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보복으로 인한 '한한령'? 왜 한국 '게임'만..
사드 배치 보복으로 인한 '한한령'? 왜 한국 '게임'만..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9.11.06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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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의 중국 침공이 거세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은 막혀 있어 업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드 배치 후폭풍을 넘어, 중국 내 문화안보를 위한 한한령이라는 시각도 있어 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6일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순위는 ▲'리니지M'(엔씨소프트)를 선두로 ▲라이즈 오브 킹덤즈(Lilith Games) ▲랑그릿사(Zlong Games) ▲기적의 검(4399 KOREA)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넷마블) 등이 차지하고 있다. 

5위권에서만 중국 게임이 3개다. 그 뒤로 11위에 라플라스M(Zlong Games), 완미세계(Perfect World Games)가 18위 붕괴3rd(미호요)가 22위, 황제라 칭하라(Clicktouch) 25위 등 중상위권에서도 중국 게임이 곧잘 눈에 띈다.

물론 '브롤스타즈'나 '클래시오브클랜' 등 핀란드산 게임도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게임에만 업계 눈이 쏠리는 이유는 "너넨 되고 우린 안 돼"냐는 문제 의식에서다.

5일,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5위권에서만 중국 게임이 3개다. 한국 유명 배우 소지섭 씨를 모델로 기용한 '기적의 검'도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다.(이미지=레볼루션 및 '기적의검' 인게임 갈무리)
5일,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5위권에서만 중국 게임이 3개다. 한국 유명 배우 소지섭 씨를 모델로 기용한 '기적의 검'도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다.(이미지=레볼루션 및 '기적의검' 인게임 갈무리)

중국은 지난해부터 어린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이유로 콘텐츠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선정적이고 유해한 콘텐츠와 게임 총 이용량 등을 제한하며, 해외 게임은 물론 자국 게임사에도 제동을 걸었다. 이에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권리, '판호' 발급이 중단되다가 지난 12월부터 자국 게임을 중심으로 판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4월과 7월, 10월에는 외자 판호도 소폭 열렸다.

그러나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 수는 여전히 '0'. 게임 수출액 중 대분이 중국을 포함한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서 나왔던 2017년에 비해 국내 게임사들의 활로가 막혀버린 것이다.

실제 게임 산업은 2017년 하반기에 전반기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이후 2018년 상반기에 감소로 전환, 하반기까지 연속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은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큰 파이를 가지고 있어 산업 전반에 끼치는 영향도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전체 콘텐츠산업의 매출액은 62조 7,394억 원, 수출액은 50억 2,852만 달러로 추정된다. 수출액의 절반 이상인 62.5%를 차지하는 게임 산업이 전년동기대비 16.1% 감소하며, 전체 콘텐츠산업의 수출액도 감소했다. 

많은 이들이 이를 두고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 이른바 '한한령'이라고 진단하지만, 안창현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사드 배치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6년 7월 한국 정부가 미국의 사드 미사일 부대를 한국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하자, 한중 관계가 긴장관계에 접어들은 것은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성분기준치 초과를 이유로 한국산 라면이나 김, 음료 등의 식품 수입을 불허하거나, 반덤핑·세이프가드를 중심으로 제재에 나섰다. 그러나 한중 양국의 무역관계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양국의 무역관계는 큰 변화가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사드보복이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9개월간 우리의 대중무역수지흑자 누적액은 310억 달러로, 전년동기(2015.7~2016.3) 316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다르게 각종 문화콘텐츠산업에서의 빗장은 굳세다. 다만 안창현 교수는 외국 문화산업에 대한 중국의 규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점차 강화되어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시진핑은 총서기로 선출됐을 때부터 ‘아름다운 중국’의 건설을 제창해 왔다. 부국은 정치와 경제 영역의 발전에 더해, 사회와 문화라는 소프트파워를 키웠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한류의 폭발적 성장은 중국 내부적으로 반발심을 키우게 했으며, 결국 한한령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단발성 제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외교를 넘어 민간에서부터의 교류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국내 반발까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한령 3년, 판호 발급 0...세 얻는 강경론

특히 게임 쪽은 한한령 3년이 지난 지금도 감감무소식이다. 유통은 물론, 관광이나 방송 산업에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도 비교된다. 기다림에 지쳐 지식재산권(IP)을 중국 게임사에 파는 게임사들도 나온다. 내자 판호의 문턱이 더 낮기 때문에, IP 홀더로서의 여러 가능성을 포기하고 로열티를 받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이에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한한령으론 단체 관광, 드라마 등 방송 콘텐츠, 게임 이 세 개 영역에서 가장 큰 제재를 가했다. 단체 관광은 이미 일부 풀었고 게임만 전면 금지 상태"라며 "예전 게임들은 인기가 시들어졌고 신작 게임들은 중국에 들어가질 못하니(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현 상태를 진단했다. 

아울러 구 교수는 "정부에게 외교적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해야한다는 말밖엔 할 수 없는데, 너무 막연하고 몇년 동안 성과도 없었다"며 "이젠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우리도 중국 게임에 대해 허가를 제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하게 말했다.

상호주의 원칙(Principle of Reciprocity)이란 어느 한 나라가 수입을 저해하는 관세나 기타 무역장벽을 낮출 경우 상대국가에서도 그 나라에게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양허해야 한다는 WTO의 관행을 말한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 또한 게임 판호 문제에 대해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연이어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강경론이 대두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조용히 귀추를 지켜보고 있다. 복수의 종사자들은 "정치적 역학 관계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어 답답한 와중 (강경한 대응 요청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오히려 지금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제재를 가할 수도 있고, 중국이 어떻게 나올 지 몰라 (게임사 입장에서) 섣불리 나서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관계자들도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간간히 나오는 외자 판호를 받은 게임을 보면, 해외 주요 IP 혹은 퀄리티 좋은 게임 위주로 풀리고 있다. 국내도 내년이나 내후년이면 판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식상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채널 다플랫폼화 및 우리 게임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이 우선이다.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 문을 두드리는 것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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