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내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공급과잉으로 발생한 DRAM과 낸드플래시의 재고가 정리되고, 새로운 주문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는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과잉’에서 ‘부족’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최도현 연구원은 “올 3분기부터 DRAM 재고는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DRAM 업체들의 재고는 내년 1분기 내에 정상 수준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서버 수요 재개, 5G 스마트폰 출시로 DRAM 가격은 공급부족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은 “재고 출하가 활발해 재고수준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DRAM 출하 호조는 전체 재고자산에서 적어도 수 천억원 이상의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도 “메모리업체들의 공급 규모 변화와 수요 변화를 고려하면 2020년에는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DRAM은 2020년 3분기, 낸드는 2020년 4분기부터 수요와 공급의 관계가 반전될 것으로 분석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시작되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일회성 요인이 일부 반영돼, 3분기 잠정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내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DRAM은 모바일 신제품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의 구매도 늘어나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3%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은 16% 하락했다고 밝혔다. 단 하락폭은 전 분기 대비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22일 김운호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개선은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며, “NAND는 재고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가격 저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동반된 것으로 추정한다. DRAM의 가격 반등은 2020년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서버의 수요 개선은 큰 폭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사진=Pexels)
(사진=Pexels)

DRAM 시장 서버가 견인할 것...서버 비중 점점 확대

전문가들은 내년 DRAM 시장의 수요는 서버가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과 PC는 성장의 한계치에 도달했지만, 서버는 아직도 많은 수요가 생산된다는 것이다.

김운호 연구원은 “2016년부터는 서버 수요가 (DRAM) 시장을 견인했다”며, ”비중은 2016년 1분기 20.7%에서 2018년 4분기에는 2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PC 비중은 29.4%에서 17.8%로 하락했고, 모바일은 33.2%에서 33.9%로 큰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여전히 DRAM 시장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영역은 크지만, 서버의 비중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료=IBK투자증권)
매년 애플리케이션별 DRAM 수요 비중(자료=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DRAM 시장의 수요는 내년이 올해 대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진했던 서버 수요 개선이 가장 큰 원인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서버의 비트그로스(B/G)를 13.2%로 추정하며, 연초에 예상된 30% 중반 수준에 비해서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2017년 서버 B/G는 47.6%, 2018년 서버 B/G는 32.0% 이다.

김 연구원은 “이제 그 재고가 서서히 정리되고 주문이 재개되는 시점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수요에 따른 구매 물량은 증가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비 이성적 물량 확보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점진적 시장 성장을 고려하면 2020년 서버 B/G는 36.9%일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 전체 B/G는 20.5%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최근 과잉 투자에 따른 서버 투자 규모는 이전 계획에 비해서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2019년 계획 물량은 12.28M 이었으나 11.37M으로 구축 물량이 감소하였고, 2020년 계획 물량도 13.32M에서 12.85M으로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서버 B/G 는 36.9%로 예상하고, 이후에도 30% 이상의B/G는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서버와 함께 5G 폰의 공급이 DRAM 수요를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도연 연구원은 “3분기 전 세계 DRAM B/G는 시장 기대를 크게 상회했고, 전방업체들의 충분한 재고 소진에 의한 수요 기저 효과로 해석된다”며, “2020년에는 ①서버 수요 재현과 ②5G 스마트폰 교체 수요로 가속 수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5G 스마트폰은 1억 대당 약 1.5%p의 DRAM 수급 개선 효과(4G→5G탑재량 2GB 증가 가정)가 기대된다”며, “2020년 전 세계 5G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치가 3개월 전 약 0.5억 대에서 최근 약 2.5억 대로 크게 상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낸드, 모바일·서버 저장용량 증가로 수요 꾸준히 늘어

업계 관계자들은 낸드플래시도 DRAM과 비슷한 양상을 지닐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시장은 스마트폰의 저장용량이 증가하며 꾸준히 성장할 것이며, 서버가 손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김운호 연구원은 “2020년 B/G는 대부분 2019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중에서 서버의 개선폭이 가장 클 전망”이라며, “서버 투자의 부진으로 2019년 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 수요는 전년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2020년에는 수요 회복으로 63.9% 증가할 전망이다. 2020년에도 모바일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B/G는 2019년의 37%와 유사한 34.8%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자료=IBK투자증권)

낸드플래시 시장의 성장은 각 애플리케이션별 저장용량 확대가 큰 요인이다. 올해 기준 스마트폰에 채택되는 낸드플래시 규모는 58GB인데 2021년에는 156.4GB로 증가하며, 서버에 사용되는 eSSD의 낸드플래시는 올해 1742GB에서 2021년에는 3132GB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에는 DRAM보다 낸드플래시에 투자를 더 많이 할 것으로 보고 있다. DRAM의 신규 공정은 투자 대비 효율성이 낮으며,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2D에서 3D로 전환하며 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DRAM 업체별 생산 추이(자료=IBK투자증권)
DRAM 업체별 웨이퍼 생산 추이(자료=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DRAM 웨이퍼 생산에 대해, “2019년 공급과잉 및 재고로 기존 라인의 웨이퍼 투입을 축소하거나 CIS로 공정 전환이 2020년 중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하 규모가 증가하는 것은 공정 개선에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며, “삼성전자의 13라인의 CIS 전환 규모, 마이크론 Fab15 물량 증가는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낸드플래시 웨이퍼 생산은 “ 삼성전자는 2020년에 3D가 105K/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SK하이닉스는 50K/월, 도시바는 60K/월, 마이크론은70K/월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2020년 NAND Wafer는 2019년 대비 250K/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마이크론이70K/월, 삼성전자는 65K/월, 도시바는 60K/월, SK하이닉스는 15K/월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변수는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 증설 속도, SK하이닉스의 M15 가동률, 도시바 Fab6 가동률, 마이크론 싱가폴 공장 양산 시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DRAM 업체별 웨이퍼 생산 추이(자료=IBK투자증권)
낸드플래시 업체별 웨이퍼 생산 추이(자료=IBK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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