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중견 생활가전업계가 렌털 영역 확대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기업들은 고가와 저가, 고급형과 보급형, 필터의 유무 등에 따라 렌털서비스 적용을 달리하던 종전의 방식을 벗어나 신규·비주력 제품군에 '렌털 옷'을 입히고 있다. '싸게 빌리고 자주 관리 받는' 데 대한 소비자 수요가 점차 높아지는 데 따른 행보다.

코웨이는 주력 제품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을 렌털 판매 중이다. 방문판매 조직인 '코디' 2만여명을 통해 각 가정과 회사에 설치된 제품을 관리하고 추가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하는 식이다. 코웨이에 따르면 렌털 품목은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한가'라는 자체적인 기준을 거쳐 선정된다. 이에 코웨이는 지난 1월부터 전기레인지를, 지난달부턴 의류청정기를 렌털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전기레인지는 상판에 흠집이 잦아 2~3년 마다 새 상판으로 바꿔줘야 하고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공청기가 탑재된 의류청정기 등은 필터 교체가 필요한 제품군이어서다. 다만 안마의자의 경우 현재 출시한 제품이 3개인 데다 설치 뒤 사후 관리의 필요가 없어 렌털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에 요구하는 바는 양질의 제품과 꾸준한 사후 관리서비스다"면서 "최근 새 상품군으로의 렌털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미 렌털 매출이 90%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웨이 본사. (사진=신민경 기자)
코웨이 본사. (사진=신민경 기자)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등 각종 생활가전을 렌털 판매 중인 쿠쿠의 경우 그 범위를 소형 주방가전까지 확대할 계획은 당장 없는 상황이다. 밥솥과 믹서기, 식기세척기 등은 소비자의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다만 주방가전 가운데 고가인 전기레인지는 렌털 구매가 가능하다. 쿠쿠 관계자는 "올해 기준 판매와 렌털이 모두 가능한 제품군에서 렌털과 일시불 비중은 각각 총 판매량의 68% 대 23%로 확인됐다"면서 "추세를 반영해 향후에도 렌털 판매 비중을 높여갈 방침이다"고 했다.

SK매직은 크게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활가전과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등 주방가전으로 제품군을 분류하고 있으며 렌털서비스를 대부분 품목에 적용 중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업계에서 렌털 품목은 자사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서 "매직케어나 AS(사후관리) 기사가 부식된 부품을 교체하거나 청소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호나이스도 렌털 판매를 바탕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20만원대인 차량용 공기청정기나 33만원인 직수 정수기 '콤팩트' 등 값싼 제품군은 제외하고서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전체 매출 가운데 렌털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아 주력 제품이 아니더라도 일시불 한정 판매 제품은 거의 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렌털사업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던 위니아딤채도 최근 계열사인 위니아SLS를 통해 가전렌털 사업에 착수했다. 지난 7월 중순께부터 '위니아 자연가습 공기청정기' 제품 1개에 한해 정기적인 점검과 필터 교체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아직까지 종합가전 제조사들이 렌털을 본격화하는 추세는 아니며 자사도 1대에만 시범 적용 중이라 사업 확장성을 논하긴 어렵다"면서도 "성과 추이에 따라 추가 확장 여부가 결정될 듯하다"고 했다.

바디프랜드 매장. (사진=신민경 기자)
서울의 한 바디프랜드 매장. (사진=신민경 기자)

세계 안마의자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인 바디프랜드는 전체 매출 중 렌털 판매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현재는 안마의자 외에도 매트릭스, 직수형 정수기 등 주력제품을 할부형으로 렌털 판매하고 있다. 지난 7월 바디프랜드는 자사 안마의자 '엘리자베스'와 '아제라' 모델에 한해 선납금과 제휴 신용카드 전달 실적을 전제로 '렌털료 0원'을 적용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홈뷰티 제품인 'BTN 마스크팩' 세트를 렌털로 선뵌 바 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모든 제품군에 걸쳐 출시때부터 렌털을 염두에 둔다"면서 "출시를 앞둔 LED마스크를 포함한 홈뷰티 제품에도 렌털서비스 적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고 했다.

휴테크산업의 경우 고급형 안마의자로 알려진 '카이'나 보급형 제품인 G1과 슬로비 등에 한해 렌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렌털 수요가 중고가 제품에 쏠리고 있는 만큼 주로 높은 가격의 안마의자 위주로 렌털 품목을 형성하고 있다.

휴테크산업 관계자는 "동종업계 경쟁사가 홈쇼핑을 주 홍보 채널로 삼아 월 분할 방식의 저렴한 렌털 혜택에 집중하고 있다면, 자사는 제품 본연의 기능을 알리는 데 역점을 둔다"면서 "렌털판매 영업이 주력은 아니나 소비자 수요가 확인된다면 소형 마사지기 등 새 제품군에 렌털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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