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언젠가부터 쿠팡이 쓰기 편해졌다. 이는 상품 추천 모델을 아예 바꿔, 추천 시 고려하는 각종 요소들이 보다 정교해졌기 때문이다.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으면 '무료 배송이 가능한 가격'으로, '할인'이 된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의 상품도 추천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쿠팡은 기술기업을 표방하며, 사용자인터페이스(UIUX)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추천 서비스는 그 노력 중 하나다.

오성민 쿠팡 추천팀 테크리드가 29일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그간 추천 서비스에서 쌓인 기술적 노하우를 살짝 공개했다.

초기 모델은 이용자가 구매한 상품이 있다면, 다른 고객이 함께 구매한 상품을 추천하는 아주 단순한 시스템이었다. 이는 구매라는 유저 데이터가 생성될 때만 접근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또한 추천모델의 테이블을 그대로 사용하는 서버로, 필터를 세부조정하기가 어려웠다. 데이터 배치값을 아예 변경해야 했고, 파이프라인을 처음부터 다시 돌려야만 했다. 활용도도 떨어지고 개발 기간도 오래 걸리는, 즉 서비스가 모델에 의존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아키텍처 서버 이미지(이미지=쿠팡)
아키텍처 서버 이미지(이미지=쿠팡)
바뀐 쿠팡의 추천 시스템(이미지=쿠팡)
바뀐 쿠팡의 추천 시스템(이미지=쿠팡)

그래서 바꾼 시스템은 모델과 서비스를 분리했다.

'피처'를 생성해 상품의 특징을 잘 구분하고, 서비스 목적에 맞게 여러가지 피처에 가중을 둬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검색엔진을 사용했다. 검색의 시스템은 쿼리>후보 찾기>랭킹이라는 단순한 구조다. 검색어가 입력되면 가장 잘 매칭되는 순으로 결과값이 나오는 방식이다. 추천팀은 상품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피처를 만들면 된다. 상품의 카테고리부터 리뷰, 평점, 할인율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가령 이용자가 냄비를 장바구니에 담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전에는 다른 고객이 같이 산 상품이 추천이 됐다. 지금은 함께 사면 무료배송이 가능한 가격대의 고기나 야채 등 식자재도 함께 추천된다. 이는 서비스를 '냄비와 함께 살 할인 식품'이라고 정의하고, 이에 따라 각종 피처를 조합했을 때 나오는 결과다. 

물론 유저 정보도 더해져 개인화도 가능하다. 암호화된 유저 ID를 사용자 정보로 만들어 최근 본 상품, 산 상품, 검색한 쿼리 등을 분석한다. 유저가 어떤 세그먼트에 속하는 지를 두고 상품과의 연관성을 체크하는 것.  

고객이 가성비를 따진다면 할인율에 가중치가 더해진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편이라면 붉은 계열의 이미지가 먼저 뜬다. 또, 쿠팡에서 신선 식품을 배달하는 '프레시'는 안드로이드 유저들과 달리 iOS 유저들의 구매가 적은 편이다. 이에 검색 결과에도 iOS 유저들은 프레시 상품 추천을 덜하는 식이다.

오성민 쿠팡 추천팀 테크리드(사진=유다정 기자)
오성민 쿠팡 추천팀 테크리드(사진=유다정 기자)

오성민 테크리드는 "이전 방식에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 대략 한 달 정도가 걸렸다면, 새로운 플랫폼에선 서비스 정의부터 AB테스트까지 하루면 끝난다"고 말했다.

고객 반응에 따라 새로운 요구사항이 생기거나 서비스 정의가 바뀔 땐 지속적으로 쿼리를 튜닝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추천 영역의 수는 7배가 늘었고, 정확한 수치는 밝히기 어려우나 추천 노출/클릭/구매 또한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물론 아직까지 세밀한 조정은 필요하다. 새로 유입된 유저의 경우 데이터가 없고, 한 가족이 한 아이디를 공유하는 경우도 여럿 있다. 

오 리드는 "유저가 진짜 선호하는 상품(true preferences)이 뭔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추천의 편향성도 인지하고 있다"며 "피처를 개발을 어떻게 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필요한 부분인데, 다른 회사들사례를 참고하거나 리포트 등을 통해 여기저기 들으면서 바꿔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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