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기태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석유탐사 자회사 영국 다나(Dana)를 매입한 지 8년만에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최근 영국 북해에서 상당량의 가스가 모여있는 저류층을 추가 발견한 것이다.

한때 적폐청산 대상으로까지 지목됐던 다나가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리스크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해외자원개발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석유공사는 2011년 다나를 약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는 네덜란드와 이집트에서 하루 5만7000배럴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24개 운영권 사업과 43개 비운영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8일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다나는 '톨마운트' 광구에서 2200억입방피트(원유 환산 시 약 3800만배럴)의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저류층을 발견하고 정확한 매장량 산정을 위해 조만간 정밀분석 작업에 돌입한다.

톨마운트 이스트 구조 위치도.(사진=석유공사)
톨마운트 이스트 구조 위치도.(사진=석유공사)

'톨마운트'는 영국 중부해안에서 약 50㎞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상 광구다. 다나와 영국의 또다른 석유개발사인 프리미어 오일(Premier Oil)이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다나와 프리미어 오일은 '톨마운트 이스트(Tolmount East)' 구조에서 올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추 작업에 돌입, 이달 초 최종 목표심도인 3202m까지 굴착해 두께 약 73m인 양질의 저류층을 발견했다.

다나는 이번에 발견된 이스트 구조와 2021년부터 생산예정인 기존 '톨마운트 메인' 구조를 연계개발해 북해자산의 상업적 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톨마운트 메인 구조에는 가채매장량 약 4900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와 420만 배럴의 초경질유가 매장돼 있다.

이런 가운데 석유공사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과 다나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섣부른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채 감소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제야 조금씩 성과가 나오는 '알짜 자산'을 넘기면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석유공사의 부채 비율은 2287%에 달한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롤러코스트를 타야하는 해외자원개발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단기적인 결과를 앞세운 책임 묻기가 진행되다 보면 전세계적으로 치열하게 펼쳐지는 자원 확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다나도 한때 적폐청산 대상으로 거론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원개발은 단시간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흔들림 없이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야만 천천히 그 과실을 맛볼 수 있는 게 자원개발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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