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이란과 관련된 가짜 계정 180여개를 삭제했다. 러시아와 관련돼 삭제된 계정은 인스타그램에서 50개, 페이스북에서 1개다. 이들은 올해 초부터 인스타그램에 미 선거의 경합주(州)에 사는 사람들 모임처럼 위장하는 계정 네트워크를 운영해왔다.

페이스북은 적발된 계정들이 모두 25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들 계정이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어떻게 규명했는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런 사실을 법 집행기관에도 통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미국인을 대상으로한 이란 관련 계정 135개도 삭제했다. 이들 네트워크는 팔로워가 7000여 명으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CNBC 방송은 이날 페이스북과 자회사 인스타그램에서 조직적인 가짜 활동을 벌여온 계정과 페이지, 그룹의 네트워크 4개를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매체에 따르면 4개 네트워크 중 3개는 이란, 나머지 하나는 러시아의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와 관련된 것이었다. IRA는 러시아 정부가 후원하는 일종의 댓글 부대다. IRA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선거 개입 혐의로 미 정부에 의해 기소된 적 있다.

이들은 미국은 물론 북아프리카와 남미 등 다양한 세계 지역을 대상으로 활동을 진행했다. 모두 자신들의 신원을 가리고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계정의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이미지=플리커
이미지=플리커

페이스북이 분석 작업을 의뢰한 소셜미디어 조사업체 그래피카에 따르면 이들 계정은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미국으로 위장 했지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출마를 반대한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CNN은 이에 대해 IRA가 2020년 대선에서 2016년 대선과 똑같은 일을 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래피카에 따르면 이번에 삭제된 계정들은 약 7만5000개의 포스트를 발신했지만 대부분은 대선과 직접 연관돼 있기보다는 미국의 폭넓은 정치·사회적 이슈에 관한 것이었다. 또 기존의 미국 언론이나 정치단체들이 만든 밈(meme,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동영상·이미지)이나 포스트를 주로 사용했다.

페이스북에서 해외의 조작 활동을 조사하는 팀을 이끄는 너새니얼 글라이셔는 “러시아 계정이 자신들을 평범한 시민처럼 보이게 하려고 노력해왔다”며 “이는 나중에 자신들의 포스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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