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회장은 30여 년간 정통 엘리트 금융 관료의 길을 걸었던 인물이다. 그래서 김회장에게는 ‘관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는다. 김회장은 오랜 관료 생활 동안에도 별다른 구설에 휘말린 적이 없을 만큼 실력뿐 아니라 청렴한 품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화력과 탁월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준비된 장관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한편 김회장은 시련의 아이콘이다. 경제와 금융 업계 내에서 엘리트로 불리며 금융감독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금융기관 요직에 오를 기회가 다수 있었으나 번번이 밀려났다. 또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 뇌물수수 누명으로 수감 생활을 했다. 김회장은 스스로 이 시기를 인생 최대의 시련으로 꼽았다. 

금융권을 떠났던 김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의 회장으로 복귀하면서 업계는 그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했다. 그러나 NH농협금융지주는 금융권 중에서 관료적 사고방식이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김회장은 과거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을 시작으로 금융서비스국장을 거쳐 금융정보분석원장, 재정경제부 국세조세과장,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비서실 등을 지냈다. 김회장의 과거 모든 경력에서 관료적 성향이 보인다. 관료적인 조직에 관료적 성향의 수장이 만나 조직의 이미지는 더 보수적으로 비춰졌다. 그래서 김회장은 취임 후 보수적인 조직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농협방송을 통해 취임 1주년 대담을 긴 시간 동안 진행하거나 조직 내부 혁신 및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등 ‘관료화 탈피’에 힘썼다. 

‘혁신’을 강조하며 추진했던 여러 활동에도 김회장에게는 아직도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이미지가 존재한다. 적극적인 대외 활동으로 좋은 실적을 달성했지만, 조직 체질 개선에는 미흡하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았다. 김회장은 혁신과 보수라는 두 개의 상반된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혁신을 강조하면서 실제 행동과 이미지는 관료적으로 보이는 면이 많다. 김회장은 내년 4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고 과거 NH농협금융지주 CEO들의 연임 전력을 보면 김회장은 연임 후보로 유력하다. 김회장은 자신의 목표가 단순히 연임이 아니더라도 조직의 더 큰 목표에 기여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과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보수와 혁신의 상반된 이미지를 하나의 확실한 이미지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PI 전략이 필요하다. 

극단적인 두 이미지 함께 가지고 있어

디지털투데이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에서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김광수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에 따르면 김회장의 이미지 키워드는 ‘관료형, 소극적, 혁신적’으로 나타났다.

김광수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 (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김광수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표 (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디지털투데이 전예지)

금융업계 CEO들의 공통적인 외적 특징은 자사의 상징색과 넥타이 색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는 김회장도 마찬가지다. NH농협금융지주의 상징색인 녹색계열의 넥타이를 자주 매는 김회장의 외적 요소 키워드는 ‘관료형’으로 나타났다. 넥타이 색을 맞추기 위함인지 짙은 남색 계열의 정장 차림이 대부분이다. 김회장은 피부 톤이 밝아 계절에 비유하면 겨울과 잘 어울린다. 따라서 밝은 회색 정장보다는 짙은 푸른 계열 색상의 정장이 더 잘 어울리며 생기 있어 보인다. 셔츠 역시 흰색보다는 푸른색 셔츠가 김회장의 피부 톤과 잘 어울린다. 

