

효성그룹은 선대회장부터 ‘효성 DNA’로 ‘기술, 신뢰, 글로벌 감각’을 강조해왔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그룹 내 공장을 방문해 응원할 만큼 효성그룹의 기술력은 뛰어나다. 이는 조석래 명예회장이 집념으로 키워낸 기술력에 조회장의 젊은 감각과 글로벌 사업 전략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조회장에게는 ‘효성 DNA’ 중 ‘신뢰’가 부족해 보인다.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 세계 시장에서 사업 성과를 내고 있지만, 각종 배임, 횡령 등의 비리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조회장은 2014년 첫째 동생 조현문 전 부사장의 고발을 시작으로 비자금 조성, 조세 포탈, 개인적 용도의 법인카드 사용, 명품 반입 미신고에 따른 세관 적발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조회장은 진행되고 있는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사건이 터지는 패턴을 보였다. 또 본인뿐 아니라 주변 측근들의 사건에도 늘 연루되어 효성그룹은 ‘비리백화점’이라고 불렸고 결국 그룹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조회장에게는 큰 과제가 있다. 조회장이 낸 성과만큼 관리가 필요한 것은 조회장 자신의 이미지이다. 그룹과 개인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하루 빨리 비리 사건을 해결하고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자신감 있는 태도는 좋지만

디지털투데이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조현준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에 따르면 조회장의 대표 이미지 키워드는 ‘남성적, 자신감, 냉소적’이다. 

조현준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조현준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조회장의 외적 요소 키워드는 ‘남성적’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 축구, 스키 등 다양한 스포츠를 접했고 예일대 재학 시절에는 야구와 미식축구 교내 대표선수로 활동했을 정도로 스포츠 마니아다. 그래서인지 체격이 다부지고 건장하며 얼굴 골격이 커 남성적이고 압도적인 느낌을 준다. 길게 트인 외꺼풀의 눈에 코가 날렵해 기민해 보인다. 광대뼈가 발달한 넓은 얼굴은 마치 바위처럼 굳건해 보이고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항상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며 하얀 피부와 깔끔한 디자인의 안경은 귀티가 나며 세련된 느낌이다. 

조회장의 내적 요소 키워드는 ‘자신감’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스포츠 활동과 긴 해외 생활을 통해 승부욕과 자신감을 키워온 것으로 추측된다. 각종 비리와 관련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회장은 해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장 개척에 힘썼다. 세계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네트워크 강화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의 고위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하여 협력 관계를 공고히 다졌다. 그 결과 중국, 베트남 등의 해외에서 그룹 내 주력 제품의 매출 70% 이상을 달성했다. 

조현준 회장은 남성적인 얼굴에 체격이 다부지고 건장해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항상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면서 깔끔한 디자인의 안경을 착용해 세련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질 정도로 승부욕과 자신감이 강한데, 지난 8월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유머러스한 언변으로 대화를 리드하면서 대통령의 웃음을 자아냈다. 조회장은 유연하고 자신감 넘치는 내적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은 남성적인 얼굴에 체격이 다부지고 건장해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항상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면서 깔끔한 디자인의 안경을 착용해 세련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질 정도로 승부욕과 자신감이 강한데, 지난 8월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유머러스한 언변으로 대화를 리드하면서 대통령의 웃음을 자아냈다. 조회장은 유연하고 자신감 넘치는 내적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효성그룹)

조회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효성 그룹을 방문했을 때 조회장은 유머러스한 언변으로 대화를 리드했다. 등산을 좋아하는 문대통령에게 자사의 탄소 섬유 등산용 스틱을 소개하며 “나중에 개마고원 트래킹 가실 때 우리 제품을 써 달라”고 가벼운 농담을 해 대통령의 웃음을 자아냈다. 대통령을 만나면 지나치게 예의를 갖추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그룹의 대표들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반면 자신감이 과도할 때 나타나는 냉소적인 모습 또한 공존하고 있어 조회장의 행동 언어 키워드는 ‘냉소적’으로 분석됐다. 언론에 노출된 동영상 대부분은 조회장의 비리와 관련해 검찰에 출두할 때의 모습들이다. 일반적으로 그룹 대표가 검찰에 출두할 때는 ‘사죄’의 행동 언어를 보여준다. 그러나 조회장은 죄의식이 전혀 없는 듯 입가에 미소까지 보여줬다. 자신이 무혐의를 받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인지 그 심리가 무의식적으로 입꼬리에 미세한 움직임으로 반영된 듯 보인다. 그리고 곧 스스로 냉소적인 표정을 짓고 있음을 알아차린 듯 의도적으로 무표정으로 전환하는 태도를 보였다. 행동 언어는 사람들에게 가장 쉽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다. 따라서 상황에 맞는 행동 언어를 신중하게 구사해야 한다. 

조현준 회장은 자신감이 과할 때 나타나는 냉소적인 모습도 공존한다. 일반적으로 그룹 대표가 검찰에 출두할 때는 ‘사죄’의 행동 언어를 보여주는데, 조 회장은 죄의식이 전혀 없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행동 언어는 사람들에게 가장 쉽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다. 따라서 상황에 맞는 행동 언어를 신중하게 구사할 필요가 있다. (사진=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은 자신감이 과할 때 나타나는 냉소적인 모습도 공존한다. 일반적으로 그룹 대표가 검찰에 출두할 때는 ‘사죄’의 행동 언어를 보여주는데, 조 회장은 죄의식이 전혀 없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행동 언어는 사람들에게 가장 쉽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다. 따라서 상황에 맞는 행동 언어를 신중하게 구사할 필요가 있다. (사진=효성그룹)

일반적 대화를 할 때와 달리 스피치 할 때 조회장은 부자연스럽다. 문대통령과의 대화처럼 스크립트가 없는 상황에서는 유연하고 적극적인 손짓 언어를 보여준다. 반면에 대중 연설을 할 때는 동일 인물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상반된 모습이다. 스크립트와 정면을 번갈아 가며 응시하는 빈도가 잦아 청중들에게 말의 내용보다는 산만함이 더 잘 느껴진다. 또 전달하려는 이야기를 완전히 숙지하지 않은 듯 준비한 스크립트만 보고 읽는 것이 익숙해 보인다. 

부정적 이미지에 묻혀버린 강점

PI 관점에서 보면 조회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다. 그룹 내에서는 ‘NEW 효성’ 체제 선언과 함께 조회장 개인의 부정적인 이미지 소거를 기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룹대표자는 조회장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비리백화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조회장 오너일가와 조회장의 개인 이미지가 그룹 전체의 이미지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회장의 PI를 그룹 차원에서 중요한 사안으로 생각해야 할 이유다. 

조회장은 내∙외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조회장의 강력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나머지 긍정적인 요소들을 잠식한다. 조회장의 강력한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미 가지고 있는 긍정적 요소들을 잘 활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이미지 전환은 가능하다. 조회장은 효성그룹의 DNA 중 하나로 ‘신뢰’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룹의 성장을 위해 더 이상의 비리가 아닌 신뢰를 쌓는 조회장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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