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현존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서 이제 '포노 사피엔스'로 불린다. 휴대폰을 뜻하는 'Phono'를 붙인 신조어로,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세대를 뜻한다. 모바일 메신저로 시작한 카카오톡의 성공은 필연적이었던 셈. 카카오톡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시대, 카카오톡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메일'도 됩니다
최근에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이메일 도메인으로 한메일(@hanmail.net)을 쓰면 '늙은이'라는 것. 한메일에서 다음으로 바뀐 것이 2011년, 벌써 십년이 다되어가니 그럴 만도 한가 싶었다. 그리고 그 충격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카카오메일이 나왔다.
카카오톡 더보기탭(...)의 '메일' 버튼이 생겼다. 계정을 만드는 데 10 카카오콘이 필요하다. 지난 9월 론칭된 리워드 프로그램인 카카오콘을 시작하는 데 동의만 해도 10콘을 받을 수 있다. 이후 몇번의 터치를 거치면 @kakao.com 계정을 만들 수 있다.
메일 수발신은 물론 그동안 카카오톡에서는 제한(300MB)이 있었던 대용량 파일 첨부도 가능해진다. 이메일 서비스는 최대 15GB의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메일 수신 시 카카오톡 채널 ‘죠르디’를 통한 알림 ▲스마트 분류함을 통해 청구서, 쇼핑, 소셜, 프로모션 등의 메일을 자동으로 분류 ▲불필요한 메일은 7일이 지나면 휴지통으로 이동되는 등 편의성도 높였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안에서
2014년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합병하면서 웹과 모바일의 시너지가 예상됐지만, 카카오는 모바일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더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름도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로 바뀌고, 최근엔 카카오가 포털 다음을 아예 없앤다는 루머가 돌 정도였다.
다만 카카오 측은 "다음메일은 다음메일, 카카오메일은 카카오톡 내에서만 별도로 사용하는 메일 서비스"라고 선을 그엇다. 카카오톡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한 장치라는 설명이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내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연결성이 카카오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카카오톡에서 기프티콘을 선물받아, 바로 카카오톡 주문하기로 배달까지 가능하다. 검색은 물론 일정 확인, 결제, 투자, 커머스, 음식 배달, 동영상 등 인기 콘텐츠 시청, 심심풀이용 스낵게임까지 카카오톡에 담겨져 있다.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앱 체류시간은 길어진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한국인이 오래 사용한 앱 1위는 유튜브가 총 460억분으로 1위, 그 뒤로 카카오톡(220억분), 네이버(170억분), 페이스북(45억분)이 자리잡았다. 긴 시간 시청하게 되는 영상 콘텐츠의 특성을 감안하면, 메신저 중심의 카카오톡 체류시간은 엄청나다.
카카오톡이 무거워질 수록 벌리는 '돈'
플랫폼 사업에게 트래픽은 곧 돈이다. 이미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여러 서비스를 총집합, 돈을 벌기 시작했다.
채팅목록탭 광고 '카카오톡 비즈보드'는 광고를 터치하면 애드뷰(풀뷰, 콤팩트뷰)’, ‘채팅방(챗봇, 톡채널 메시지, 참여형 이벤트)’, ‘#탭 검색결과’, ‘카카오 커머스 플랫폼’ 등으로 연결되며 직접매출 창출을 포함한 광고 노출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미 5월 시작한 CBT 단계에서 일매출 2~3억을 기록했으며, 투입된 광고비 대비 매출이 400% 이상을 기록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4분기 ‘톡보드’ OBT가 적용되는 시점의 톡비즈(카카오톡 플랫폼광고 + 커머스) 매출은 3분기 대비 2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전 1년 평균 분기성장률도 9.2%에서 이후 1년간 13%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톡비즈 매출은 2019년 49.4% 성장에 이어 2020년 51.7% 성장을 구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톡 내 서비스가 추가될 때마다 '카카오톡이 너무 무겁다'는 불만이 들린다. 몇몇 이용자들은 "메신저 기능만 있는 카카오톡이 나온다면 돈을 내고서라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카카오톡이 무거워질 수록 카카오는 돈을 번다. '슬림한' 카카오톡에 대한 염원은 꽤 오랜 기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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