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기태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전 관계사가 참여하는 '오픈API(누구나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공개된 인터페이스) 플랫폼'을 6일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ICT(정보통신기술)전문 관계사인 하나금융티아이가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그룹 내 관계사가 동시에 오픈API를 구축한 것은 국내 금융권 최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2월 하나은행이 독자적으로 오픈API 서비스를 개시해 지금까지 300여 API로 다양한 외부 플랫폼 사업자들과 활발하게 디지털 제휴를 전개해 왔다. 여기에 더해 이번 통합 오픈API 플랫폼엔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등 6개 관계사와 그룹 공동 사업으로 추진중인 하나멤버스가 참여했다.

하나금융은 오픈API 플랫폼 출시를 시작으로 그룹 전체의 개방적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픈API 플랫폼을 기반으로 관계사간 협업을 더욱 강화하고, 외부 플랫폼 사업자와도 효과적인 제휴를 통해 손님과 금융 서비스의 접점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예를 들어 환전서비스를 여행플랫폼과 연계하면 여행 상품을 구매한 손님이 별도의 은행 방문이나 은행 앱을 구동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환전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즉, 이용 빈도가 높은 생활 플랫폼의 한 부분으로 금융이 자연스럽게 융화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하나금융)
(사진=하나금융)

외부의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기존의 금융 플랫폼에 입점시켜 기능 위주의 금융서비스를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것도 추진한다. 현존하는 금융 콘텐츠들은 대부분 손님들이 잔고 조회와 이체 등 특정 목적만 수행한 후 바로 플랫폼을 빠져 나오게 되는 목적지향형으로 서비스 간의 두드러진 차별성이 없다.

향후 헬스케어, 여행, 자동차 등과 같은 다양한 생활 밀접형 콘텐츠를 확보해 이들을 금융플랫폼 내로 수용한다면 경쟁력 있는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하나금융 측은 내다보고 있다.

대내외 데이터 유통 채널로도 오픈API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API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인증된 제휴처가 데이터를 요청하면 해당 데이터를 보내주는 것인데, 하나금융은 오픈API 플랫폼이 향후 데이터 사업을 견인하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하나금융은 정기적으로 대외 API 개발자나 사업 담당자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해커톤(Hackathon)도 추진해 API 생태계 자체의 확대에 기여할 방침이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 내에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 참여자가 팀을 구성해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행사다.

한준성 하나금융 디지털 총괄부사장은 "개방성을 전제로 한 혁신이 생존명제가 된 디지털시대에 하나금융의 '오픈 API 플랫폼'은 금융사의 폐쇄적 서비스정책이 개방형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외 유망 플랫폼 사업자들과의 효과적인 제휴관계를 기반으로 신개념의 '생활 속 금융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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