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조작정보 칼 빼드는 방통위, 앞으로 어떤 대책 내놓을까
허위조작정보 칼 빼드는 방통위, 앞으로 어떤 대책 내놓을까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9.10.2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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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통위원장 국민 청원에 "팩트체크 사회적 장치 만들 것"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른바 ‘가짜뉴스’로 불리는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허위조작정보 대책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하며 팩트체크(사실확인) 활성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사임한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 자리는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내정된 상태다. 김창룡 교수는 ‘당신이 진짜로 믿었던 가짜뉴스’라는 책을 최근 출간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 책을 SNS에 소개한 뒤 방통위 등 일부 부처 공무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결국 4기 방통위의 남은 기간 핵심 과제는 바로 허위조작정보 근절이라고 볼 수 있다. 

작년 10월, 이효성 전 위원장 시절 방통위는 자율규제와 모니터링을 골자로 한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연기됐다. 당시 국무회의에서 방통위의 이 같은 대책이 허위정보를 근절하기에 한계가 있고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허위조작정보 때문에 최근 방통위원장과 상임위원이 교체된 4기 방통위가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한 위원장은 앞서 설명한 팩트체크 활성화 외에 허위조작정보 대책 관련 법안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다. 

허위조작정보 대책 마련에 출사표 던진 한상혁 방통위원장 

지난 24일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허위조작정보 대책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정보 공급 주체가 전통적인 미디어를 넘어 온라인상 매체로 확대되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미디어 경계를 넘나들며 유통되고 있다”며 “언론이 사실 검증과 저널리즘 기능을 강화하도록 독려하고 팩트체크라는 사회적 장치가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뤄진 답변은 지난 8월 26일 올라온 ‘언론사 가짜뉴스 강력 처벌해주세요`라는 청원에 약 23만명이 동의한 데 따른 것이다.

한 위원장은 “외국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팩트체크 기능은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 허위조작정보 폐해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세계 곳곳에는 언론사·연구소·비영리단체 등 모두 194개에 이르는 다양한 팩트체크 기관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허위조작정보와 가짜뉴스 개념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허위조작정보는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명백한 사실관계를 조작한 정보이고, 단순한 풍자와 패러디를 포함한 가짜뉴스와는 차이가 있다”면서 “주요 국가에서는 가짜뉴스(fake news)라는 단어 의미가 불분명해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라는 개념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허위조작정보 생산과 유통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정부가 민간에 팩트체크 기능을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도 없다”면서 “국민 스스로 비판적으로 정보를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국회가 발의한 허위조작정보 대책 관련 법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 9건, 가짜뉴스 제정법 2건, 방송법 2건, 언론중재법 개정안 6건 등)이 이른 시일 내에 입법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국민 청원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유튜브 캡쳐)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국민 청원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유튜브 캡쳐)

작년 10월 방통위 대책, 국무회의와 여당으로부터 무엇을 지적 받았나 

작년 10월 방통위가 국무회의에 제출한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에는 허위조작정보 관련 범죄 집중 단속·수사, 사업자 자율 규제 기반 조성, 허위조작정보 실태조사 및 신속한 차단, 팩트체크 지원 및 활성화, 미디어 리터러시(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 교육 강화, 대국민 홍보 및 인식 제고, 허위조작정보 관련 입법 추진 등 대책이 담겨 있다. 이를 요약하면 자율 규제와 허위조작정보 모니터링 담당관제 운영을 대책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모니터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총괄하고 각 부처에서 공유 등을 통해 대응하는 방식이다. 또한 부처별로 조직을 보완해 ‘디지털소통팀’을 신설하고 허위조작정보 관련 업무를 맡도록 했다. 

