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코레일유통이 일명 철도 맞춤형 카페를 냈다. 코레일유통은 공공기관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편의점 스토리웨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사업 확장을 두고 사측은 '철길 여행자들을 위한 공간'이란 공공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수익성 강화 목적이 더 큰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유통은 다음달 1일 카페 브랜드인 '트리핀(Tripin)'을 새로 론칭한다. 트리핀은 Trip(여행)과 in(속으로)의 합성어로 '여행 중 들르는 설렘의 공간'을 표방한 카페다. 1호점은 서울 용산 민자역사 내 대합실에 마련된다. 테이블이나 의자가 없는 소규모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이다. 출퇴근과 이동의 수단인 지하철과 철도 역사의 특성상 매장별 회전율을 높여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시범 운영 단계인 점도 매장 규모를 과감히 늘리지 못한 이유로 읽힌다.

오는 11월 1일 개장 예정인 코레일유통의 카페 브랜드 '트리핀.' (사진=신민경 기자)
오는 11월 1일 개장 예정인 코레일유통의 카페 브랜드 '트리핀.' (사진=신민경 기자)

그렇다면 코레일유통이 카페 사업자로 나선 이유는 뭘까.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들여 달마다 입점 수수료나 임대료를 받으면 직접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때보다 더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도 있지만, 코레일유통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코레일유통 측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입점시켜 돈을 받는 것보단 (트리핀 론칭이) 손해가 크긴 할 것"이라면서도 "공공기관의 책임으로 여기고 철도 이용객들에게 값싼 양질의 커피를 제공하고자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공식적으로 '공공성 강화'를 앞세웠지만 이면으로는 영리적인 목적이 가미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이 날 수 있는 요소들이 여럿 있어서다.

먼저 다른 커피전문점보다 싼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통할 것으로 보인다. 음료는 커피와 라떼, 티, 아이스 블렌디드 등으로 구성됐으며 메뉴는 총 40여개다. 주 메뉴의 가격대는 2500~4000원 선.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평균 가격보다 10~20% 가량 저렴하다. 이 가격이 가능한 건 임대료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코레일유통은 철도 전용 편의점 브랜드인 '스토리웨이'를 운영 중이다. (사진=신민경 기자)
코레일유통은 철도 전용 편의점 브랜드인 '스토리웨이'를 운영 중이다. (사진=신민경 기자)

트리핀은 코레일유통에서 직영으로 운영한다. 코레일로부터 역사 내 매장 운영권을 받은 뒤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는 식이다. 때문에 임대료를 내지 않아 절약되는 비용을 커피값에서 깎을 수 있는 것이다.

코레일유통만 제공할 수 있는 할인과 제휴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철도 전용 카페인 만큼 당일 철도 승차권을 소지한 사람은 음료의 10%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게 코레일유통 관계자의 설명이다. 트리핀은 길거리 상권이 아닌 철도와 일부 지역 지하철 부근에 위치하게 되므로 맛만 보장된다면 일명 '충성고객'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업계의 부침에도 커피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면서 "이동수단인 철도의 특성 상 역내 편의점인 스토리웨이에서도 담배보단 마실 것이 잘 팔리는 만큼, 코레일유통도 향후 트리핀의 사업성이 충분할 것이라 봤을 것"고 말했다.

트리핀의 첫 개장은 오는 11월 1일 오전 11시다. 코레일유통은 1호점 운영 실적에 따라 연내 점포 2곳을 추가 개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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