정장 차림이 많은 금융업계 특성상 외적으로 보여지는 김광수 회장의 이미지는 ‘관료적’인 느낌이다. 김회장은 피부 톤이 밝아 계절에 비유하면 겨울과 잘 어울린다. 따라서 밝은 회색 정장보다는 짙은 푸른 계열 색상의 정장이 더 잘 어울리며 생기 있어 보인다. 셔츠 역시 흰색보다는 푸른색 셔츠가 김회장의 피부 톤과 잘 어울린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정장 차림이 많은 금융업계 특성상 외적으로 보여지는 김광수 회장의 이미지는 ‘관료적’인 느낌이다. 김회장은 피부 톤이 밝아 계절에 비유하면 겨울과 잘 어울린다. 따라서 밝은 회색 정장보다는 짙은 푸른 계열 색상의 정장이 더 잘 어울리며 생기 있어 보인다. 셔츠 역시 흰색보다는 푸른색 셔츠가 김회장의 피부 톤과 잘 어울린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정장 차림이 많은 금융업계 특성상 외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는 ‘관료적’인 느낌이다. 김회장의 외관은 밋밋하다. 둥근 얼굴과 코, 작고 가는 눈, 살짝 아래로 쳐진 눈꼬리, 자연스럽게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은 친근하면서 소탈해 보일 수 없으나 특별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않는다. 웃을 때 선함이 보이는데 김회장은 크게 웃는 일 없이 입가에 미소 정도 짓고 있어 감정이나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관료형인 사람들의 특징이다. 김회장의 외관과 옷차림은 그가 추구하는 ‘변화’와 ‘소통’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따라서 세련되고 개방적인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외적 이미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다른 금융업계 CEO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만큼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김회장의 행동 언어는 아이러니하게도 ‘소극적’으로 분석됐다. 오랜 관료 생활 때문인지 감정이나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안으로 갈무리하는 데 익숙해 보인다. 말할 때 표정뿐 아니라 행동의 움직임이 적은 편이다. 또 공식 석상에서 외부인들과 인사를 나눌 때 눈 맞추고 끄덕이는 제스처를 보여준다. 그러나 악수를 하거나 명함을 주고받을 때 엉거주춤하게 허리를 굽혀 회장답지 않고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금융지주사 회장다운 행동 언어를 위해 자신감 있고 확실한 제스처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관료적인 외적 이미지와 반대로 김회장의 내적 이미지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혁신적’으로 나타났다. NH농협금융지주에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김회장은 조직 내 체질 개선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자주 언급했다. 일례로 직원을 변화시키기 위한 ‘디지털 물갈이 전략’, 2030세대 직원과 함께 토론하는 ‘NH미래혁신리더 간담회’,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개발 및 디지털혁신본부 신설 조직 등 김회장은 농협의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런 행보는 새로운 지식과 문화를 빠르게 수용하는 김회장의 글로벌 감각과 4차산업혁명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회장은 독서광으로 알려졌다. 평소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는 편이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에서는 어김없이 책 이야기를 꺼내 조직 내에서는 ‘독서 전도사’로 불린다. 종종 전 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취임 1주년 때는 사내 방송 특별 대담에 출연해 책 ‘포노 사피엔스’의 내용 중 일부를 언급하며 밀레니얼 세대의 성장과 디지털 기술에 대한 언급과 함께, 조직 구성원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쫓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채울 것을 강조했다. 직원들에게 추천하는 책과 언급하는 내용을 보면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아 김회장 자체는 변화와 혁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하나의 이미지로

김광수 회장은 PI 관점에서 분석 결과 외적 이미지와 행동 이미지는 ‘관료적’이고 내적 이미지는 ‘혁신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서는 신뢰를 중요시하기에 외적 이미지가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모습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나, 상반된 이미지는 상대방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김회장에게는 이미지 통합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김광수 회장은 PI 관점에서 분석 결과 외적 이미지와 행동 이미지는 ‘관료적’이고 내적 이미지는 ‘혁신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서는 신뢰를 중요시하기에 외적 이미지가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모습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나, 상반된 이미지는 상대방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김회장에게는 이미지 통합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PI 전략을 세우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내적 요소, 외적 요소, 행동 언어의 세 가지 특성을 바탕으로 하나의 컨셉을 도출하는 것이다. 대부분 리더는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아도 세 가지 요소들이 한 맥락 아래에서 비슷하게 도출된다. 하지만 김회장은 세 요소의 대표 키워드가 완전히 상반된 것이 문제다. 외적 이미지와 행동 이미지는 ‘관료적’이고 내적 이미지는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신뢰를 중요시하기에 외적 이미지가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모습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행동 언어는 지나치게 소극적이며, 이와 걸맞지 않게 내적 이미지는 ‘혁신’의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상반된 이미지를 계속 유지한다면 김회장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의도 등을 100% 전달하기 어렵다. 상반된 이미지는 상대방에게 혼란을 준다. 

김회장이 강조하고 싶은 개인 이미지가 ‘혁신’이 맞는다면 내적 요소뿐 아니라 외적, 행동 요소도 ‘혁신’과 일맥상통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세 가지 요소는 하나의 맥락 아래, 하나의 컨셉으로 나타나야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따라서 김회장에게는 이미지 통합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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