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류지웅 기자] 정보통신 40년, 인터넷 30년, 웹(World Wide Web) 20년, 스마트폰 10년의 역사, 역사라고 말하기에 어색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그동안 인류는 10년 단위로 정보통신의 혁신을 만들어왔고 현재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IoE; Internet of Everything)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직업을 대체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로 진입했다.

기술은 본래 인간의 꿈과 이상을 이루기 위한 창조적 작업이었지만, 빠른 기술진화의 상황에서 사람이 오히려 기술에 종속되어 게임중독, 스마트폰 중독, 생명 경시 풍조, 악플로 인한 자살 등 수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게 되었다. 더불어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의 출현으로 SF영화처럼 로봇의 공격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최근 작고한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호킹 박사,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허사비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등이 모여서 AI윤리헌장인 ‘아실로마 AI 원칙’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시대에 윤리의식이 없는 기계가 일으킬 문제에 대해 스스로 규제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동양의 사상적 뿌리인 논어(論語)를 통해 인성(人性•仁性)교육을 인간과 인간형감성로봇(휴머노이드)에 교육시킬 수 있는 대인성 교육 AI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스마트논어(Smart 論語)’를 출간한 전 체신부차관, 하나로통신회장 신윤식회장((주)스마트논어 회장)을 만나보았다.

"AI시대에 논어로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 신윤식 전 체신부 차관, 하나로통신 회장이 '스마트논어' 서적 출간의 의미를 말하고 있다.

사학과 출신 공무원이 통신전문가가 되다

한국의 토인비가 꿈이었고 국사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때까지 이병도박사의 ‘국사대관’을 옥편을 찾으며 30번도 넘게 읽을 정도였다. 서울대학교 사학과를 들어갔는데 들어가보니 동기들이 너무도 뛰어났다. 사서삼경을 띈 사람, 영어로 원서를 줄줄 읽는 친구 등 학점은 말할 것도 없고 후배들까지 대부분 나보다 뛰어난 것 같았다. 나는 위축감을 느꼈고 사학자의 꿈을 접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행정고시에 합격해서 발령받은 곳이 체신부다. 한문과 사학을 공부한 문과생이 통신기술 공무원이 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주경야독으로 공업고등학교의 전기이론부터 전기기사공부, 통신공학책들을 섭렵하고 현장을 다니면서 이론과 실무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때 3권의 책을 썼는데 10년동안 10만권 정도가 팔릴 정도로 체신부 공무원과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에게 필독서였다. 1963년 고시 합격해서 1990년까지 30년 가까이 체신부에서 일하고 곧바로 데이콤사장과 하나로통신 회장을 2002년까지 했으니 50년을 통신의 탄생과 초고속인터넷을 만든 IT 1세대로 살아온 것이다.

IT노병과 논어(論語)

하나로통신 사장 시절 미국에서 개발된 ADSL초고속통신망을 도입하여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인터넷은 폭발적으로 확산됐고 초고속인터넷, IT 강국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것도 이 때문이다. 전화선 매고 전신주를 오르내리던 40년전부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터넷과 인공지능의 시대를 생각해 보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너무 빠른 발전은 게임중독, 스마트폰 중독, 생명 경시 풍조, 악플로 인한 자살 등 수많은 문제를 발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시대로 접어들면서 지능을 갖춘 로봇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현업에서 은퇴한 노병이지만 나는 이러한 기술중독시대의 문제를 동양의 사상적 성서인 논어(論語)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물론 인공지능과 지능을 탑재한 기계들도 논어의 윤리근간을 바탕으로 교육하고 개발 해야 한다. 논어를 디지털화해 로봇이 스스로 인공 지혜와 윤리를 터득하게 함으로써 '슬기 로봇'으로 진화하도록 만들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인공지능(AI)과 5세대(G) 이동통신 등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거세지만 미국과 중국 틈새에 끼어 AI후진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는 인재와 재원 부족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앞서가는 사유 구조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신윤식 전 차관이 최근 출간한 '스마트논어'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윤식 전 차관이 최근 출간한 '스마트논어'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제협력연구와 표준규제기구가 필요

세계적으로 논의는 활발하나 행동이 없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같은 규제기구를 만들어 AI가 인류의 축복이 되도록  규제하고 유도해야한다. 출간한 ‘스마트논어’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시대에 대한 인문적 고찰이다. 교육계는 AI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코딩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파이썬과 같은 AI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해 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정부는 주요 대학 3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AI 대학원 설립을 지원하는 등 AI 전문가 양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하고 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이 품은 사유와 철학도 리드해야 한다. 구상하는 일을 하려면 1억~10억불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로부터 5억원정도의 마중물을 유치하고 국내 대기업들과 일본 등 해외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RnD관련 기관과 담당자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지만 올해초 설립한 (주)스마트논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원로학자들과 함께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태교부터 영유아 초등학생(산전 6개월, 임신 10개월, 영유아어린이: 총13년6개월)의 인성교육은 물론, 인간형 감성로봇(humanoid)에 대한 인성교육 인공지능(AI)기술을 개발하고 표준화하여 국제규제기구를 만들고, 한·중·일 민간 협력연구로 우리나라가가 AI분야 노벨과학상 공동 수상국이 되도록 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우국충정의 IT노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에게서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힌다면 즐겁지 아니한가! (學而時習之 학이시습지면 不亦說乎 불역열호)’, ‘옛 것을 되살려 새로운 것을 알 수 있다면 가히 그것으로 스승을 삼을 수 있지 않는가! (溫故而知新 온고이지신이면 可以爲師矣 가이위사의)’라는 학이(學而)와 위정(爲政)편의 공자 말씀을 떠올려 보게 된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