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OLED로 수익을 냈으나 LCD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CD의 비중이 큰 LG디스플레이는 더 큰 손실을 보였다. 향후 중국 업체들의 도전이 더욱 우려되는 신호이기도 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경우 3분기 중소형 OLED를 통해 큰 수익을 거뒀으나, LG는 LCD를 통해 큰 손해를 입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LCD가 4분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발목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양사의 실적은 '극과 극'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1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도 LCD 라인 구조조정과 물량하락으로 손익이 악화될 것"이라며 "LCD 적자 폭이 3분기에 줄었다가 4분기에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LG디스플레이, 아직도 LCD 비중 커...OLED 전환 시급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LCD로 인한 악영향을 꾸준히 받고 있다. 아직도 전체 매출 중 LCD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LCD 패널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공세로 수익률이 매우 떨어진 상황이다.

23일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서동희 전무는 “LCD TV 부문은 팹(Fab) 다운사이징(축소)을 기본으로,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찾아냄과 동시에, 기존 LCD 영역에서 차별화가 가능한 IT·커머셜(상업용) ·오토(자동차용) 사업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LCD 구조개선 활동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차별적 가치를 줄 수 있는 기술과 제품군을 중심으로 장기 비전을 수립해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은 LCD TV 팹(Fab) 가동률 조정에 따른 출하 감소 영향으로 TV용 패널이 전 분기 대비 9%p 축소된 32%를 기록했으며, 모바일용 패널은 플라스틱 OLED 패널 생산이 본격화되며 전 분기 대비 9%p 증가한 28%를 기록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사진=LG디스플레이)

LGD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올해 3분기 매출 5조 8217억 원, 영업손실 436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D에 따르면, 매출은 LCD 팹(Fab) 가동률 조정으로 면적 출하가 전 분기 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면적당 판가가 높은 플라스틱 OLED 사업이 본격화되고 모바일용 패널 판매가 확대되며 전 분기(5조 3534억 원) 대비 9% 증가했다.

하지만 LCD TV 패널 가격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급락하고 관련 팹(Fab) 가동률 축소, 플라스틱 OLED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인해 3분기 영업 적자폭은 지난 분기 3687억 원보다 늘어난 436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로 수익↑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력 상품인 중소형 OLED의 수익이 발생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OLED 패널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실적발표에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2조 원, 영업이익 7조 7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은 약 1조 원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56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에 75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과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 차이가 난 것에는 LCD와 OLED의 매출 비중에 따른 차이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력인 중소형 패널에서 OLED로의 완벽한 전환이 이뤄졌으나, LG디스플레이는 아직도 LCD에 주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LG디스플레이는 5085만 4000장을 공급하면서 LCD 패널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위 BOE, 3위 이노룩스, 5위 차이나스타 등의 공급량 증가에 힘입어 1위를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에 밀려 2016년 2위에서 2017년 4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갤럭시S10(사진=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를 사용한 갤럭시S10+(사진=삼성전자)

삼성·LG디스플레이, OLED 체질 개선 中

전문가들은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 체질 개선을 이미 시작했으나, LG디스플레이는 체질 개선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해 1분기 LG디스플레이는 6년 만에 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LCD 중심의 매출 구조로 인한 LG디스플레이의 수익 악화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의 전략으로 변화를 단행했다.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OLED에 3조 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8월 말부터는 중국 광저우에 대형 OLED 패널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현재 파주 OLED 공장에서 월 7만 장 규모로 생산 중인 물량과 최근 3조 원 추가 투자를 발표한 월 4만 5000장 규모의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이 2022년 가동하면, 연간 1000만 대 이상 제품을 생산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이 내년 1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일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2019년 파주 LCD 라인 구조조정으로 인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적자는 1.36조 원으로 예상되나, 2020년 중소형 OLED 라인 정상화와 OLED TV 사업 강화로 영업이익은 5190억 원으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아직 남아있는 LCD 생산라인을 줄일 계획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 양산에 13.1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QD'를 기반의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개발한 플렉시블 OLED(사진=BOE)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개발한 폴더블 OLED(사진=BOE)

중국의 OLED 추격 '빨라져'...3~4년 뒤 '위협'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LCD뿐만 아니라 OLED 시장에도 중국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직 폴더블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압도적이지만, 대중적인 리지드(Rigid) OLED에서 중국의 기술과 생산력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거센 추격은 이미 LCD의 생산능력을 넘어섰으며, 한국의 주력 품목이자 미래를 견인할 OLED까지 위협을 시작했다”며, “또한, 일본은 디스플레이 분야 첨단 소재부품을 무기화하면서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하는 등 우리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세계 LCD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은 2015년 38.9%에서 2018년 29.3%로 줄었으나, 중국은 같은 기간 15.8%에서 30.6%까지 성장했다. 또한 OLED 시장에서 같은 기간 한국은 98.5%에서 95.9%로 줄었으며, 중국은 0.5%에서 3.2%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3~4년 사이에 국내 OLED 시장을 본격적으로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비리서치 이충훈 대표는 2023년 BOE의 생산규모가 삼성디스플레이의 A3와 A4 공장의 합계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충훈 대표는 “중국 패널 업체들의 현재 패널 수율은 70% 정도로 상향됐으며, 모듈 수율까지 합치면 아직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수율 향상 속도를 감안하면 2~3년 이내에 70%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수율은 중국 시장의 OLED 패널 사양이 전세계 패널 사양에 비하면 낮은 것을 고려한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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