‘허위조작정보 대응 민간협의회’ 구성 역시 추진한다. 이 기구는 정부, 학계, 언론계, 시민사회 등 전문가로 구성하는데, 국무총리실 주재로 범정부 TF를 운영해 관련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관계부처 협의체는 방통위,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등이 참여한다. 또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등 사업자 단체를 통해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세부 자율규제 방안으로는 허위조작정보의 광고 수익배분 제한, 신뢰성 높은 정보가 SNS 사업자의 플랫폼 상단에 노출될 수 있도록 유도,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허위조작정보 판별 기술개발 추진, 언론 등에서 운영하는 민간 팩트체크 활성화 및 공정성·정당성이 확보되도록 지원 추진, 제3의 공신력 있는 민간 팩트체크 센터의 팩트체크 결과를 주요 포털 등에 게시하여 확산 유도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방통위는 범정부 합동으로 앞서 설명한 허위조작정보 근절 대책을 발표하려 했으나 국무회의에서 보완 요구를 받으면서 발표가 연기됐다. 결국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갑작스럽게 물러났고, 고삼석 상임위원 역시 5개월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김창룡 교수 상임위원 내정은 확정된 것은 아니고, 인사 검증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 내용 중 해외 사례 (편집=백연식 기자)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 내용 중 해외 사례 (편집=백연식 기자)

여당 특위의 허위조작정보 종합대책 내용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박광온)는 지난 1일, 유튜브 등 플랫폼사업자에게 단속 의무를 지우는 허위조작정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플랫폼에 게시되는 허위조작정보를 사업자가 바로, 그리고 제대로 걸러내지 못할 경우 관련 콘텐츠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불법 정보유통을 차단할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등 플랫폼사업자의 책임도 강화했다.

사실상 국내법 사각지대에 있던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사업자들을 겨냥한 대책이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국내 인터넷사업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관리감독을 받지만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코리아 등 외국 사업자들은 사정이 달랐다.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법에 역외규정을 도입해 해외사업자도 국내사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받도록 조치하고, 플랫폼사업자에게 엄격한 감시·필터링 의무도 부과해 규제에 나선다. 

민간의 자율로 운영되는 팩트체크 인증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른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의 운영과 비슷한 방식의 인증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뉴스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플랫폼사업자는 팩트체크 메뉴를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사업 예산을 ‘팩트체크 자동화 시스템’ 및 ‘딥 페이크’ 대응 기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새로 상임위원 부임하는 김창룡 교수, 그의 허위조작정보 철학은?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는 문체부 및 방통위회 소속 공무원들에게 자비를 들여 김창룡 인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쓴 ‘당신이 진짜로 믿었던 가짜뉴스’ 책을 선물했다. 책의 양은 100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창룡 교수는 사실상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내정됐다. 

김 교수의 허위조작정보 철학은 분명하다. 김 교수는 현재 가짜뉴스의 대책 중 주요하게 언급되는 팩트체크 만으로는 가짜뉴스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가짜뉴스의 확산 속도는 빠르지만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고, 기술력의 발전으로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 방법도 진화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신이 진짜로 믿었던 가짜뉴스’를 통해 “가짜뉴스의 위력과 심각성은 지금도 매우 걱정스럽지만, 본격적인 가짜뉴스 시대는 과학의 발전과 함께 더욱 치명적으로 미래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며 “가짜뉴스는 법과 제도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민 의식에 영향을 주고 더욱 공고화하는 데 악영향을 미친다. 가짜뉴스가 여론 형성에 기여하고 그 여론이 정책을 결정하는 구조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가짜뉴스는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날조하며 국가의 공식 결론이나 판결도 부정하는 게 특징이라며 반복적으로 피해자를 괴롭히며 장기간 사회 갈등과 지역 갈등을 초래하는 등의 속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짜뉴스는 만들어질 때부터 의도적으로 조작되지만, 오보는 의도성이나 고의성이 배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이라며 “가짜뉴스는 정치적 목적이나 상대방 혐오, 낙인찍기 등 분명한 목표가 있지만 보편적으로 오보는 목적은 없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책에서 총 29개 항목으로 구성한 가이드라인에는 인터넷 취재를 할 경우 보완 취재 과정이 있었는지 따져볼 것, 반론과 정정 보도는 언론사의 의무 사항임을 상기할 것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주의할 것,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비하하거나 자극적인 문구가 제목 편집에 사용되지 않았는지 주의할 것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로서의 미디어 비평을 강조했다. 각종 정보가 혼재된 채 유통되는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 미디어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미디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알권리를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당신이 진짜로 믿었던 가짜뉴스 책 이미지
당신이 진짜로 믿었던 가짜뉴스 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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