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애플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25억 달러(한화 약 2조9000억원)를 기부한다. 실리콘밸리 지역사회가 애플 등 IT(정보기술) 거대기업들에 주택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자 결국 나온 것이다. 애플 및 구글·페이스북 등 IT 기업이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이들 기업이 커지면서 이와 함께 임직원이 늘었고 주택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오랜 기간 실리콘밸리의 최대 고용주이기도 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자사가 위치한 지역에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각각 10억 달러(한화 약 1조16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4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는 애플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25억 달러의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중 10억 달러는 적정 가격 주택 투자 펀드에 투입돼 캘리포니아주가 저소득층부터 중산층을 위한 새 주택을 짓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다른 10억 달러는 주로 학교 임직원이나 서비스직 노동자, 전역 군인 등이 첫 주택을 구입할 때 받는 주택담보대출 지원에 쓰인다. 

또한 3억 달러(한화 약 3500억원)는 적정 가격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애플 소유 토지로 제공되며,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740억원)는 비영리단체 하우징 트러스트 실리콘밸리의 적정가격주택 펀드에, 5000만 달러(한화 약 580억원)는 노숙자 문제 해결에 각각 기부된다.

이와 관련 CNBC는 주변 쿠퍼티노 지역사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태도를 유지했던  애플로서는 이번 기부액은 크고 놀라운 금액이라며 한편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IT 기업들의 기준을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팀 쿡 애플 CEO (사진=더버지)
팀 쿡 애플 CEO (사진=더버지)

지난 7월 구글은 7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적정 가격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내놓겠다고 발표했고, 페이스북도 역시 지난 10월 비슷한 10억 달러 기부 서약을 한 적 있다. 샌프란시스코만 일대에는 4만5000명 이상의 구글 직원이 살고 있다. 구글의 본사가 있는 마운틴뷰 일대의 경우 구글이 회사를 계속 확장해왔는데, 구글이 주택 시장을 장악하고 오래 살아온 거주자들을 쫓아낸다고 불만이 제기돼왔다.

또한 구글은 노숙자 문제와 주거비용 상승에 따른 주거 이전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단체에 5000만 달러(한화 약 588억5000만원)를, 적정가격의 주택을 보급하는 개발업자를 위한 투자펀드에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294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스티브 잡스에 이어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후 애플은 기부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팀 쿡 CEO는 자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세계가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을 알기 전에, 그리고 우리가 첨단장비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기 오래전에 애플은 이 지역을 둥지로 정했다”며 “우리는 이 지역이 사람들이 살고 가족을 꾸리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기찬 장소로 남도록 해야 할 커다란 시민적 책무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정 가격의 주택은 안정성과 품위, 기회, 자부심을 의미한다”며 “너무 많은 사람이 이런 것들에 접근할 수 없게 되면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길로 가는 것이며 애플은 이를 위한 해법의 일부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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