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18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G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화웨이는 절대 백도어를 설치하지 않는다며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백도어는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에 의해 컴퓨터의 기능이 무단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컴퓨터에 몰래 설치된 장치를 말한다.
 
이날 과기정통부 종합국감의 또 다른 키워드는 유료방송 M&A(인수합병)다.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같이 결론내기로 하면서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유료방송 M&A 일정이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검토하고, 알뜰폰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과방위가 아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 심사를 유보한 것에 대해 교차판매 금지에 대한 관련 업계 의견을 참고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작년 국감 이어 계속 제기되는 화웨이 5G 장비 보안 우려, 화웨이 "백도어 절대 설치 안해"
 
이날 국회 과방위 소속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과기정통부 대상 종합국정감사에서 “초연결시대에 자율주행차와 원격진료 문제는 보안이 아니라 생명 안전에 관한 문제”라며 “영국의 국가사이버보안 평가는 3월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시큐어 코드 등 기본 사항을 지키고 있지 않으며, 안전하지 않은 기능과 라이브러리 활용, 보안 경고 사항을 무시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5G보안협의회가 얼마나 충실하게 점검해 갈 것이냐가 문제다. 전체적인 것을 점검해 나가야 한다”며 “프랑스는 5G 장비 도입에 대해서 강력한 법제가 발효됐다. 총리가 설치된 장비에 대해서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시정되지 않을 경우 사용 중단,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다. 화웨이 타깃 아니라 5G 보안이 그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멍 샤오윈 화웨이코리아 지사장은 “영국의 보고서가 기술적인 제안을 통해 품질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능력을 제고할 수 있었다”며 “올해 20억 달러를 투자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개혁을 단행하고 진행 중이다. 선례가 없는 부분이라서 3~5년 이후에 결과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소프트웨어 공정의 품질이 제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멍 샤오윈 지사장이 언급했던 스페인의 공통평가기준(CC) 인증이 늦어지는 배경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멍 샤오윈 지사장은 “지난해 CC인증 신청을 시작해 올해 7월에 모든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문제가 되는 기술 사항은 없었다”며 “기술 검증은 모두 완료됐고, 스페인에서 인증서 발급이 진행 중이다”고 해명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세계 각국에서 리포팅을 하고 있다. 메모리가 처리되는 기능이 중요한데 이 영역에 해킹과 관련된 것들이 숨겨져 있다”며 “(미국 등이) 화웨이를 퇴출한 것은 5G에 혹시 백도어를 심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잠시 퇴출시킨 것이다. 중국 국가정보법을 보면 정부가 요구하면 기업이 제출하도록 돼 있다”고 우려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블름버그 통신은 영국의 최대 이동통신사인 보다폰이 화웨이폰에서 '백도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멍 샤오윈 지사장은 “화웨이는 절대 백도어를 설치하지 않는다. 백도어 설치는 자실 행위와도 같다”며 “한국 정부를 포함해 글로벌 정부와 노백도어 협약에 서명할 의지가 있다”고 작년에 이어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박대출 의원은 국감에서 미국 보안 업체인 파이나이트 스테이트가 558개 화웨이 제품에 대한 보안 점검을 진행한 결과를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파이나이트의 사도스키 부사장은 영상에서 “자동 시스템으로 화웨이의 기업 네트워크 제품군 내 558개 펌웨어 이미지에 포함된 150만개 이상의 고유 파일을 분석했다”며 “분석한 펌웨어 이미지 중 55%는 최소한 하나의 잠재적 백도어를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균적으로 화웨이 장치의 펌웨어에서는 102개의 잘 알려진 보안 취약점이 확인됐다”며 “전반적으로 화웨이가 보안에 매우 취약한 소프트웨어 개발 관행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도 화웨이 보안 우려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화웨이 장비의 경우 보안 문제가 있다고 확인되지 않았다”며 “(화웨이가) CC 인증을 받더라도 (보안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것까지 다 고려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차관은 화웨이 장비의 소스코드를 검증 여부에 대해 “특정 기업의 것에 대해서 정부가 해석해야 할 의미가 없다”며 “기업에 대한 (보안의) 완벽성 보장이 아니라 아니라 국민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를 보는 것이다. (소스코드를 검증) 할 의지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5G보안협의회를 통해 어떤 장비가 됐든 국가망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고, 5G망의 연결성을 통해 경제 사회에 위해가 가지 않도록 치밀하게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왼쪽)과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왼쪽)과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

올해 키워드로 떠오른 유료방송 M&A, 정부 "일정 늦어지지 않도록 검토, 알뜰폰 문제도 살핀다"

화웨이 문제 만큼이나 과기정통부 종합국감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이 유료방송 M&A 이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같이 결론내기로 하면서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공정위가 결정을 미룰수록 또 다른 심사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 발표 역시 지연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의 경우 KT 등 경쟁사들은 알뜰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알뜰폰 인수 문제의 경우 공정위가 아닌 통신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이용자 보호 등 후속 조치 및 조건부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국정감사에서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유료방송 M&A 일정이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검토하고, 알뜰폰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정무위 종합국감에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 심사를 유보한 것에 대해 교차판매 금지에 대한 관련 업계 의견을 참고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즉, 교차 판매 형평성 문제 때문에 LG유플러스와 CJ헬로 심사 결정을 유보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 달 10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심사보고서에서 CJ헬로 유통망에서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를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3개월 내에 보고하는 조건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1일,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관련 심사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 상호 교차판매를 3년 가량 제한한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과방위 김경진 의원(무소속)은 지연되는 공정위의 유료방송 M&A 심사를 언급하며 과기정통부가 적극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이날 주문했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최근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 심사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3년 전 공정위는 SK텔레콤과 CJ헬로 기업결합을 무산시키기도 했다”며 “불공정, 기업지배력 이전 관점에서는 타당할 수 있지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 중심으로 현재 시장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한 쪽 시선에 치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국가 전체적으로 타당한 지 살펴봐야 한다”며 “IPTV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되면서 케이블TV 회사는 언젠가는 정리될 것인데, 공정위가 산업 재편 기회를 없애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공정위가 여러 M&A 건을 한 번에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며 “많이 늦어지지 않도록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최 장관은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알뜰폰 이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CJ헬로는 알뜰폰 지배적 사업자인데, 알뜰폰 사업자가 기간통신사업자(이동통신사)에 흡수된다”며 “알뜰폰 시장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알뜰폰 문제는 인지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예민한 시기라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추후 필요하면 설명하겠다”며 “LG유플러스와 CJ헬로는 주식으로 인수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방통위 심사를 거치지 않고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지역성‧공공성 등을) 살펴보고 판단하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16일 전원회의를 열고 LG유플러스와 CJ헬로 간 기업 결합을 심의·의결했지만 두 회사의 M&A에 대해 일단 합의 유보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17일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에 대해 전원회의 결과 유사 건을 심의한 이후 다시 합의하는 것으로 결정(합의 유보)됐다”고 밝혔다.
 
교차판매 금지란 기업 결합이 이뤄졌다고 해도 IPTV 판매망에서 SO 상품을 팔지 못하게 하고, SO망에서도 IPTV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이 유료방송 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SK텔레콤이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고, 공정위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 심사 때 교차판매 금지에 대한 논쟁이 었었냐는 질문에 “교차 판매 건에 대해 업계 관계자의 참고인 진술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어 “심의 중이라서 특정 기업이나 진행 내용을 말하기가 어렵다”며 “(심사 시기는) 관련해 전원회의 위원들 모두의 의견을 듣고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이 선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이 선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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