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IT(정보기술)업계 및 통신·미디어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였던 공유 경제가 진화해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로 변화됐다. 넷플릭스가 촉발시킨 새로운 소비 트렌드라고 보면 된다. 소비자가 회원 가입을 통해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원하는 상품을 배송받는 새로운 경제 모델인 구독 경제가 떠오른 것이다.

재화 소유권을 소비자가 갖는 ‘상품 경제’, 일정기간 소유하는 ‘공유 경제’와 달리 멤버십 제도를 기반으로 가입 기간만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구독 경제의 개념이다. 최근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상거래 확산으로 제품·서비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를 신속하게 경험·체험하는 동시에 비용 경쟁력으로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비 방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ICT(정보통신기술) Brief 보고서가 인용한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중 75%가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Credit Suisse에 따르면 2020년 구독 경제 시장은 53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2000년대 동영상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구독 경제가 재조명의 계기를 맞이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07년 1월 월정액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며 당시 비디오 대여 선도 업체였던 블록버스터를 제치고 구독형 콘텐츠 소비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했다.
 
또한 ICT 발전으로 통신 속도, 네트워크 품질 향상에 따른 모바일·온라인 소비 증가, 월정액 서비스와 같은 정기적인 과금제에 익숙한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구독 경제 확대의 배경이 됐다. 소비자에게 편의성과 폭넓은 선택권, 비용절감이라는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 측면에서는 지속적·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독 경제 수요는 희망적이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 모델이 웨이브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웨이브)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 모델이 웨이브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웨이브)

넷플릭스가 연 구독 경제 포문, 운송·생필품·게임 업계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

최근 영화·드라마·음악 등 콘텐츠 시장을 넘어 자동차·생필품·의류·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구독 경제를 적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소비자에게 가장 친숙한 구독 경제 서비스는 OTT를 통한 드라마·영화 스트리밍(넷플릭스 등), 음원 스트리밍(스포티파이·애플뮤직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정기적인 구매 활동이 이루어지는 필수 소비재(면도기·식료품·의류 등) 영역에서는 시장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으며 최근 의료·취미 분야에서도 구독 경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2011년 창업한 ‘달러 쉐이브 클럽’은 적정 가격에 매달 4∼6개의 면도날을 배송해주며 면도기 시장의 독보적 존재인 질레트 아성을 넘는데 성공했다. 이후 지난 2016년 유니레버에 매각되며 향수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ICT 시장 양대 산맥인 구글과 애플이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를 공개·출시하면서 게임 시장에서도 구독 경제가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소확행·가성비 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 개인 여가 활동을 중시하는 1인 가구,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맞춤형 구독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재화를 정기적으로 소비하는 생필품에서 의류·화장품뿐 아니라 도서·문화·취미 분야까지 구독 경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음악 스트리밍 유료 서비스 ‘멜론’의 안착, 푹+웨이브통합 OTT 서비스 웨이브(Wavve)가 최근 출범하면서 구독형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미지=IITP
이미지=IITP

새로운 소비 트렌드 '구독 경제' 시대 대응한 제품·서비스 개발 필요

최근 ‘소유’보다는 경험과 추천 서비스를 중시하는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온라인·모바일 구독 서비스 역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5G 상용화에 따른 네트워크 성능 향상 등 ICT 기술 진전과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구독 경제 비즈니스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통합 OTT 서비스 ‘웨이브’ 출시, 도서 등 실생활 영역에서 구독 서비스 증가 등으로 시장에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확보할 수 있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유사 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로 이탈하지 않도록 서비스 품질 유지해야하고 차별화 서비스 제공 등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로 정착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IITP는 보고서를 통해 “정기 배송 서비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아이템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번들 서비스, 포인트 제도, 무료배송 등 소비자 만족도 제고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며 “아울러 다양한 플랫폼에 적합한 형태의 콘텐츠와 서비스 접목, 효율적 마케팅과 운영을 위한 고객 데이터 분석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IITP
표=II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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