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계 공모 발표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0월 28일 네이버와 세종시는 각각 세종시가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부지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춘희 세종시장에 따르면, 대략적으로 4 혹은 5생활권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또 “아파트 단지와 거리가 있다”고 언급한 바를 볼 때, 4와 5생활권 사이인 4-2 생활권 우상단의 부용산에 걸쳐 자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보다 큰, '세종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제2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전체 면적은 춘천의 데이터센터 '각'보다 약 5배 이상 큰 25만㎡ 규모다. 대지면적이 216,712㎡인 상암 서울월드컵 경기장보다 크다.

현재 공모 심사 1단계는 끝난 상태로, 선정된 10개팀이 경합 중이다. 지난 10월 30일, 네이버는 “총 12개국에서 45팀의 참가자가 제안서를 보냈다”며, 당초 우수 10개팀 중 5개팀만 2차 진출작으로 정하기로 했지만 “10개의 작품을 모두 2단계 진출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설계 심사는 4인으로, 위진복 소장(UIA 건축사사무소), 이재열 교수(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조항만 교수(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천의영 교수(경기대학교 건축학과)가 맡았다.

선정된 10개 팀은 기계 및 전기를 포함한 컨소시엄을 필수로 구성하고, 1단계 공모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기본설계 계획안을 포함한 마스터플랜 디자인을 제안해야 한다. 이후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내달 9일에 최종 설계안이 결정된다.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예산되는 세종시 4, 5생활권 사이(사진=네이버지도)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예산되는 세종시 4, 5생활권 사이(사진=네이버지도)

춘천 데이터센터는 '장경각', 제2센터는?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센터 ‘각’의 경우,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을 모티브로 설계됐다. 팔만대장경의 보관한 장경각처럼 우리나라의 데이터를 보관하겠다는 의지를 소명을 잇는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 

제2데이터센터에 대해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우리나라의 데이터 축적은 향후 천년된 우리의 문화재를 갖는 것처럼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의 IT 인프라를 지켜서 후손들이 우리의 데이터를 전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네이버의 새로운 데이터센터는 어떤 모습일까?

심사위원의 면면을 볼 때, 제2데이터센터의 설계 디자인 테마는 ‘열린 공간과 조화’로 분석된다.

먼저 위진복 소장은 2011년부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공공건축사업에 참여하고 도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계획 수립하는 등 건축물 설계에 있어 건물 하나가 아닌, 건축물의 본질과 주변 환경의 관계성에 포커스를 맞춘다. 

특히 그가 속한 UIA 건축사사무소의 설계 프로젝트 중 ‘활력 있는 플랫폼(active platform) 주제로 설계된 ‘금나래 중앙공원’은 특징을 보여주는 예다. 

천의영 교수(경기대)는 ‘열린 공간이 세상을 바꾼다-포용 공간’(공간서가, 2018)을 내며, 공간의 개방성과 포용에 대해 논의하며 ‘지속 가능한 공간을 위한 방법론’을 적고 있다. 천 교수도 2013년부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조항만 교수(서울대)의 특징 역시 주제가 이어진다. 조 교수는 자신이 설계한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 교육관리동에 대해 “전통을 잇는 공간이면서 새로운 설계와 제작기술로 만들어진 현대의 제품과도 같은 건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앞서 네이버 이해진 GIO가 말한 데이터센터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심사위원을 맡았던 조항만 교수(서울대)가 설계한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 교육관리동(사진=탈랩) 

또 게다가 유일하게 건축인이 아닌 이재열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주최한 ‘네트워크 사회와 사회혁신’ 강연에서 네트워크에 대해 ‘열린 시스템’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주변 환경과의 관계에서 느슨하게 결합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를 볼 때, 제2네이버 데이터센터는 춘천의 ‘각’과 같이 단일 건축물이 아닌, 세종시 안에서 지역과의 조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을 보인다. 

이에 가장 유력한 모델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데이터센터 부지로 선택한 네덜란드의 ‘아그리포트(Agriport) A7’다. MS의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농업단지인 아그리포트 A7에 세워져 운 전력과 친환경을 동시에 잡았다. MS는 이곳에 2019년까지 총 4개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농업 지구에 위치한 MS 데이터센터  (사진=inspark)

건축 관계자는 “사실 내부에 서버 공간 등 설비 중심의 데이터센터를 공모 설계한다는 게 유례 없는 일”이라며, “그렇지만 네이버가 심사를 맡긴 위원의 특징으로 볼 때 주변 지역과 어떻게 어울릴 것인지 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역 조화가 이뤄져야만 그동안 비판 받았던 지역 공공성 문제도 풀고 친환경 데이터센터도 가능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적어도 춘천의 데이터센터 ‘각’처럼 성채 방식이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같이 특이한 독립된 건축물의 모습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적으로, 데이터센터 설계 공모 관련 네이버가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우선 “지역 공공성으로 비판을 받았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데이터센터는 서버의 집합체이지 공원이나 광장 같은 공공의 시설물이 아니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공공성과 지역공헌은 건축설계 형태가 아닌 SW교육나 색다른 방향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공정성과 열린 아이디어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심사위원의 성향 등 억측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새로 지어질 세종 네이버센터의 형태에 대해서는 “과거에 축적된 데이터와 미래에 만들어 갈 기술 및 데이터가 연결되는 공간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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