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생활가전기업 복정제형의 이혜성 대표가 이중적인 행보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두살배기 영아 사망 사건엔 입을 굳게 닫았지만, 대기업과 협약을 맺는 자리엔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복정제형의 안마의자 브랜드인 코지마는 소비자 사망사건에 휘말렸다. 충북 청주 청원구 소재 한 아파트에서 두살배기 영아가 안마의자 하단 안마부에 끼이면서 하루만에 숨진 것이다. 그럼에도 이혜성 대표는 아기가 숨진 지난달 30일부터 일주일 넘게 사과 한마디 없이 거듭된 취재 요청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그랬던 이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송파 롯데호텔월드에서 진행된 롯데하이마트와의 '혁신주도형 임금격차 해소 협약' 체결식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인명 사고와 대외협력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극과 극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측의 무책임론이 뒤따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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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맡은 청원경찰서 형사지원팀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당시 영아는 무중력 기능이 실행된 안마기구에 오르다 다리 안마부와 본체 바닥면 사이의 널찍한 공간에 빠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숨진 아기의 사인은 압착성 질식으로 나타났다.

해당 안마의자 제품의 구체적인 모델명과 가격대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끼임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미뤄 이 제품엔 '끼임방지 안전센서'가 탑재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안마의자 제조사들은 사고 위험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에 안전센서를 달아 출시하고 있다. 작동 중 어떤 물체가 기기에 끼인 것이 인지되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고 경고음을 내도록 설계하는 식이다.

사건이 있은 뒤 일주일이 흘렀지만 코지마 측은 사고 경위와 보상 방안 등을 함구에 부치고 있다. 제품에 안전센서가 달리지 않은 점을 미뤄 사측이 제조상 결함을 인정하는지를 묻고자 이 대표를 비롯해 대외 홍보를 담당하는 마케팅팀 직원들에게 수십차례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롯데하이마트와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 등이 이끄는 행사에 이 대표가 중소협력사 75곳의 대표자로 직접 참여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소비자 끼임사고에 대해선 일절 대응하지 않으면서 이외의 경영활동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복정제형을 비롯한 중소협력사들은 롯데하이마트로부터 동반성장 활동비 명목으로 3년간 총 625억원 가량을 지원 받는다. 중소기업의 기술에 대기업의 자금을 댐으로써 임금 격차를 줄여나가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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