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방탄차는 정부 요인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많이 이용한다. 치안, 정세가 불안정하고 납치, 테러 위험이 높은 곳, 특히 총기나 폭발물을 이용한 범죄가 빈번한 곳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이 방탄차를 구입한다. 남미, 아프리카, 러시아 등이 그렇다.

이런 수요에 대응해 여러 가지 등급의 방탄차가 만들어진다. 작은 차부터 SUV까지 모델도 다양하다. 보호 수준이 크게 높지 않은 방탄차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그 시장에 집중하는 업체들도 있다. 하지만 벤츠 중에서도 ‘궁극의 럭셔리’를 표방하는 마이바흐는 다르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50 가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50 가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50 가드

“마이바흐 S-클래스 가드는 요인암살에 대응하기 위한 최고수준 방탄차다. 노상 강도 같은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차가 아니다.” 벤츠의 가드(GUARD) 방탄차 사업부를 맡고 있는 더크 페처 총괄이 잘라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벤츠 및 마이바흐 가드의 수요는 주로 ‘국가 원수’급이다. 그만큼 전 세계를 통틀어도 시장이 크지 않다. 그들은 대게 S-클래스나 풀만(스트레치 리무진) 방탄차를 원한다. 다른 차종에 대한 수요는 극히 적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50 가드

벤츠는 90년전부터 방탄차를 만들어왔고, 수년 전까진 G-클래스, M-클래스(GLE), E-클래스 등 다양한 가드 모델을 보유했다. 하지만 현재는 S-클래스 및 풀만 가드 모델만 직접 만든다.

마이바흐 가드는 완성된 차의 안쪽에 철판을 덧대는 ‘개조’ 수준으로 만들지 않는다. 차 바닥 등 허점을 노리는 공격을 당하더라도 막아낼 수 있도록 처음부터 철저한 방어대책을 구상하고 작은 구석까지 철저하게 설계해 벤츠 명성에 걸 맞는 품질로 완성한다.

산소공급장치, 자동소화장치, 경보장치, 경광등, 인터컴 등 다양한 장비를 제공한다

당연히 겉으로는 전혀 티 나지 않는다. 더크 페처 말을 빌자면 ‘예술의 경지’다. 심지어 차에 오른 다음에도 문짝이나 유리 두께를 잊기 쉽다. 좁아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넓은 공간을 확보했고, 여느 마이바흐와 다름없는 높은 품질로 호화스럽게 마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어를 움직여보면 무겁다. 정말 무겁다.

구매자들의 95%는 벤츠에서 만든 그대로의 가드 모델을 구입한다. 나머지 5%도 사용환경에 맞게 무전 등 전자 장치를 변경해 달라는 요구에 그친다. 장갑을 보강해 달라는 등 보호 성능에 대한 추가 요구 없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최고의 보호수준(VR9, VR10)과 차 무게 및 편의, 성능의 균형을 맞춰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가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수십 년씩 거래해온 고객들이기 때문에 벤츠 가드 사업부의 전문성과 제품에 대해 높은 신뢰를 갖고 있다. 그만큼 우리도 자부심을 느낀다.” 더크 페처가 말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50 풀만 가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50 풀만 가드

참고로 벤츠, 마이바흐 가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용하는 청와대(대통령경호처)의 방탄차 중 하나로도 유명하지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차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위원장 차로 기존의 구형 벤츠 S600 풀만과 구형 마이바흐에 이어 비교적 신형인 마이바흐 S600이 포착되면서 대북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 것. 물론 벤츠 공식 입장은 “북한에 직접 판매한 적 없다.” 판매 시 되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구매처를 철저히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50 풀만 가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50 풀만 가드

한편, 차체길이 6.5미터인 최신 마이바흐 풀만 가드는 공차 무게가 5.1톤이고 V12 6.0리터 트윈터보 엔진으로 움직인다. 최고속도는 160km/h로 제한된다.

이번 세대 풀만 가드는 2017년 2분기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됐는데, 당시 발표된 독일 기준 기본 가격(VAT 19% 포함)은 140만유로(18억4532만원). 방탄 기능 없는 '일반' 마이바흐 풀만은 3분의 1 수준인 50만유로(6억5,441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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