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②] 1대당 알바생 3명 몫…소리없이 근로자 권리 빼앗다
[키오스크②] 1대당 알바생 3명 몫…소리없이 근로자 권리 빼앗다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10.2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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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엔 '디지털 소외' 현상도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발전의 기준은 우리가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고 없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주는 데 있다." 과거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은 승자주의가 만연했던 시절에 이같이 말했다. 기술 발전이 오히려 가난한 사람(근로자)의 품에서 한줌의 빵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결론적으로 루스벨트 대통령이 옳았다. 현재 근로자들은 서있는 자리마저 위태로운 처지다.

4차산업혁명을 맞아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가 전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키오스크란 통신카드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해 음성서비스나 동영상 구현 등 이용자에게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을 뜻한다. 그동안 관공서나 대학 등에서 정보제공을 위해 설치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산업 일선에서 주문과 결제 등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최근들어 키오스크가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곳은 패스트푸드 매장이다. 현재 롯데리아는 전국 1350개 점포 중 825개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맥도날드도 420개 중 250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큰 크기의 키오스크가 매장 내 적지 않은 면적을 차지해 이용 고객의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맥도날드)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 현재 패스트푸드업계는 키오스크 사용을 점차 늘리고 있다. (사진=맥도날드)

키오스크는 인터넷과 연계해 다양한 정보와 제품 등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사람과 대면하지 않는 방식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특성과 맞아떨어진다.

업주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으로 인한 사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키오스크 설비 비용은 약 400만원 정도다. 근로자 1명당 한달 임금이 2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2개월이면 본전을 뽑는 셈이다. 거기다가 향후 관리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키오스크가 사람과 동등하게, 혹은 더 좋은 효율성을 만들어내면서 사업주는 근로자를 고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실제로 올해 초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업장 1204곳 중 17%가 직원을 감축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많은 사회 학생들이 PC방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첫 아르바이트를 경험한다. 요즘에는 고령층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키오스크 기계 1대가 아르바이트생 3명 분을 대체하면서 일자리를 점점 줄고 있다"며 "이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키오스크가 소비자에게 노동을 전가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른바 그림자 노동이다. 그림자 노동이란 보수를 받지 않고 당연히 하는 것으로 포장된 노동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음식점의 ‘셀프 서비스’나 공항에서 소비자 스스로가 발권 정보를 확인하는 일 등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는 사라졌지만, '일' 자체가 고스란히 남으면서 소비자가 이를 대신 하게 된 것이다.

키오스크 확산이 일부 계층의 소외감을 불러온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주로 기계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들은 주류에서 멀어지거나, 또는 억지로 기기 사용법을 배워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에서 '디지털 소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단순한 현상으로 치부하지만 디지털 소외는 위축감과 상실감을 불러온다"며 "소외된 사람일 수록 관련 정보 부족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놓이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키오스크가 대형마트, 음식점, 공항 등 산업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신민경)
키오스크가 대형마트, 음식점, 공항 등 산업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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