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2019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말한 바와 같이 벤츠는 ‘앰비션 2039’라는 지속가능 전략 아래 이산화탄소 저감에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2022년까지 유럽에서의 자동차 생산을 탄소중립화 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자동차 생산은 에너지와 밀접하다.

이와 관련해 요르그 부르저(Jörg Burzer) 벤츠 생산 및 공급망 관리 총괄로부터 벤츠가 구상한 ‘자동차 생산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우선 자동차 생산이 직면한 굵직한 과제들에 대해 얘기했다.

첫 번째는 디지털화이다. 이제 사람들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당연히 차 안에서도 ‘온라인’이고 싶어한다. 이는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는 제품의 복잡화이다. 자동차가 개인 맞춤화되고 시장마다, 고객마다 기대가 다르기 때문에 제품 생산에 대한 요구도 그만큼 다양화되고 복합화된다.

세 번째는 아주 중대한 과제인 환경보호이다. 물론 자동차 생산뿐 아니라 세계 모든 사회에 주어진 과제다.

네 번째는 근무환경의 개선이다. 생산 현장에서 동기를 가진 인력을 확보하고 보유하는 것이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벤츠는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여섯 가지 분야를 기반으로 한 생산 전략을 구축했다. 글로벌 유연성, 우수한 운영, 탁월한 제품, 선구적인 디지털화, 책임 있는 지속가능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열정적인 사람들이다. “앞의 세가지, 즉 글로벌 유연성과 우수한 운영, 탁월한 제품은 이미 우리 DNA에 포함돼있다.” 부르저 총괄이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벤츠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이미 최대의 유연성을 갖고 있다. 고객 요구,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 물량과 생산 능력을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수 있는 유연성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핵심 성공요소다. 이를 위해 세계 30개 생산기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네트워크뿐 아니라 공장 내에서도 유연성이 필요하다. 벤츠의 전동화 브랜드 EQ 차들은 생산 유연성을 고려해 개발됐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 생산라인에서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들을 생산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벤츠는 지난 12개월동안 15개의 신차 생산을 시작했다. 독일 브레멘에서 생산하는 EQC가 여기 포함되는데, 중국 베이징에서도 생산하게 된다. EQ 모델들에 필요한 배터리의 경우 독일, 미국, 중국, 태국 등 3개 대륙, 7개 공장, 9개 시설에서 생산한다.

“이번 모터쇼에 출품한 차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 제품의 탁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린 벤츠를 최상급으로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기존 운영전략은 이러한 DNA들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새로운 과제들이 부각됨에 따라 운영전략에도 특별한 초점이 필요해졌다. 디지털화, 지속가능성, 그리고 매력적인 근무환경이다.

팩토리 56

디지털화는 미래의 스마트한 제품 생산에서 핵심이다. 최첨단 기술이 품질과 효율성, 유연성을 보장하고 구성원들의 일상생활까지 지원한다. 벤츠의 독일 진델핑겐 공장은 이미 8000개 이상의 시스템과 기기가 연결되어 있고 1억5000만개의 데이터 메시지가 오간다. 이는 향후 10억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벤츠 승용차 부문은 생산을 위한 자체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었다. MO360, 즉 ‘메르세데스-벤츠 오퍼레이션 360도’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전략분야에는 이산화탄소 중립, 효율성과 사회책임이 연관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앰비션 2039라는 회사의 목표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벤츠는 2022년까지 유럽 공장들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2030년까지는 한 대의 차를 생산할 때 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40% 감축할 계획이다.

마지막 전략 분야는 사람이다. 다른 조직도 마찬가지지만 생산의 미래에서 사람이 빠질 수 없다. 열정을 가진 사람이 중추가 된다. “조직 문화와 최첨단 근로환경은 이미 확보되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한다.”

매력적인 근로환경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때문에 디지털화, E-모빌리티 시대에 맞게 직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임원부터 생산직 인력까지 모두 새로운 기술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팩토리 56

이러한 벤츠의 미래 자동차 생산전략을 집대성해 보여주는 것이 내년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독일 진델핑겐의 새 공장 ‘팩토리 56’이다. 슈투트가르트 다임러 본사에서 20km 떨어진 기존 진델핑겐 공장 옆 부지에 건설중인 새 공장은 축구장 30개 규모(22만m2). EQ브랜드 신차, 신형 S-클래스 등 벤츠 중에서도 상위 모델과 럭셔리 클래스를 생산한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차들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유연성을 가졌다.

팩토리 56은 우선 지속가능성을 고려했다. 지붕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연간 5000MWh 전기를 생산하며 지붕의 40%를 녹화해 빗물을 모으고 단열효과를 얻는다. 건물 외벽에는 재활용 콘크리트를 사용했고 기존 공장에 비해 공업용수 소비를 50% 줄였다. 전원공급장치 일부는 산업용 에너지 저장시스템을 갖추고 직류 그리드와 연결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유연한 에너지 사용이 가능하다. 디지털화를 통해 공장 내에서는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현재 S-클래스 공장보다 75% 감소한다.

사람 중심 설계도 눈길을 끈다. 지붕의 투명 창을 통한 자연광으로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블루 스카이’ 구조를 도입했다. 아울러 사무실에서든 조립 라인에서든 가정과 직장의 양립성을 높이고 창의성이 강하게 뒷받침되는 디지털 환경으로 직원들을 고취시킨다. 개인사정에 따라 교대근무에 유연성을 제공하는 ‘교대근무자 풀’을 시험하고 있으며, 근무자가 앱으로 근무시간을 선택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직원들의 전문성, 유연성, 높은 수준의 동기 부여가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공장 최초로 5G 이동통신망도 도입했다. 조립 라인의 데이터 링크, 제품 추적 등에 활용해 생산공정을 최적화하고 생산 시스템과 기계를 지능적으로 연결시켜 생산 프로세스 효율과 정밀도를 높인다. 예를 들어 부품을 조립라인으로 나르는 무인 운반차 400대등 무인 운송시스템이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가동된다. 내부 네트워크뿐 아니라 협력업체, 디자인, 개발부서, 고객 등 전체 가치사슬과 ‘360도’ 연결된다. 빅데이터 기술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평가하며, 그 결과를 바로 생산에 반영한다. 이외에도 스마트 기기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등 다양한 디지털 생산기술을 도입했다.

품질관리(QA)는 ’메르세데스-벤츠 퀄리티 라이브’라는 디지털 시스템에 의해서 이뤄진다. 팀원들은 태블릿(PDA)의 유저인터페이스를 통해 필요한 솔루션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퀄리티 라이브는 주요 디지털 활동을 통합한 MO360의 일부다. ‘디지털 샵 플로어 매니지먼트’, ‘스마트 체크’도 여기 포함된다. 벤츠는 이 플랫폼을 2020년말까지 전세계로 배포할 계획이다. 이를 협력업체들과 공유하면 효과를 전체 공급망으로 확대할 수 있다. MO360을 통해 효율성, 최초 품질(FTQ) 및 기타 핵심성과 지표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팩토리 56은 완전히 새로운 인프라를 도입해 최첨단, 지속가능 생산방식을 구현했다. 이는 미래 벤츠 생산 시스템의 청사진으로서 앞으로 수개월, 수년간 더 많은 공장들이 이렇게 바뀔 것이다. 팩토리 56을 통해 미래 혁신기술 또한 발전할 것이다.”

부르저 총괄은 생산라인에서 선적라인까지의 자율주행 운송, 가상현실을 통한 문제해결, 드론을 이용한 생산과 운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리고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지향적인 전략을 통해서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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