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우리말로는 ‘방탄차’라고 부르지만 자동차회사마다 모델명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벤츠는 ‘가드(Guard)’, BMW는 ‘시큐리티(Security)’를 즐겨 쓴다.

BMW 시큐리티 비클은 그 역사가 197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방탄차는 (당연히) 7시리즈였다. 하지만 5시리즈, 3시리즈 방탄차도 만들었고 방탄 성능도 여러 등급으로 다양화했다.

SUV 방탄차는 X5를 바탕으로 2004년부터 만들었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국내에서도 판매중인 X5(G05)를 바탕으로 최신 방탄 SUV를 선보였다. 이름은 시큐리티가 아닌 프로텍션. ‘X5 프로텍션 VR6’다. 방탄 소재 및 구조 테스트 국제 공인 기관 VPAM의 VR6 등급 보호 성능을 가졌다.

VR6는 앞서 소개한 트라스코 볼보 XC90의 VR8보단 낮은 보호 등급이다. 제원상 무게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장갑이 덜한 만큼 차가 가볍고 일상에서 더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리라 유추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AK-47 자동소총이나 폭발물 공격에 대한 보호 성능을 제공한다.

X5 프로텍션 VR6는 최고출력 530마력인 V8 4.4리터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정지상태에서 5.9초만에 100km/h까지 가속할 정도로 높은 순발력을 보유했다. 물론 동일 엔진 출력의 X5 M50i가 4.3초의 0→100km/h 가속성능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무게가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유럽 연비도 9.5km/L에서 7.7km/L로 악화됐다.

만듦새는 트라스코 XC90보다 우월하다. 겉보기에 일반 차와 다르게 보이지 않는 것은 둘 다 마찬가지지만 도어를 열고 구석구석을 살폈을 때, 출고한 차를 개조해서 만든 티가 나는 트라스코와 달리 BMW는 처음부터 방탄차로 제작된 듯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트라스코 쪽이 더 높은 보호성능(더 두터운 장갑)을 가진 탓도 있지만 BMW가 X5 설계 초기부터 방탄차 버전을 고려한 성과로 보인다.

X5 프로텍션 VR6도 뒷좌석과 적재공간 사이를 벽으로 막았지만 위쪽 파티션을 유리로 만들어 트라스코 XC90보단 답답함이 덜하다. 유리 두께는 전면, 측면과 마찬가지로 33mm이고 방탄필름을 품었다. 이외에 지붕, 도어, 바닥, 엔진 격벽 등 탑승공간을 전방위로 보호하기 위해 강철 및 알루미늄, 복합소재 부품들을 사용했다.

추가적으로 자가봉합 연료탱크, 런플랫 타이어, 인터컴, 경보장치 등 부가적인 안전 장비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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