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2조원대 대형 매물로 주목받는 웅진코웨이 인수전의 본입찰이 마감됐다. 유력 후보였던 SK네트웍스가 돌연 하차하며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칼라일이 다크호스로 두드러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매각 무산이나 연기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사업자의 이탈로 경쟁구도가 완화된 데다 인수 후보군과 매각사 간 '가격 갈등'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본입찰을 통해 웅진코웨이의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 7곳 가운데 칼라일과 베인캐피탈,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 등 3곳만이 본입찰에 응하게 됐다.

유일한 국내 전략적 투자자로 유력 인수후보에 이름을 올리던 SK네트웍스는 끝내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웅진 측과 매각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매각가가 SK네트웍스의 예상 금액과 격차가 컸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서울 중구 소재 웅진코웨이 본사 전경. (사진=신민경 기자)
서울 중구 소재 웅진코웨이 본사 전경. (사진=신민경 기자)

현재로선 웅진코웨이가 새 주인으로 칼라일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칼라일은 이달 초 김종윤 골드만삭스 아시아 인수합병 대표를 자사로 영입하는 등 한국 시장의 투자사업에 강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베인캐피털과 하이얼은 인수 의지가 한풀 꺾인 것으로 읽힌다. 베인캐피털은 최근 실사 과정을 거친 뒤 관심이 크게 줄었으며 하이얼은 국내 정서상 중국기업이 렌털시장 점유 땐 소비자가 대거 이탈할 것으로 예단했단 후문이다. 눈높이 조정을 위해 이들은 계속해서 매각가 인하를 요청 중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본입찰이 재차 연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매물 가격을 놓고 양측이 치열하게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인수 후보군이 SK네트웍스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단 얘기다.

앞서 웅진코웨이의 매각 본입찰 일정은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당초 본입찰은 지난달 18일로 예정됐지만 일주일 뒤인 25일로 늦춰졌다가 다시 이달 10일로 미뤄졌다. 잇단 순연으로 매각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게 아니냔 우려가 나왔지만, 이는 실사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인수후보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웅진그룹)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웅진그룹)

매각 흥행 여부를 결정할 관건은 인수가격이 될 전망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웅진코웨이 지분 25.08%(1851만1446주)다. 매각가는 1조9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9일 종가인 8만700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25~30%를 감안한 값이다.

앞서 웅진은 코웨이 지분 22% 가량에 대해 MBK파트너스로부터 1조6832억원의 인수대금을 냈으며 이외 3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 중 1조60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이 댔다. 대출금을 상쇄하면 남는 돈이 얼마 없을 웅진 입장에선 재매각 차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경영 안정성과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 국내 기업과 한 몸이 되기를 바랐던 웅진코웨이 측은 일단 본입찰 결과를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또 다시 매각되는 입장이라 인수 주체에 대해 왈가왈부할 순 없다"며 "매각 이슈에 영향을 받아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하거나 불안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매각 본입찰 결과는 이날 오후 중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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