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5G 장비 중 하나인 DU(Digital Unit, Distributed Unit)의 36셀 모델을 오는 11월, SK텔레콤·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통3사는 테스트를 거쳐 오는 12월부터 삼성전자의 36셀 5G DU를 본격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화웨이의 5G DU 역시 36셀이다.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기술력을 따라잡은 것이다.

현재는 LTE와 5G가 연동되는 NSA(논스탠드얼론, 비단독모드)이지만 내년부터 구축되는 5G 장비의 경우 단독모드인 SA(스탠드얼론) 장비가 설치된다. SK텔레콤과 KT가 SA 5G 장비 역시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사실상 결정을 내린 가운데, LG유플러스의 경우 어떤 선택을 내릴 지 주목된다.

NSA의 경우 LTE 연동으로 어쩔 수 없이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설치해야 했지만, SA의 경우 기존 네트워크 설치가 변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경우 일본 이동통신사 KDDI에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5G 통신 장비를 수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36셀 5G DU 장비로 '화웨이 5G 기술력' 따라 잡았다 

10일 통신 장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월 중순 경에 5G 장비 DU 36셀 모델을 국내 이통사에게 공급한다. 복수의 통신 장비 업계 및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1월 중순 경에 36셀 DU 장비를 이통3사에게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11월 말~12월 초에 제품 및 망연동 테스트를 거쳐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5G 장비는 크게 AAU(Active Antena Unit)와 DU로 나뉜다. LTE 기준, 안테나, RU(Radio Unit), RF(Radio Frequency, 무선 주파수) 케이블로 나눠졌던 것이 5G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하나로 합쳐져 AAU로 바뀌었다. LTE에서 DU(Digital Unit) 하나였지만 5G에서는 DU(Distributed Unit)와 CU(Centralized Unit)로 나눠졌다. 

10일 현재, 화웨이 장비의 경우 DU(Digital Unit, Distributed Unit) 하나당 AAU 36개 연결(36셀)이 가능했지만 삼성전자의 장비는 DU 하나당 최대 AAU 24개(24셀)만 연결할 수 있었다. 현재 5G 상용화 이전부터 설치돼 있던 대부분의 삼성전자의 DU는 6셀이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36셀 DU를 공급하면서 화웨이의 기술력을 다 따라왔다. DU에 연결된 AAU가 많을수록 DU를 적게 설치할 수 있어 네트워크 구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셀의 숫자가 클수록 통신 품질이나 커버리지 역시 우수하며 신속하고 정확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에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에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물론 통신 장비의 품질은 DU와 AAU 연결 수인 셀 숫자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화웨이의 경우 AAU 하나당 사용자 200명~400명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삼성전자 장비(AAU)의 경우 하나 당 이용자 100명~200명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오는 11월, 삼성전자가 기존보다 향상된 36셀 장비를 공급하기 때문에 이용자 커버 숫자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여파가 있고 아직까지 보안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5G 초기, 화웨이의 장비의 성능이 삼성전자 등 타사 대비 월등히 앞섰는데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KT가 사용을 배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이통사 중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성능이나 가격 등을 고려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싶어도 보안이나 국민 여론 등 여러 이유로 NSA에서 도입하지 못했다”며 “여기에 무역 분쟁까지 더해졌다. SA 시대 역시 (SK텔레콤이나 KT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화웨이는 지난 MWC 2019에서 보안 우려와 관련해 스페인의 민간평가기관인 E&E(2006년 설립, Epoche & Espri)를 통해 올해 가을에 ST(Security Target) 방식의 CC(Common Criteria) 인증 결과를 내놓는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올해 하반기 중 인증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화웨이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개소한 오픈랩과 관련해 멍샤오윈 한국화웨이 CEO는 지난 9월 “5월 말 한국에서 5G 오픈랩을 개소한 이후 100여일간 50여 차례 참관이 이뤄졌고 130여명을 대상으로 트레이닝을 진행했다”며 “9개 한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3개 기업과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언급한 적 있다.

LG유플러스, 계속 화웨이로 갈까?

문제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가 보안 우려나 국민 여론에도 불구하고 화웨이 장비를 설치했던 이유는 5G 초기에는 LTE와 연동되는 NSA이기 때문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작년 국감에서, 보안 우려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를 꼭 써야하냐는 과방위 의원들의 지적에  “LTE에서 화웨이를 썼기 때문에 5G도 불가피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LTE 연동이 필요 없는 단독모드인 SA에서는 이 같은 해명이 통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기술력이 화웨이를 다 따라온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SA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선택하는 것은 아무래도 여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현재 구축된 전국망인 3.5㎓ 장비가 아닌 내년 이후 설치될 28㎓ 장비의 경우 삼성전자가 5G 상용화 이전부터 상대적으로 투자를 많이 한 상황이다.

국내 장비 업체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경우 한 셀(AAU)당 가격이 2000만원이라고 컨퍼런스 콜에서 밝혔다. 이는 타사 장비 대비 20%~30% 저렴하다”며 “삼성전자 등 타사의 기술력이 5G 초기보다 많이 좋아진 상황에서 SA에서도 LG유플러스가 보안 우려에도 화웨이를 선택한다면 그것은 가격 때문일 것이다. 보안 우려나 국민 정서보다 비용 절감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MWC 2019에서 전시된 화웨이 32 TRx 장비 (사진=백연식 기자)
MWC 2019에서 전시된 화웨이 32 TRx 장비 (사진=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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