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GS25가 액상 전자담배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나머지 주요 편의점 3곳도 동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자담배업계는 "근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말만 따른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반응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업계 1위인 씨유(CU)를 비롯해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등 3곳이 점포 내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 중단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다. GS25는 앞서 JULL(쥴)과 KT&G의 가향 액상 전자담배 4종의 판매 중단 소식을 알렸다.

(사진=신민경 기자)
(사진=신민경 기자)

핵심 편의점업체가 양극단으로 나뉠 수 있는 문제를 두고 정부의 편에 서는 등 뚜렷한 행보를 보임에 따라 나머지 주요 업체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각 편의점업체의 입장을 들어본 결과 CU 관계자는 "당장 오늘도 논의를 했고 꾸준히 정황을 살피고 있지만 아직까진 내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고 했다.

미니스톱 관계자도 "아무리 궐련형에 비해 액상형 제품의 매출이 적은 편이라고 할지라도 상품들이 이미 매입된 상태라 현장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음 주 중으론 판매 여부 등의 결론이 어떤 식으로든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정부 지침에 따르겠지만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려고 한다"면서 "일단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 예민하게 지켜보며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사진=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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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3일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는 합동 브리핑을 통해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지난달 20일 '사용 자제'를 언급한 데서 경고 수준을 한 단계 강화한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폐질환 의심환자가 나온 데 대해 정부가 유해성 검증과 안전관리 체계 확립의 필요를 느낀 것으로 읽힌다.

이날 정부는 "청소년과 임산부, 호흡기 질환자, 비흡연자 등을 포함한 모든 국민은 절대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말고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폐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월11일엔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업계는 제품의 판매 여부를 두고 본격 검토에 돌입한 편의점업체들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장은 디지털투데이에 "편의점들이 하루 아침에 태도를 바꿨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일방적 발표만으로 '중단 혹은 검토' 등의 결정을 하고 있는 데 대해 편의점업계에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전자담배협회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적극 알리겠다고 했지만 그 근거는 어디 있느냐"며 "불법약물이 담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들을 처벌해야지, 합법적인 전자담배 흡연자들을 법으로 단속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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